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앤컴퍼니, 파킹딜 의혹 부인…'진성매각' 강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 직원 고용을 승계한다.
4일 한앤컴퍼니에 따르면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고용을 승계해 남양유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에이치라인 해운, 케이카 등 기존 투자회사 실적 개선을 이룬 경험을 발휘할 전망이다.
'파킹딜' 의혹은 부인했다. 파킹딜은 기업 경영권을 처분하는 것처럼 위장한 후 일정기간 뒤 지분을 다시 사는 계약이다. 이번 인수는 '콜옵션'이나 '우선매수권' 등 조건이 전혀 없는 '진성매각'이라고 강조했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 우선매수권은 자산 소유자가 제3자에게 매도하기 전 같은 조건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고용 승계 등을 통한 안정적인 운영에 주안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남양유업은 4월13일 '불가리스' 코로나19 예방 효과 연구결과를 발표한지 한달 보름만에 매각했다. 지난달 27일 홍 전 회장(51.68%) 부인인 이운경씨, 손자 홍승의씨 등 오너일가 지분 53.08%를 한앤컴퍼니에 양도했다고 공시했다.
이들 3명이 보유한 보통주 총 37만8938주를 매각했다. 매각가는 3107억2916만원이다. 홍 전 회장 동생인 홍명식씨 지분 3208주(0.45%)만 남게 됐다.
한앤컴퍼니는 국내 최초로 투자회사에 적용한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 도입한다. 투명한 경영·관리, 감시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집행 임원이 이사회로부터 업무에 관한 의사결정권과 집행권을 위임 받아 경영하는 제도다. 이사회가 집행 임원을 감독하는 시스템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한앤컴퍼니는 단기간에 수익을 올리기보다 장기적으로 기업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2010년 설립 후 경영권 인수 25건을 진행했다. 특히 케이카는 2017년 한앤컴퍼니에 인수된 후 중고차 1위 브랜드로 성장했다. 누적이용자 30만명을 돌파했으며, 중고차 온라인 시장에서 점유율 8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에이치라인해운 역시 국내 전용선 사업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앤컴퍼니 인수 직후 2015년 고용 규모는 722명이었지만, 지난해 1068명으로 48% 상승했다.
한앤컴퍼니는 2013년 웅진그룹으로부터 웅진식품을 인수해 5년간 운영한 경험도 있다. 당시 광고·바이럴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을 통해 '자연은' '하늘보리' 등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웅진식품은 2013년 매출 1931억원, 영업손익 1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2018년 매출 2230억원, 영업이익 202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을 인수, 체질 개선과 내실을 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앤컴퍼니가 '볼트온' 전략으로 '남양유업 기업 가치를 올린 뒤 매각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볼트온 전략은 연관 업종 기업을 집중 인수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내실과 경쟁력을 강화해 매각하는 방식이다. 한앤컴퍼니는 2013년 웅진식품을 1150억원에 인수한 뒤 체질 개선해 2018년 대만 유통기업 퉁이그룹에 2600억원에 매각했다. 5년여 만에 2배가 넘는 차익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