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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사들 1·2차 파업 여론 지지 못받아…3차도 의료대란만 가중시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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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 29일 이후에도 무기한 파업 지속

대형병원 의료대란…응급실 못간 환자 사망도

정부, 업무개시명령 불응한 전공의 10명 고발

전공의들은 사직서 제출 등 강경 투쟁 이어가

의료계 집단 반발 움직임…"무기한 총파업 강행"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 정부 정책을 저지하기 위한 의료계 총파업이 끝났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혼란과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정부가 파업에 참여한 전공의들을 고발 조치하고 의료계는 추가 파업을 예고하면서 의료 대란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9일 오전 제2차 전국 의사 총파업 일정을 모두 마쳤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사흘간 진행된 이번 파업에서 개원의들의 참여율은 10% 내외(26일 10.8%, 27일 8.9%, 28일 6.5%)로 부진했다.

 

반면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은 75%가 넘는 참여율을 보이며 파업을 주도했다. 전문의 자격 취득 후 병원에 남아 세부전공을 수련하는 전임의(펠로)들도 35%를 웃도는 파업 참여율을 나타냈다.

 

파업 기간 중 개원의들의 참여율이 낮아 1차 진료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전공의들이 대거 현장을 떠난 대형병원에서는 '의료 대란' 수준의 혼란이 발생했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서울 시내 주요 병원들은 수술을 40% 가량 연기하고 외래 진료와 입원도 크게 줄였다. 파업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교수와 간호사 등으로 업무를 대체하는 데 한계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부산, 의정부 등에서는 환자가 응급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정부는 의료 대란이 현실화되자 행정권을 동원했다. 이에 의료계가 강경 투쟁을 예고하면서 이번 사태는 정면충돌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전임의들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하고 27일 명령에 불응한 전공의 10명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정부는 이후에도 전공의·전임의들이 현장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추가 고발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전공의들을 대표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고발 조치에 반발하면서 28일 이후에도 무기한 파업을 지속하겠다고 선언했다.

 

대전협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가 안 된다. 이건(고발은) 좀 이해하기 어렵다"며 "우리는 정부가 고발을 하든 취소를 하든 (현장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전공의들과 전임의들은 현재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하며 벼랑 끝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전공의와 전임의의 80%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했다는게 대전협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의협 총파업 기간 이후에도 대형 병원에서의 의료 공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교수급 의료진과 남아있는 전임의들이 공백이 없도록 최대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다음 주까지 파업이 이어진다면 피로 누적 등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도 "수술 일정이 미뤄지다 보니 입원 환자도 받지 못하게 된다"며 "장기화 될 경우 대체 인력의 업무 가중이 심화될 수 있어 최대한 빨리 마무리되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전임의들에 대해서도 행정 조치를 취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현장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고기영 법무부 차관은 "사표를 제출하는 것만으로는 당사자 간에 고용 관계가 종료되는 건 아니다. 법적으로 사표를 제출하더라도 사표가 수리되기까지는 근로관계가 존재·존속하는 것"이라며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업무개시명령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집단휴진이 계속될 경우 환자의 생명과 안전에 중차대하고 직접적인 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은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코로나19 치료 병상과 인력을 확보하고 효과적인 감염병 진료 체계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전공의와 전임의들이 반드시 진료 현장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가 행정력을 동원하자 의료계는 집단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의협은 28일 오후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범투위)' 회의를 오는 9월7일 3차 무기한 총파업을 강행하기로 결의했다.

 

의협은 "복지부의 전공의 고발 조치와 공정거래위원회 고발은 부당한 공권력의 폭거"라며 "고발 조치만으로 이미 회원의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가용한 모든 방법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정부의 조속한 태도변화를 촉구한다"며 "우리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때에는 9월 7일부로 제3차 전국의사 총파업을 무기한 일정으로 돌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의대 교수들도 정부에 고발 철회를 촉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서는 분위기다.

 

한양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수개월간 코로나19 진료에 헌신한 이를 기계적으로 고발하는 행태는 코로나 사태의 엄중함을 이야기하면서도 과연 이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들게 한다"며 "우리는 더 이상 무너지는 우리나라 의료 체계를 지켜보지 않을 것이며 이에 맞서는 우리 제자들을 끝까지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전공의 고발 조치를 철회하고 '4대악' 의료 정책의 추진을 원점에서 논의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만일 우리 제자들인 의대생, 전공의, 전임의 단 한 명이라도 부당한 조치가 가해질 경우 우리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의협 관계자는 "정부가 고발 카드를 꺼내들면서 젊은 의사들 내부 분위기는 더 과열이 됐다. '해볼테면 해봐라. 의사 그만두겠다'는 분위기다. 의료계 안에서도 만류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꿔도 진정이 안되면 어쩌나 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고발 조치 이후 교수들 사이에서도 집단행동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들이 나온다"며 "제자들이 고발당한 상황까지 갔는데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주부터는 상당히 파급력 있는 선언들이 계속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장기화되면서 투쟁의 취지는 점차 흐려지고 소모적인 실력 행사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4일 1차 총파업 때는 개원의와 전공의들의 참여율이 모두 30%를 웃돌면서 투쟁의 필요성에 대한 의료계 내의 공감대가 커지는 모습이었다.

 

반면 이번 2차 총파업에서는 70%가 넘는 전공의들이 강경한 투쟁을 펼친 반면 개원의들은 10%도 참여하지 않아 의료계 내에서도 온도차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파업 시작 시점에는 정부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면서 '정책 중단'이라는 성과를 거두는 듯 했지만 전공의들의 강경한 입장에 막혀 대화는 중단됐고, 오히려 사태는 되돌릴 수 없이 악화됐다.

 

이제 전공의들은 의료계 내에서도 설득하기 힘들 정도로 '마이 웨이'를 걷고 있어 문제 해결을 위한 출구조차 찾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코로나19가 대유행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의료계 파업에 대한 국민적 시선도 곱지 않다. 리얼미터의 지난 26일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 51%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적절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은 이미 상대방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극단적인 실력 행사를 지속하는 '치킨 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이 때문에 의료계가 3차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양측의 대립 속에 환자들만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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