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은 기본, 따듯한 품성이
의사자질”
[시사뉴스 김정기 기자] 힘찬병원은 관절∙척추치료병원으로 독보적 위치를 점한다. 전국 8개의 병원과 UAE,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대규모의 의료기관을 운영중에 있다. 개원의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끊임없는 연구와 신기술 도입에 망설임이 없던 이수찬 원장의 ‘진료 철학’이 지금의 힘찬병원을 만들었다는 것이 적합한 표현이다.
언제 개원을 결심했나?

동인천 길병원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길병원을 정형외과 병원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그때 관절 · 척추치료 전문병원이 필요하다는 주위의 이야기를 접하며 ‘나만의’ 진료철학이 담긴 병원을 구상하게 되었다.
‘좀 더 가까이에서 대학병원 수준의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시작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바뀌었음에도 20여 년 전 당시 대학병원은 대기시간 1시간 걸려 담당교수님 얼굴 5분 보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대학병원급 전문성과 이용하기 편한 접근성을 갖춘 병원’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고 지난 2002년 인천 연수구에서 힘찬병원 첫 발을 내디뎠다. ‘힘차다’라는 말의 첫 자와 내 이름 ‘이수찬’의 끝 자를 따서 출발했다. 그리고 이름 속에 ‘전문 의료인의 손길로 건강하고 힘찬 관절 · 척추를 되찾아 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개원 후 어려움이 많았을텐데?
벌써 개원 19년차에 접어들었다. 어려움 보다는 참 바쁜 시기였다.
출발점이 ‘대학병원급 실력을 갖춘 가까운 병원’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기에 자연스레 지역 거점 병원을 하나 둘 개원했다. 어느덧 ▲서울 지역에 목동, 강북, 강서, 강남힘찬병원 ▲인천 지역에 부평, 인천힘찬병원 ▲경남지역에 부산, 창원힘찬병원 등 총 8개 병원이 ‘힘찬’이라는 간판을 달게 되었다.
한걸음 더 나아가 해외에도 UAE,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분원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관절과 척추 치료 전문성에 협업을 위해 올해 3월 인천 논현동 ‘인천힘찬종합병원’ 개원을 준비 중이다. 이후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으로 도약을 통해 개원 초기 목표로 했던 바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과정에서 고맙게도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고, 힘찬의 진료를 환우 분들이 인정해 주셔서 한걸음 한걸음 지금까지 성장해왔다.
국내 여러 지역에 병원이 있는데, 지역별 네트워크에 힘쓰는 이유는?
관절 · 척추 환자들은 대부분 이동이 불편하다. 혼자 병원에 오시기 힘든 분들이 대부분이고 그런 분들의 접근 편의성을 고려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
사실 경영이라는 시각으로 보면 지역병원에 대한 시설, 인력, 장비 등 투자비용으로 부담이 늘어난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하더라. 그래도 우리 병원 출발점이 ‘환자 가까이에 있어 환자가 찾아가기 쉽고 이용하기 편한 힘찬병원’이었기에 당연히 져야하는 부담이라 생각했다.
특히 수술 후 지속적인 재활과 관리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기에 환자가 조금이라도 편리하게 병원을 찾을 수 있으려면 지역 거점 병원의 확대가 꼭 필요한 부분이다. 당장의 경영상 부담과 직원들의 수고를 감수하더라도 환자들이 보다 가까운 곳에서 편리하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마음이 한데 모아져 지금의 힘찬병원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지역은 그렇다 하더라도 해외병원 운영은 만만치 않을 텐데?
힘찬병원의 해외 진출은 한국의 선진의료를 해외에 알리자는 사명감과 도전 정신으로 결심했다. 현지 국가에서 진출해달라는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해외 진출 국가를 고를 때 해외에 개원하는 병원이 현지 의료 발전에 도움이 되는가, 한국의 선진 의술을 알릴 수 있는가를 많이 고민한다.
단순히 힘찬병원의 진출이 아니라 한국 의료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기에 사명감을 갖고 한국 선진 의료 전수에도 힘쓰고 있다.
