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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은 가짜지만 ‘열정’은 진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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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악의 음치 소프라노가 카네기 홀 전석 매진시킨 사연 ‘플로렌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1%의 재능과 99%의 자신감으로 카네기 홀에 선 음치 소프라노, 사고전담 매니저, 맞춤형 연주자의 실화를 그렸다. 역사상 최악의 음치 소프라노가 1944년 10월 카네기 홀을 전석 매진시킨 신화의 주인공이 된 사연은 무엇일까?


자신만 모르는 비밀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연주했던 플로렌스는 음악가의 삶을 꿈꿨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꿈을 포기한 채 살아가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신 후에야 자신이 원했던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을 바탕으로 ‘베르디 클럽’이라는 사교 모임을 설립한 뒤, 음악가들을 후원하는 것은 물론 그곳에서 직접 오페라 공연을 하며 소프라노로서 제 2의 인생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녀는 사실 기본적인 음정 박자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최악의 음치였는데, 정작 본인은 자신이 음치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매니저이자 남편이었던 베이필드가 매 공연마다 플로렌스에게 호의적인 관객들만을 엄선해 초대하고 악평이 실린 신문은 모조리 폐기하는 등 필사적인 노력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베이필드와 주변 사람들의 노력으로 플로렌스는 꽤 오랫동안 자신이 음치라는 사실을 모르고 자유롭게 노래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플로렌스는 1944년 10월25일 그녀의 일생일대의 꿈인 카네기 홀 공연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사전 섭외가 아닌 음치 소프라노의 공연 소문을 듣고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전석 매진이라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형편없지 않은 그녀의 삶


열정과 실력의 간극. 그것은 영원한 테마다. 실력이 열정을 이기지 못하는 실존 예술가들을 다룬 영화나 소설 등은 적지 않다. 예술은 한편으로 꿈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꿈과 현실의 간극, 꿈에 도달하고자하는 열망은 예술적 갈증의 다른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이 도달할 수 없는 거리는 현실의 씁쓸함으로 인식되거나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모차르트’의 살리에르처럼 비극적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살리에르처럼 모차르트의 음악성을 알아차리는 능력마저 없다면, 자신의 실력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정도의 미적 감각도 없다면 그것은 블랙코미디가 된다. 역시 실존인물인 영화 ‘에드우드’의 주인공이 그런 경우다.


플로렌스 또한 그렇다. 어처구니없는 실력에 열정은 최고의 소프라노인데다가 그녀의 남편이자 사고전담 매니저인 베이필드와, 플로렌스의 노래에 충격을 받았지만 어느새 피아노를 치고 있는 음치맞춤형 연주자 맥문은 그녀의 망상을 적극적으로 도와 완성까지 시키니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영화는 플로렌스를 귀여운 망상자로 그렸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열정을 지닌 인물로 묘사했다. 비록 그녀에 대한 평은 가짜고, 그녀의 실력은 형편없을지라도 열정만큼은 진짜이며, 음악과 인생에 대한 사랑만큼은 가장 소중한 가치라는 것이 감독의 메시지다. 누구나 조금씩은 자신의 환상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니 말이다.


메릴 스트립의 음치 연기


배우진이 화려한 영화다. 연기파 배우의 대명사인 메릴 스트립이 이번 작품의 주인공을 맡았다. 실제로 뛰어난 노래 실력을 지닌 메릴 스트립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담은 음치연기는 압권이다. 원조 로맨틱 코미디의 황제 휴 그랜트가 그녀의 남편이자 매니저인 베이필드로 분했다. 특유의 로맨틱함과 자상함을 잘 표현했다. ‘빅뱅이론’의 사이몬 헬버그가 피아니스트 맥문으로 출연해 유쾌한 코믹연기를 펼친다. 실제 피아노에 능한 헬버그의 진짜 연주 실력을 감상하는 즐거움은 보너스다.


스텝도 뒤지지 않는다. 영화 ‘더 퀸’, ‘필로미나의 기적’ 등의 작품으로 유수 영화제 수상과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프리어스 감독은 영화 ‘귀를 기울여’(1987)로 제 40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노미네이트 된 바 있고, ‘더 퀸’(2006)으로 제 60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제 27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 영국감독상을 수상했다. 특히 실화를 다루는 솜씨가 뛰어난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킹스 스피치’, ‘이미테이션 게임’, ‘대니쉬 걸’ 등 영화 음악의 거장으로 꼽히는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와 ‘킹스 스피치’, ‘레미제라블’, ‘룸’의 촬영 감독 대니 코엔, ‘더 퀸’, ‘철의 여인’, ‘필로미나의 기적’의 의상 디자이너 콘소라타 보일 등이 참여했다.




1940년대 뉴욕을 재현하다


실제 ‘플로렌스 포스터 젱킨스’의 노래는 음반으로 발매가 됐으며 유명한 클래식 음반이기도 하다. 음악 감독 알렉상드르 데스플라가 실제 노래를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작업한 것은 이에 대한 고려였다. 영화는 1940년대 재즈의 유쾌하고 리드미컬한 리듬과 오케스트라가 선사하는 웅장한 느낌을 통해 코미디적인 요소와 드라마틱한 면모까지 충족시킨다. 영화 속 모든 장면에 들어가는 음악은 라이브로 담아내 보다 생생하게 표현됐다.


1940년대 뉴욕을 담기 위해 영국 리버풀 등지에서 촬영된 이 영화는 런던의 해머스미스 아폴로 공연장에서 과거의 카네기홀을 재현했다. 가구와 그림 수집광으로 알려진 실존인물에 착안해 꾸며진 그녀의 집도 독특한 소품들로 가득하다. 외부와의 소통이 없는 닫힌 세계 속에서 온실 속의 꽃처럼 곱게 자란 소녀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플로렌스의 의상 또한 볼거리다. 영화는 이 같은 디테일로 1940년대 뉴욕을 느끼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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