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서도 모바일 경험 이어지는 사용감 차별화 강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가 구글 크롬이 장악한 국내 브라우저 시장에서 '웨일'(Whale)을 통해 3년내 1위를 달성할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2017년 내놓은 유일한 토종 브라우저 웨일이 그간 충분히 모바일 시대와 한국인에 최적화된 경쟁력을 쌓은 만큼 2024년 내에는 안방을 되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다.
네이버는 2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네이버 밋업'에서 웨일의 서비스 방향성과 목표를 이같이 발표했다.
먼저 웨일 서비스를 이끄는 김효 책임리더는 "브라우저는 사용자에게는 PC·모바일·모빌리티·시계 등 어떤 디바이스에서도 디스플레이와 네트워크만 있으면 인터넷에 연결되는 가장 기본 통로이며, 웹 서비스 개발자들에게는 기술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기반 플랫폼"이라고 브라우저의 중요성을 조망했다.
이어 "웨일은 모바일 시대에 맞춰 지속적으로 브라우저의 새로운 사용성을 선보이면서, 3년 내 글로벌 사업자들을 제치고 국내 브라우저 시장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기준에 따라 매우 달라 일률적으로 말하기 힘들다"면서도 "긴 시간이 걸리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간의 싸움에서 자체 기준으로 점유율이 2년 전보다 10배, 1년 전보다 5배가량 성장했으며 최근에는 매주 최고치를 찍고 있다"고 자신했다.
브라우저 시장은 오랜 기간 빅테크 기업들이 지배해 왔다. 1990년대 말부터 1위 자리를 지켜온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의 독주를 깨고 2008년 출시된 구글의 크롬이 현재는 1위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는 2017년 웨일을 내놓았고 작년에 사용량 기준으로 인터넷익스플로러를 제쳤으며, 이런 성장세라면 3년내 크롬을 누르고 국내 웹 브라우저 시장을 재편할 수 있겠다고 본 것이다.
그 전략으로 웨일은 '유저 퍼스트'(user-first)를 제시했다. 웨일의 유저 퍼스트는 이용자를 0순위로 고려해 이용자의 사소한 불편함함도 끝까지 해결한다는 서비스 철학이다. 즉 브라우저 편리함 수준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웨일이 유틸리티로 인식되던 브라우저도 편리한 서비스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만들어낸 배경이기도 하다.
김효 리더는 "브라우저는 함딴한땀 준비해야 하는 서비스다"며 "사용자들에게 한발한발씩 다가가 글로벌 빅테크들의 틈을 전방위적 파고들겠다"고 말했다.
◇"국내 인터넷 사용자와 환경에 최적화된 유일 토종 브라우저"
네이버는 그간 웨일의 사용성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하나의 창을 두 개로 나눠 동시에 작업할 수 있는 ‘듀얼 탭’, 처음 보는 단어도 드래그하면 바로 뜻을 알려주는 ‘퀵서치’, 다양한 편의 도구를 한데 모아볼 수 있는 ‘사이드바’ 등은 기성 브라우저에는 없는 웨일만의 새로운 기능들이다.
특히 웨일은 국내 사용자와 인터넷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기능들을 선보여 왔다. HWP 파일을 브라우저에서 바로 볼 수 있도록 '한글 뷰어'를 탑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글 뷰어 기능은 지난해 3월 갑작스러운 원격 수업으로 공공기관이나 학교에서 HWP 파일로 보내는 공문이나 숙제를 별다른 프로그램이 설치되지 않은 개인 컴퓨터로 확인해야 하는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효 책임리더는 "웨일의 등장으로 국내 사용자들은 글로벌 빅테크들이 경쟁하는 브라우저 시장에서 국내 인터넷 환경에 최적화된 브라우저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면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 브라우저는 국내 웹 생태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이라는 관점에서도 중요하다"고 알렸다.
◇모바일 사용자 경험 PC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신규 기능 연이어
국내 브라우저 시장 1위를 노리는 웨일의 무기는 역시 기존 브라우저에선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기능들이다.
특히 최근 PC로 문서를 작성하면서 모바일로 화상회의에 참여하거나 영상이나 음악을 틀어놓는 사용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사용자들이 PC에서도 모바일 서비스를 그대로 사용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차별점이다.
이는 모바일 시대를 맞아 모바일을 중심으로 PC의 사용성을 재정의했기에 나온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기능이 이달 출시한 '사이드바 단독모드'다. '사이드바'는 웨일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웨일 사용자들이 가장 편리하게 이용하는 기능 중 하나다.
네이버는 또 이달 웨일 브라우저 창을 띄우지 않고도 사이드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이드바 단독모드를 출시했다. 사용자들은 PC에서도 사이드바 단독모드 위젯을 통해 문서창과 브라우저를 오가는 불편함 없이, 모바일앱과 동일한 형태의 서비스들을 실행할 수 있다.
문서 작업을 하면서 ‘사이드바 단독모드’ 위젯으로 파파고를 실행해 외국어를 번역하거나, 바이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네이버 서비스는 물론 외부 개발자들이 만든 확장앱이나 모바일웹도 바로 이용 가능하다.
바탕화면에서 바로 네이버 검색을 할 수 있는 '퀵 서치 위젯'도 최근 적용됐다. 두 기능 모두 기존의 브라우저들이 제공하던 ‘창’이라는 사용자경험(UX)을 넘어 사용자 입장에서 더욱 편리한 방식을 고민한 결과다.
