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젊음의 장점이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더 좋아지고, 더 멋있어지는 경우도 많아요. 와인이나 시가, 좋은 차, 좋은 총도 그렇죠. 전 배우도 다르지 않다고 봐요."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감독 앨런 테일러)의 '팝스'(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자신을 무시하는 '카일 리스'(제이 코트니)에게 "난 늙었지만, 쓸모 없지 않다"고 말한다.
아널드 슈워제네거(68)는 이번 영화에서 다시 한 번 인공지능 로봇 'T-800'을 연기했다. 전작과 다른 게 있다면, 이 로봇이 세월이 지나면서 노쇠해진다는 것이다.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터미네이터' 1편을 찍었을 때가 그의 나이 38세 때였다.
우리나이로 일흔을 바라보는 슈워제네거가 다시 한 번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주연을 맡았다. 영화 홍보차 한국을 찾은 그는 2일 오전 서울 논현동에서 열린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기자회견에서 위의 대사를 "정말 중요한 대사였다"며 "앞으로 이 영화를 기억하게 할 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1984년 시작한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아널드 슈워제네거를 슈퍼스타 반열에 올려 놓은 이 영화는 시리즈 네 편을 거치는 동안 14억 달러를 벌어들인 메가히트물이다. 특히 '터이네이터2'(1991)는 전 세계에서 5억 달러가 넘는 수입을 올렸다.
악당으로 탄생한('터미네이터' 1편) 터미네이터는 영웅('터미네이터' 2편)을 거쳐 이제는 반란군 수장 존 코너(제이슨 클락)의 어미이자 여전사 새라 코너(에밀리아 클라크)를 지키는 '보호자'가 됐다. 이 시리즈의 상징적 존재인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변화다.
나이 들었다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슈워제네거는 '터미네이터' 전작들에 못지않은 액션을 이번 영화에서도 보여준다. 그는 여전히 뛰고, 구르고, 날아다닌다.
그는 일흔에 가까운 나이에도 화끈한 액션을 선보일 수 있는 이유로 꾸준한 운동을 들었다. 그는 "매일 운동한다. 한국에 온 날에도 운동했고, 오늘 아침에도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슈워제네거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서 1984년과 같은 사이즈의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감독의 요청에 따라 10파운드(약 4.5㎏) 가량 체중을 늘렸고, 촬영 전, 촬영 중간에도 쉬지 않고 운동했다"고 고백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보디빌더 출신 배우다. 그리고 그는 배우 출신 정치인이기도 하고, 다시 정치인 출신 배우이기도 하다. 배우 생활을 하던 그는 2003~2011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내고, 다시 배우로 복귀했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그의 본격적인 연기 복귀를 알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정치와 연기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며 "두 가지 일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누구와도 내 인생을 바꾸지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