
주최측 추산 800여대 차량 모여…메시지는 尹 비난 집중
김건희에 "주가조작 왜 하냐…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6일 차량 800여대를 앞에 두고 드라이브인(drive-in) 선거유세에 나섰다.
코로나19와 한파 속에 유세장에 나오지 못하는 가족단위 지지자들을 위한 기획 차원에서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파주 평화누리캠핑장 옆 평화주차장에서 드라이브인 유세를 했다. 유세장에 나온 지지자들은 차량에 머문 채 라디오로 연설을 청취하는 형식이다.
주최측 추산으로 약 800여대의 차량이 모인 가운데 지지자들은 박수와 함성 대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이 후보 연설에 호응했다.
이 후보는 "어릴 때 로망 중 하나가 자동차 극장에 가는 것이었는데 아직 한번도 못 가봤다"며 "양평에 일부러 한번 갔는데 자동차 극장이 점점 사라지고 망했더라. 집에서 전부 넷플릭스 보느라 (자동차로 영화를) 안 보나보다. 이렇게 제 로망인 자동차를 타고 연설을 들으며 유세를 본다니 재밌다"고 운을 뗐다.
드라이브인이라는 새로운 유세 형식을 취하기는 했지만 연설 메시지는 대부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한 비판에 할애됐다.
그는 윤 후보를 겨냥해 "국가 지도자가 최소한 평균은 돼야 하는데 평균라 하면 사고가 나고 공동체가 망한다"며 "브라질 룰라가 8년 재임하면서 세계 8대 강국을 만들엇는데 부패 사법 이익집단이 끌어내리고 독재하다가 지금 거의 망하는데 몇 년 안 걸렸다. 아르헨티나도 망했다. 정치 지도자의 유능함은 필수 덕목이고 무능·무지는 국가 공동체를 망치는 죄악"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가 전날 TV 토론회에서 한미일 군사동맹과 관련해 '(일본이) 유사시 들어올 수 있는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한 맹공도 이어졌다.
이 후보는 "이승만도 6·25 동란 당시 일본군 진입은 허용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일본군의 한반도 진주를 유사시에 허용할 수 있다는 사람이 있다. 이게 국가 지도자가 될 사람이 할 말이라 저는 전혀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우리 국민이 일본 자위대가 한국에 유사시 진입한다는 것을 허용할 마음이 돼 있겠냐. 허용하면 되겠냐"며 "전 국민을 상대로 그런 얘기를 했는데 전 정말 실언이기를 바란다. 가끔 이 분이 실언 비슷한 것을 하긴 한다"고 비꼬았다.
북한과 가까운 접경지역인 파주의 특성을 고려해 평화·안보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여기 어머님들도 계실텐데 우크라이나가 16~60세 남성의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왜냐하면 전쟁터에 보내야 되니까"라며 "남자들은 다 전쟁터애 투입될 수 있으니 국내에 대기하라는 것인데 얼마나 잔인한 소리냐. 전쟁은 정치인인 어른들이 결정하는데 전쟁터에서 죽어가는 것은 그 결정에 참여 못한 젊은이들"이라고 했다.
이어 "비싼 평화가 이긴 전쟁보다 낫다. 자존심 뻥뻥 앞세워서 선제타격, 사드 배치로 보여준다며 내가 전쟁 이길 자신 있어 이래서 국제관계에 악영향 주고 상대방 화나서 긴장 고조되면 누구 손해냐"며 "(보수야당이) 과거에 이상한 짓을 많이 했는데 (북한에) '돈 줄테니 총 좀 쏘고 폭격 좀 해다오' 이런 것 많이 했잖냐. 이상하게 선거 때만 되면 간첩이 나타나는데 안보를 정쟁에 악용하는 것은 대표적 정치 후진국 행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단결하고 마음 모으고 국가 지도자가 쓸데없는 소리해서 일부러 전쟁 몰아가거나 위기 조장하지 않는 한 전쟁 걱정 안 해도 되니까 대통령만 잘 뽑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또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겨냥한 듯 "왜 자꾸 주가조작 하는 것이냐. 주가조작하면 책임 져야 하는데 다 드러나도 처벌 안 한다. 이래서 누가 주식시장에 투자하냐"며 "뻔뻔하게 말야,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이런 것만 고쳐도 주가지수 5000은 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연설 후에 유세장에 모인 지지자들과 대화하는 시간도 가졌다.
북한을 지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보는 게 꿈이라는 지지자의 말에 이 후보는 "제 꿈 중 하나가 개마고원에 대량의 재생에너지, 태양광·풍력발전소를 만들어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북한에서 러시아, 중국 거쳐서 유럽으로 가는 열차를 연결해야 하는데 결국 남북협력, 비핵화 문제, 국제관계가 다 정리돼야 한다"며 "(남북이) 서로 득이 되는 길을 찾아야지 '확 선제타격 해불라', '핵 포기해라 자식아' 이런다고 되겠냐. 이런 방식이 아니라 대화·협력하고 작은 틈새 찾아서 노력하고 국제사회 설득하고 북남이 함께 동의할 수 있는 안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