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터미네이터 제니시스(Terminator Genisys)’
감독 : 앨런 테일러 / 출연 : 애널드 슈워제네거, 에밀리아 클라크, 제이 코트니, 제이슨 클락 / 장르 : SF 액션 / 15세 관람가 / 125분
인간과 기계의 전쟁이 끝나갈 무렵, 인간 저항군의 리더 ‘존 코너’(제이슨 클락)의 탄생을 막기 위해 기계군단 ‘스카이넷’은 ‘T-800’(애널드 슈워제네거)을 과거로 보낸다. 존의 어머니인 ‘사라 코너’(에밀리아 클라크)를 해치기 위해서다. 다급해진 존은 사라를 지키기 위해 부하 ‘카일 리스’(제이 코트니)를 과거로 파견한다.
여기까지는 지난 1984년 세계를 흥분시킨 전설적인 옛 시리즈 1편 ‘터미네이터’(감독 제임스 캐머런)에서 당시 마이클 빈이 연기한 카일이 린다 해밀턴이 맡은 사라 코너에게 해준 미래 이야기를 영상으로 옮긴 그대로다.
그렇다면 리부트(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의 1편인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옛 ‘터미네이터’와 같은 스토리일까. 차별화는 컴퓨터 그래픽(CG) 업그레이드와 3D 상영 외에는 없는 것일까.
할리우드의 상상력은 1984년에 도착한 터미네이터가 기다리고 있던 사라와 T-800 ‘팝스’(슈워제네거)에게 파괴되는 것으로 이야기를 새롭게 푼다.
미래의 누군가에 의해 1973년 아홉 살 소녀였던 사라에게 보내진 팝스는 액체 로봇 ‘T-1000’(이병헌)에 의해 죽임을 당한 사라 아버지를 대신해 그녀를 보호하며 사라와 함께 로봇과의 전쟁을 대비하고 있었던 것.
사라와 팝스 ‘듀오’에 카일이 가세하며, 전설적인 할리우드 SF액션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의 새로운 시리즈가 본격적으로 개막한다.
제작진은 ‘시간 균열’이라는 논리로 ‘인류 멸망의 날’을 캐머런의 터미네이터1에서 언급됐지만, 이제는 멀쩡한 과거가 돼버린 1997년에서 전 세계인이 스카이넷의 다른 이름인 ‘제네시스’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2017년으로 옮긴다.
이를 통해 터미네이터1의 설정과 스토리를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시리즈의 탄생에 정당성과 현실감을 부여한다.
1991년 터미네이터2(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T-1000을 통해 컴퓨터 그래픽(CG)이 무엇인가를 세계 영화 팬에게 보여줬다면, 이 영화는 1편에 출연했던 30대 중반 근육질 슈워제네거의 재등장, T-1000(이병헌)의 더욱 놀라우면서도 자연스러운 변신 등 과거와 비교해볼 만한 명장면들로 2015년 최첨단 CG 기술력을 과시한다.
특히 3D와 완벽하게 어우러져 좀 더 많은 돈을 내고 3D를 보는 것을 후회하지 않게 한다.
‘SF액션의 끝판왕’답게 미래-과거-현재를 옮겨가며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전투, “아이 윌 비 백(I'II be back)”이라는 약속처럼 다시 돌아와 노익장을 과시한 슈워제네거·미드 ’왕좌의 게임‘의 헤로인 클라크·할리우드 SF 액션 블록버스터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2014) 주연 제이슨 클락·할리우드 음악 영화 ‘위플래쉬’(2014)로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J.K. 시먼스 등 할리우드 신구 스타들의 출연, 영화 면면을 흐르며 팝스가 사라에게 보여주는 따뜻한 부성애, 역대 시리즈의 스토리를 뒤엎는 충격적 반전 등으로 대흥행을 위한 판을 깔았다.
어느덧 할리우드 악역 스타로 발돋움한 이병헌의 짧지만 굵은 존재감도 ‘관람 포인트’다.
굳이 아쉬운 점을 지적한다면 ‘복잡한 시간 여행’일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시간 여행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이고 우리가 사는 동안에는 현실화하기 어려운 만큼 영화가 보여주는 대로 보면 된다. 굳이 어렵게 생각하고 이해하려 애쓸 필요 없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는 3일 27만9290명 관객을 동원하며, 전날에 이어 흥행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 수는 53만3997명이다.
40대 이상 중장년층 관객이라면 ‘터미네이터’에 열광했던 10~20대 시절의 추억을 되새길 좋은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