3개 해외 분원은 모두 해외 각국의 특성에 맞게 차별화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가장 먼저 개원한 아랍에미리트는 샤르자대학병원 내 독자병원 형태로 힘찬관절 · 척추센터를 독자 운영하고 있으며, 러시아 사할린힘찬병원은 화상진료를 활용해 치료가 가능한 환자는 현지에서, 중증환자는 국내 힘찬병원에서 수술하는 거점병원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힘찬병원은 국내 병원의 해외진출로는 최초로 준종합병원 개원이 가능했다. 국내 병원에서 단독 투자를 통한 병원급 해외 의료기관 설립은 힘찬이 처음이다.
우즈베키스탄은 물론 국내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체결한 보건의료 협력 이행계획을 통해 한국 의사가 현지에서 의료 행위가 가능해 진출할 수 있었다.
한국과 동일한 장비와 의료환경을 구축한 뒤 현지 의료 인력을 교육시켜 한국형 의료서비스에 힘쓰고 있다.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어려움이 따르고는 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양한 국가의 환자들에게 한국식 의료서비스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하고, 한국 의료기술에 대한 신뢰도를 쌓기 위해 노력 중이다.
힘찬병원이 추진하는 의료혁신은?
개원 후에도 여러 선생님들과 논의와 연구를 끓임없이 진행했다. 우수한 의사 선생님들이 함께 하고 있어 늘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지금 힘찬병원이 인공관절 수술에서 선도하는 분야는 로봇시스템을 접목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라 자부한다. 인공관절수술은 인공관절의 소재와 수술도구, 수술테크닉 등이 꾸준히 발전함에 따라 인공관절의 수명도 점점 늘고 있다.
한번 수술을 통해 평생 쓴다는 생각으로 ‘오차 없는 정확한 수술’이 중요하다. 기존 인공관절수술도 90%에 달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지만 수술 중 생길 수 있는 오차를 더욱 줄여 수술 성공률과 환자 만족도를 1%라도 더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적용하고 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염으로 망가진 연골을 드러내고 그 자리에 특수 합금과 고분자 재료로 만들어진 인공 관절을 삽입해 통증을 줄이고 잘 걸을 수 있도록 해주는 수술이다. 로봇 시스템을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은 2차례에 걸친 치밀한 사전 계획을 통해 수술 중 생길 수 있는 실수를 사전에 차단하고, 정상적인 연부조직의 손상을 막기 때문에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CT 결과를 3D로 변환해 환자마다 다르게 생긴 관절 뼈 모양을 반영한 정밀한 수술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
집도 시 프로그래밍 된 데이터와 의료진의 전문적 판단이 더해져 더 정확한 수술로 성공률을 높인다. 기존 수술로도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수술자의 경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는데, 로봇 수술은 환자 무릎에 부착한 센서가 계측한 값을 실시간으로 수치화시켜 확인이 가능해 더욱 정교한 수술을 기대할 수 있다.
로봇을 이용하더라도 의료진이 로봇팔을 잡고 제어하며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술 중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수술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만에 하나 사전 수술계획과 환자의 실제 환부상태가 다를 경우라도 숙련된 의료진의 판단으로 수술계획을 실시간으로 수정할 수 있으며, 수술 중 발생하는 변수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장점은?
로봇 프로그램에는 인공관절 삽입에 필요한 절삭부위만 정확하게 깎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전장치가 있다. 가상의 가이드라인인 햅틱 기술이다.
무릎 주변 인대나 힘줄 등 연부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어 수술이 끝난 후 환자의 통증을 줄여줄 수 있다. 연부조직이 손상되면 수술이 잘 끝나도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미세한 손상을 예방할 수 있어 수술 후 재활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게 된다.
의사가 로봇 팔을 잡고 수술을 진행하며, 햅틱존(Haptic Zone, 접촉경계면)이 형성되어 계획된 수술 범위 밖으로 벗어나가려고 이를 감지해 움직임을 중단시킨다. 햅틱존이라는 안전장치를 통해 수술에 필요한 절삭 외 다른 부위의 뼈, 인대, 근육 등의 손상을 방지하게 된다.
힘찬병원 부설 관절의학연구소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1000명을 분석해보니 일반 인공관절 수술 환자에 비해 로봇 수술 환자의 예후가 일반 수술에 비해 출혈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수술 후 피주머니를 통해 배출되는 혈액양은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보다 약 15% 감소한다.