디바이스나 운영체제(OS)에 상관없이 웨일을 통해 파일을 끊김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그린드랍' 기능도 눈길을 끈다. 아이폰과 윈도 컴퓨터, 안드로이드폰과 맥북처럼 서로 다른 OS 사이에서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네이버앱에서 보던 웹 페이지를 PC 웨일에서 이어서 보거나, 네이버앱에서 탐색한 파일을 PC로 보낼 수 있다. 모바일 기기에 있는 사진, 텍스트, URL, 파일을 웨일을 통해 PC로 전송할 수도 있다.
PC 웨일에서 검색한 업체에 '전화걸기' 버튼을 누르면, 바로 핸드폰으로 번호를 전달하는 'PC전화' 기능도 네이버앱 최신 버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지난 2월에는 시간 제한 없이 무료로 브라우저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화상회의 솔루션인 ‘웨일온’을 출시하기도 했다.
◇장기적으로는 '웨일 스페이스' 통해 브라우저 넘어 '웹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
웨일은 '유저 퍼스트' 방향성에 맞춰 브라우저의 편의성을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공유했다. 사실 웨일은 네이버가 구축하려는 여러 웹 서비스 플랫폼 중 하나이다.
김효 리더는 "브라우저는 OS처럼 모든 인터넷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이라며, "디스플레이와 네트워크가 있는 차량, 로봇, 공장 등으로 브라우저 생태계가 무궁무진하게 확장 가능해, 점차 그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궁극적으로는 '웨일 스페이스'를 통해 단순 브라우저를 넘어, 다양한 웹 기반 서비스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웹 서비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는 것이 웨일의 비전이다.
'회원가입'과 같이 서비스 구축을 위해 필수적인 기능을 지원함으로써 개발사는 '웨일 스페이스'를 기반으로 보다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사용자는 웨일 계정 하나로 다양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웨일온'의 화상회의 솔루션과 같이 고도의 기술과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기능은 솔루션 형태로 서비스에 쉽게 적용할 수 있게 된다. 브라우저 '플랫폼' 단계에서 제공하는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그 위에서 구동되는 웹 '서비스'는 좀 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향한 첫 프로젝트가 교육용 웹 서비스 플랫폼인 '웨일 스페이스 포 에듀케이션‘(for Education)이다. '웨일 스페이스 for Education'을 통해 하나의 통합 계정으로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다양한 수업용 도구와 제휴 서비스들을 웨일 내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웨일은 LG전자, 한컴, 퀄컴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도 확대하며 '웨일 생태계'를 단단하게 구축해나가고 있다.
◇"웨일 한국만 아니라 세계 각국 데이터주권 지키겠다"
네이버가 이렇게 브라우저 사업에 절실한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우선 웹 기술의 핵심을 브라우저로 봤기 때문이다.
김효 리더는 "네이버의 모든 기술은 웹으로 표현된다"면서 "그렇다는 얘기는 네이버가 웹 기술에 투자해야 하는 회사이고, 무엇보다 웹 기술의 코어는 결국 브라우저다"고 설명했다.
또한 네이버는 자국 브라우저를 통한 데이터 주권 확보도 중요한 이유로 제시했다.
김 리더는 "자국 브라우저를 갖는다는 것은 ’웹 생태계 주도권‘, ’기술경쟁력‘, ’데이터주권‘ 3가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자국 브라우저를 키우면 웹 생태계가 해외 기업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고, 그 생태계에서 기술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니까 관련 웹 기술도 빠르게 쌓아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그는 "토종 브라우저가 있으면 데이터주권을 지킬 수 있다"며 "현재 네이버는 웨일 제휴 서비스를 체결하면 학교, 교육청 등 협력사도 데이터 주권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서비스를 해나갈 수 있도록 소유권을 공유하고 있다"고 환기했다.
웨일은 글로벌도 겨냥하고 있다.
김효 리더는 "코로나 사태로 공격적으로 웨일 마케팅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웨일은 이미 전세계 언어 설정이 모두 가능할 정도로 내실을 다져줬다"면서 "국내 시장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진출도 대응하고 있다"고 알렸다.
또 "IT 세계에서는 글로벌 빅테크로 판세가 굳어졌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역사적으로 도전이 이뤄져 판세가 뒤짚히는 현상이 반복돼 나타났다"면서 "오랜 기술 투자를 통해 웨일도 글로벌로 확장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현재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브라우저, SO 등 시스템 소프트웨어 시장가 장악돼 있다"며 "웨일은 그들과 달리 자국의 데이터 주권을 지켜갈 수 있도록 각국과 협력할 것이며, 향후 패키징화해 글로벌로 진출할 게획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우리꺼가 좋으니 써라라는 차원이 아니라 웨일이 현재 학교, 교육청들과 하듯이 주도적으로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각국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김효 책임리더는 "OS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사업자들과 겨뤄 브라우저 시장의 판도를 뒤집는 것은 매우 어려운 도전이지만, 웨일은 자체 디바이스나 OS 없이도 편리한 사용성으로 사용자 선택을 받으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네이버만의 방식으로 꾸준히 도전해 브라우저 시장에서 웨일의 존재감을 더욱 키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