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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단원고 ‘눈물의 졸업식’…“역경 있었지만 성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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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임홍순 기자]"말로는 차마 표현할 수 없는 삶의 고난과 역경을 겪었고 그것을 함께 극복하고 성장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당한 경기 안산단원고등학교 3학년 학생 86명(생존학생 75명 포함)의 졸업식이 12일 열렸다.

희생학생 250명과 유족들이 함께하지 못한 졸업식은 엄숙하고 차분하게 진행됐다. 오전 10시30분 단원고 건물 4층 강당에서 열린 졸업식에는 1~3학년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단원교 교사의 개식사로 시작된 졸업식은 국민의례, 학사보고, 교사들에 대한 꽃다발 증정, 졸업장 수여, 재학생 송사, 졸업생 답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재학생 대표로 송사를 한 배모(2학년)군은 "고교 3년의 시간이 길었을 선배들의 마음 고생이 많았다"며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웃음 잃지 않고 잘 견뎌줬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배군은 "선배들의 웃음은 곧 친구(희생학생)들의 웃음일 것"이라며 "오늘 졸업과 함께 또 하나의 새로운 막이 열리더라도 드넓은 세상에서 친구들의 웃음 지켜주고 어느 누가 뭐라 해도 당당하게 살아가기 바란다"고 했다.

배군의 송사가 진행되는 동안 일부 학생, 학부모들은 눈물을 훔쳤다.

이어 졸업생 대표로 답사에 나선 최모(3학년) 양은 "(단원고 1~2학년 때) 추억거리가 많았지만 세월호사건이 찾아왔고 혼란스러운 병원생활, 새로운 환경의 연수원, 다시 돌아온 학교, 그 속에서 따라오는 수많은 시선과 비난들 아마 모두에게 힘겨운 여정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양은 "하지만 우리의 학창시절은 헛되지 않았다"며 "삶의 고난과 역경을 겪었고 그것을 함께 극복하고 성장하는 법을 배웠다. 대학에 가서도, 사회에 나가서도 스스로가 강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했다.

졸업식은 학부모회장, 동문 대표의 축사, 학교장 회고사 등의 순으로 1시간여 동안 진행된 뒤 마무리됐다.

일부 졸업생들은 졸업식장을 나온 뒤 희생학생들과 함께 공부했던 2학년 교실에 들러 추모하고 학교를 나왔다.

시민 2명은 졸업생들이 나가는 단원고 정문 앞에서 '고마워요, 응원할게요', '미안해요 다 어른들 잘못이예요'라고 쓴 피켓을 들고 학생들의 졸업을 축하했다.

오지연(46) 단원고 생존학생 학부모대책위원회 대표는 "졸업식은 당초 계획했던 대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별다른 문제 없이 진행됐다"며 "자신들만 졸업하느라 심적 부담이 컸을 3학년 졸업생 86명에게 학부모들은 희생학생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장미 250송이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심적 고통에 하루하루를 약으로 버티고 사회에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학생들도 있다"며 "학부모들은 이제껏 잘해온 생존학생들을 믿고 사회에 나가서도 밝은 모습으로 자라주기만를 바란다"고 했다.

졸업식에 참가했던 3학년 A양의 아버지는 "졸업식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며 "졸업하는 것을 기뻐한다는 것이 죄스럽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날 단원고에는 고(故) 김동혁(참사 당시 2학년)군의 아버지 김영래(46)씨 유족 7명이 방문했지만 졸업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희생학생 교실을 둘러본 김씨는 "좋은 날에 동혁이가 없으니 아이들 자리를 지켜주기 위해 유가족들이 함께왔다"며 "아들이 공부했던 교실 책상에 잠시 앉아 있다가 왔다"고 말했다.

앞서 4·16가족협의회는 미수습자 등의 문제로 졸업식 불참 의사를 밝혔고, 단원고는 희생학생 250명의 명예졸업식 없이 생존학생 등 3학년 재학생 86명만의 졸업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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