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0 (수)

  • 구름많음동두천 2.0℃
  • 맑음강릉 8.7℃
  • 구름많음서울 3.4℃
  • 구름조금대전 4.1℃
  • 흐림대구 3.2℃
  • 구름많음울산 6.6℃
  • 구름많음광주 4.5℃
  • 구름많음부산 10.7℃
  • 구름많음고창 2.6℃
  • 구름많음제주 12.4℃
  • 맑음강화 4.6℃
  • 구름많음보은 0.0℃
  • 구름조금금산 0.4℃
  • 구름조금강진군 5.4℃
  • 구름많음경주시 5.4℃
  • 구름조금거제 8.4℃
기상청 제공

허연재 칼럼

【허연재의 미술 인문학 칼럼】 앙리 마티스의 온 마음을 다한 용기

URL복사

 

[시사뉴스 허연재 강사 · 작가] 임인년 (壬寅年)새해가 밝았다. 흑호랑이 해인 만큼 모두가 용맹함과 굵직한 움직임으로 개척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 2년간 전 세계를 비상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모두가 움츠러들며 고립되는 삶을 살아왔다. 인간도 환경의 지배를 받는 동물이다보니 지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제약으로 인해 소극적이고 배타적으로 변해가는 듯 하다.


서랍장 깊이 넣어둔 여권을 본지도 오래되었고, 찍은 사진의 수량도 현저히 적어졌다. 삼삼오오 모여 친목을 도모했던 빈도도 소나기 내리 듯 불규칙 하니, 몇 년 동안 친분을 쌓았던 지인들에게 연락을 하려니 어색함이 감돈다. 삶이 흑백 영화 같아지는 시기일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내면의 용기가 아닐까 싶다. 


영어로 용기를 의미하는 단어 ‘courage’는 마음 (heart)을 의미하는 ‘cor-’라는 라틴어에서 파생되었다. 용기란 온 마음을 다하여 한 인간의 마음을 타인에게 말한다는 의미에서 출발한다. 예술가들은 내면에 있는 생각들을 외부로 표출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타인의 질타나 이목에 연연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뚝심은 성공하는 아티스트가 되는데 필수적인 요소다. 

 


프랑스 야수파 작가 앙리 마티스 (Henri Matisse)는 “창의력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라는 말과 함께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순수하게 왜곡없이 표현하는 것을 중요시했다. 사실 의외로 마티스는 상당히 평범하고 단조로운 삶을 산 인물이다. 피카소처럼 여자 관계가 다소 복잡하지도 않았고, 작업을 할 때도 항상 양복을 잘 갖춰 입는 이미지를 유지했다. 전직 변호사 시절 때처럼 잘 정돈되고 깔끔한 신사같은 이미지를 추구하였다.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 같은 외모와는 180도 다르게 그가 자신의 작품을 대하는 자세는 한 마리의 야수처럼 거침없다. ‘원색의 마법사’라고 불리울만큼 마티스의 강렬한 원색은 가장 큰 특징이다.

 

앙리 마티스의 1911년 작품 <레드 스튜디오>는 캔버스의 크기와 강렬한 붉은 색만으로도 우리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레드 스튜디오>의 특징은 의자, 화병, 책상, 수납장 등 방 안의 오브제들이 빨간 벽, 천장과 일체화 되어 보이는 것이다. 희미한 윤곽선으로만 표현하여 성의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관람자는 그 붉은 평면을 꼼꼼하게 탐험하면서 애매모호한 스튜디오 속 물건들을 다시 머리 속에서 배열을 하게 된다. 


아무리 보아도 오롯이 시야에 담기는 것은 붉은 색이며, 마티스 역시도 이 붉은색을 어떻게 떠올리게 되었는지 모른다고 한다. 색의 사용을 사실적 묘사를 하기 위한 도구가 아닌 색을 하나의 주관적 표현법으로 인정하는 샘이며 이것이 근대 미술의 시작점이 된다.

 


마티스의 힘과 역동성을 평면에 재현한 다른 작품은 <춤>이다. 이 작품은 마티스의 열렬한 후원자 세르게이 슈추킨이 자신의 저택 벽화를 의뢰하여 제작된 것이며 3m가 넘는 거대한 대형 벽화다.