출혈이 줄면 빠른 회복을 도와 재활 속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수혈로 인한 부작용과 감염 등 합병증의 위험도 줄어들게 된다. 재활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무릎 관절가동범위는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보다 약 6도가량 향상됐다. 또한, 로봇 수술이 휘어진 다리를 더 바르게 교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봇 수술의 교정각도는 7.4도로 일반 수술 6.5도보다 약 0.9도 더 높게 나타났다.


그동안 많은 환자를 접하셨을텐데 각별히 기억에 남는 환자는?
‘6시 내고향’의 내고향 닥터로 2018년도부터 출연하고 있다. 농촌, 어촌, 산골 등에 거주하는 아픈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 건강과 함께 희망을 주는 프로그램 취지가 너무 좋아 바쁜 스케줄에도 빠지지 않는다.
우리네 어르신들이 그러시듯 험한 노동의 결과로 관절과 척추가 상한 분들이 많아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있다. 그중 성주군에 사시는 어머니와 전신마비 아들 때문에 눈물을 많이 흘렸다.
허리가 ㄱ자로 굽은 채 혼자 일하는 어머니가 걱정돼 치료를 해달라는 사연이었는데, 사연을 보낸 이는 10년 전 전신마비 판정을 받아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아들이었다. 숟가락을 입에 물고 핸드폰 자판을 눌러 움직이지 못하는 자신을 대신해 어머니를 치료해달라고 간절한 마음으로 사연을 보낸 것이다.
자신의 병간호를 하느라 어머니의 건강이 더욱 나빠졌다고 걱정하며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감동적이라 기억에 남는다. 어머니 허리 수술을 해드려 허리를 펴고 걷는 모습을 본 아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많이 났다.
지금의 힘찬병원을 이루기까지 바탕이 된 원장님의 진료철학은?
의사는 실력은 기본이라 생각한다. 모두가 10년 이상의 전문과정을 거친 인재들이다. 그런 실력에 환자를 위하는 따뜻한 심성(心性)을 담아야 한다고 믿는다.
언제나 환자의 눈높이에서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를 실천해 나가는 것을 개원부터 지금까지의 한결같은 방침으로 삼고 있다. 최고의 병원은 의료의 질이 보장되어야 하고, 환자 편익을 위한 친절과 감동의 의료서비스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수한 인재들을 의료진으로 영입한 만큼 그들이 뛰어난 실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시설과 첨단장비를 아낌없이 지원해 ‘치료 결과가 좋은 병원’을 목표로 한다.
앞으로 힘찬병원은 어떠한 모습으로 발전을 준비하는지?
환자들을 비롯한 그 가족들과 소통을 강화하려고 한다.
최근 영상 콘텐츠를 통해 각종 정보를 얻는 분들이 많다. 재미있으면서 정확한 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보통 환자나 보호자분들이 진료를 받으며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한다.
평소 환자들이 궁금해하던 정보, 진료를 하면서 느낀 경험을 전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힘찬병원 국내외 분원들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외형적인 성장으로 인해 기본을 잊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병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환자와 직원이라고 생각한다. 환자들에게 진심을 다하는 마음은 ‘친절’이라는 기치로 계속 이어 나갈 것이다. 또 직원들에게는 힘찬병원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으로 평생직장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병원을 만들고 싶다.
힘찬병원은 해외병원 개원, 글로벌 의료사회공헌사업 등 다양한 해외의료활동을 통해 의료한류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2020 글로벌 헬스케어’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 받았다.
또한 현재 서울 목동점을 시작으로 부평 · 강북 · 부산 · 창원힘찬병원 등에 수술 로봇 총 7대를 보유 지난해 12월 1000번째 로봇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쳐 국내외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이수찬 대표원장 약력
· 2002~ 힘찬병원 대표원장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원 의학박사
· 가천의과대학교 초빙교수
· 전 동인천 길병원 병원장
· 전 가천의과대학교 정형외과 과장 및 교수
· 세브란스 관절경 연구회 정회원
· 대한 관절경학회 정회원
· 1997년 국내 최초 타가 슬괵건을 이용한 십자인대 수술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