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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최악 혼돈’ 브뤼셀…시민들 “폭발전 아랍어 고함”[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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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테러, 사망 최소 26명 136명 부상…유럽 전역 테러 경계 강화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3건의 폭발이 일어나 최소 26명이 사망하고 136명이 부상했다. 3건의 폭발 가운데 최소 한 건은 자살폭탄테러일 가능성이 큰 가운데 브뤼셀은 연쇄 폭발 이후 폐쇄됐으며 유럽 곳곳에서 경계 태세가 크게 강화됐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은 여느 때와 다름 없었던 아침을 맞이했지만 굉음이 들리면서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에서는 휴가와 출장을 가는 시민들이 수하물을 부치고 커피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항공기 탑승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공항 라운지를 서성였다.

새로운 아침을 여는 '일상적인 평화'는 이날 오전 8시께 공항 출국장 인근에서 2차례 폭발음이 들리면서 산산조각 났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첫 번째 폭발은 아메리칸에어라인 창구 인근에서 발생했고, 15~20초 뒤쯤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났다.

공항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폭발로 공항 건물 창문이 모두 날아갔고 일부 천장은 내려앉았다. 공항 터미널 공항 내부는 자욱한 연기로 가득찼다. 목격자가 가디언에 제공한 비디오 영상을 보면, 폭발 직후 시민들은 도와달라고 외치며 공항 통로를 내달렸다. 한 여성은 남자 아이를 꼭 껴안고 바닥에 주저앉아 상황을 파악하려고 애썼다.

당시 공항에 있었던 시민 알퐁소 율라는 벨기에 텔레비전 방송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혼돈에 빠졌고 도처에 희생자들이 널렸다"며 "무슨 소린지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폭발하기 직전 아랍어로 외치는 소리도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비행기에 올라타려고 할 때 공항 건물에서 불이 나는 것을 봤다. 처음에는 공항 내 식당에서 불이 난 줄 알았다. 곧 친구들로부터 괜찮냐는 문자를 여러 통 받았다"며 "우리도 몇 시간 전에는 출국장에 앉아있었다. 당시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나도 그들 중 한 명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폭발의 여파로 공항 인근 식당 건물까지 흔들렸다. 오토그릴 식당 직원과 이곳에서 아침 식사를 하던 사람들은 바닥에 납작 엎드렸고, 폭발 이후 부상자 수습을 도왔다. 한 직원은 "나랑 동료들은 가능한 범위에서 부상자 수습을 도왔다"며 "이미 수십 명이 다쳐 있었고, 부상자 일부를 공항 밖으로 옮겼다"고 회상했다.

2차례 폭발 이후 1시간 가량이 지났다. 당국이 사상자 숫자를 파악하고 있을 때, 말베이크역에 들어오던 지하철 차량 내부에서 또 다른 폭탄이 터졌다. 유럽연합(EU) 본부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이다.

당시 지하철을 탔던 브라이언 캐롤은 브뤼셀 공항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는 기사를 읽고 있었다. 슈만역을 지나 말베이크역에 진입하고 있을 때 캐롤은 무언가가 잘못돼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열차 중간 칸에서 폭탄이 터진 것이다. 지하철은 연기와 깨진 유리로 가득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캐롤은 "말베이크역에 들어갈 때 폭발음을 들었고, 지하철 조명도 모두 꺼졌고 지하철이 미끄러졌다"며 "지하철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바닥에 엎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곧이어 사람들이 울기 시작했고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렸다"며 "(폭발음은) 총소리 같지 않았고 '쾅'하는 소리도 아니었다. 그때 '죽게 되나?', '총에 맞나?'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고 회상했다.

지하철역 인근에서 폭발음을 들었던 브뤼셀에서 5년 동안 살았다는 영국인 토머스 비그널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믿기 어려웠다"며 "사람들이 꽤 침착하게 대처했지만 겁에 완전 질린 사람들도 몇몇 있었다. 이들은 바로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1~2분 뒤에 연기가 엄청 많이 올라왔고 플라스틱이 타는 냄새도 났다. 곧이어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로 연기가 가득찼다"고 말했다.

사건 직후 현장 상황과 자신들의 안부를 전하는 시민들의 전화 통화가 몰려 수시간 동안 통신 장애를 겪기도 했다. 벨기에 당국은 한때 전화 대신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을 이용하라고 당부했다.

소방 당국도 참혹한 현장에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피에스 메이스 브뤼셀 소방당국 대변인은 "모든 것이 갈기갈기 찢겨나가고 파괴됐다"며 "소방당국에서 40년을 일했는데 이제까지 봤던 현장 중 최악이었다"고 말했다.

추가 테러를 막기 위해 브뤼셀 전역의 버스와 트램, 지하철 운행은 전면 중단됐다. EU 본부 건물 주변은 경찰통제선을 둘렀다. 사망자와 부상자를 실어나르는 비상 차량과 경찰차, 헬리콥터 등이 브뤼셀 시내와 상공을 분주히 오갔다. 사상자를 수습하는 병원 주변에는 군인이 배치됐다.

이 지역 직장인들은 건물 밖으로 나가지 말 것을 당부받았다. 각 학교는 학부모에게 수업이 끝난 뒤 아이들을 데려가라고 권유했지만, 패닉에 휩싸인 일부 학부모는 아이들을 당장 데려가야겠다며 집을 나섰다. EU 본부는 정오께 깃발을 절반 가량 내려 달고 희생자를 애도했다. 벨기에 정부는 사흘 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공항이 위치한 자벤템의 프란시스 베르미렌 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테러범들이 폭탄을 든 가방을 들고 택시를 탔다"고 밝혔다. 연방검찰은 자폭범 2명이 사건 현장서 숨지고, 공항에서 테러를 벌였던 또 다른 1명은 도주한 것으로 파악했다. 데일리메일은 엑스레이 촬영 결과 한 부상자의 심장 옆에 볼트가 박힌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테러범들이 폭탄에 볼트 등 쇳조각을 넣은 것이다.

벨기에 당국은 브뤼셀 테러로 현재까지 최소 34명이 숨지고 18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파악했다.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는 브뤼셀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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