몸과 마음은 하나로 연결되니 인간이 행복감이나 괴로움을 느끼면 본능적으로 육체도 느낀다. 춤은 영혼의 숨겨진 언어인 것처럼 마티스는 춤을 추는 사람들의 모습을 원시적이며 순수하게 표현했다.

 

황토 같은 붉은색 피부와 푸른색 배경으로 생긴 강한 대비감은 공간 속에서 요동치는 활기와 풍요로움을 자아낸다. 이 작품은 <음악>이라는 작품과 함께 제작되어, 음악과 춤이 어우러지는 한 쌍의 작품으로 볼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예술의 전당에서 <앙리 마티스: 라이프 앤 조이>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밝은 지중해 태양 빛을 연상케 하는 마티스의 색감은 지치고 지루한 일상에 행복감을 불어 넣어준다. 

 

 

 


앞서 말한 마티스의 손놀림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회화 작품들은 없지만 그의 후기 작인 컷 아웃(cut-out)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원색의 추상 작품들과 매우 간결한 라인으로 형태의 특징을 절묘하게 포착하는 드로잉 및 판화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앙리 마티스의 간결한 선과 자유로운 색의 향연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안겨주는 전시이다. 밝은 새해, 호랑이의 기상처럼 마음에 품은 꿈이나 뜻을 하나 둘씩 용기 있게 꺼내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펼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래본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자립준비청년 2.0 콘퍼런스 성료...자립의 새로운 길 함께 고민해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9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에서 '자립준비청년 2.0 자립의 깊이를 더하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국내 아동인권 비정부기구(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지난 자립 지원의 궤적을 살펴보고 현 자립준비청년이 겪는 자립의 한계와 문제점과 공공-민간-시민사회가 함께 새로운 자립지원모델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복지시설이나 가정위탁 등에서 보호받다가 만 18세가 돼 퇴소하거나 퇴소 예정인 청년을 의미한다. 정부는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종료된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자립수당과 사례관리 등 자립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자립지원은 18세 이후 보호종료자에 한해 실시되다가, 작년 2월부터는 '15세 이후'로 대상자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아동복지법이 개정됐다. 15세 이후 보호종료자는 18세가 되면 5년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구체적으로 아동복지법상 시설에서 보호되다가 타 법률(보호소년법, 청소년복지법 등) 상 시설로 전원된 경우 또는 조기취업·대학진학 사유로 보호가 종료된 경우에 해당된다. 원가정에 복귀하는 사례는 원칙적으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치

더보기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로 가맹사업법 개정안 등 국회 통과 불발...정청래 “민생 쿠데타”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로 가맹사업법 개정안 등의 국회 통과가 불발됐다. 국회는 9일 본회의를 개최해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59건의 법률안들을 통과시킬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 59건의 법률안들 모두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 등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법률안들의 국회 통과를 막기 위한 것.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개최된 의원총회에서 이 법률안 등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법률안들의 국회 통과를 막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법안 발목잡는 국민의힘 규탄대회’에서 “세상에 민생법안에 대해서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이 해괴망측하고 기상천외한 국민의힘, 국민 여러분 용서하지 마라”며 “민생 발목 잡기를 넘어서 이것은 민생탄압이고 민생쿠데타이다”라고 비판했다. 현행 국회법 제106조의2(무제한토론의 실시 등)제1항은 “의원이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에 대하여 이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자립준비청년 2.0 콘퍼런스 성료...자립의 새로운 길 함께 고민해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9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에서 '자립준비청년 2.0 자립의 깊이를 더하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국내 아동인권 비정부기구(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지난 자립 지원의 궤적을 살펴보고 현 자립준비청년이 겪는 자립의 한계와 문제점과 공공-민간-시민사회가 함께 새로운 자립지원모델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복지시설이나 가정위탁 등에서 보호받다가 만 18세가 돼 퇴소하거나 퇴소 예정인 청년을 의미한다. 정부는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종료된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자립수당과 사례관리 등 자립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자립지원은 18세 이후 보호종료자에 한해 실시되다가, 작년 2월부터는 '15세 이후'로 대상자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아동복지법이 개정됐다. 15세 이후 보호종료자는 18세가 되면 5년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구체적으로 아동복지법상 시설에서 보호되다가 타 법률(보호소년법, 청소년복지법 등) 상 시설로 전원된 경우 또는 조기취업·대학진학 사유로 보호가 종료된 경우에 해당된다. 원가정에 복귀하는 사례는 원칙적으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