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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특집】 트럼프發 관세 전쟁 서막…보복엔 재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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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 멕시코 25% 관세 한달 유예…마약 유입 차단
美, 보복엔 재보복 대응…모두 피해 ‘치킨 게임’ 우려
반도체 · 철강 등 주요 품목별 관세…EU도 차기 표적
韓반도체, 글로벌 수요 둔화 가능성 커…미국 아웃리치 강화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산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세계 무역전쟁의 서막을 알렸지만,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 부과를 한 달 유예하기로 합의하면서 당장 ‘관세 폭탄’은 면하게 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화하겠다는 방침을 계속 강조하면서 트럼프발 세계 ‘무역 전쟁’ 리스크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 발효 하루 전 30일 유예 합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에는 캐나다, 멕시코, 중국의 적극적인 자세를 끌어내기 위해 이달 1일을 마감 시한으로 제시하며 압박 수위를 강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오는 모든 수입품에 각각 25%,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3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관련국과의 무역전쟁은 불가피하면서 캐나다와 멕시코는 일찍부터 강경히 대응하겠다며 보복 방침을 밝힌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국경을 맞댄 캐나다와 멕시코를 압박했다. 불법 이민과 펜타닐 등 마약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었다. 미국은 보복 관세에 재보복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상대국이 보복 조치를 할 경우 관세율이나 품목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각각 통화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과 마약 유입 문제 대응 약속을 받았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 시각)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오는 모든 수입품에 각각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발효 하루 전날인 3일(현지 시각) 협상 끝에 관세 부과 시점을 30일 유예하기로 합의하면서 공언했던 ‘관세 폭주’를 잠시 멈췄다.

 

트뤼도 총리는 마약 문제를 담당할 ‘펜타닐 차르’를 임명하고, 국경 지역에 마약 차단을 위한 인력 1만 명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국경 강화 계획에 13억 달러(약 1조9,000억 원)를 투입하고, 마약 카르텔을 테러리스트로 지정하겠다고도 했다.

 

셰인바움 대통령도 마약 밀매를 막기 위해 국가 경비대 1만 명을 투입, 국경 보안을 즉시 강화하겠다고 했다.

 

유예 사유는 국경과 마약 대응이었지만, 결국 관세를 무기로 유리한 무역 협정을 얻어내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트럼프가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서는 유예를 발표한 것과 달리 중국에는 예정대로 부과한 10% 추가 관세 조치를 강행했다. 즉각 중국도 보복 조치에 나서면서 G2(주요 2개국) 간 무역전쟁의 서막을 올렸다.

 

 

“中 대응, 대립보다는 협상 우선시”

 

미국 내 펜타닐 유입에 책임이 있다며 ‘국제 비상경제권법’을 근거로 했다. 행정명령에 따라 중국산 모든 수입품엔 10% 추가 관세가 적용된다.

 

테무, 쉬인 등 전자상거래 업체를 규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은 그간 800달러 이하 소액 상품에 대한 관세 면제 조항인 ‘드 미니미스’(De Minimis) 규정을 중국에도 적용했지만,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폐지했다. 이에 따라 저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한 수입품에도 관세가 부과된다.

 

이에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 발효를 기해 보복 관세를 포함한 일련의 대응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도 즉각 품목별로 오는 10일부터 10∽15%의 관세를 부과하고, 구글의 반독점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캘빈 클라인을 소유한 미국의 의류 회사 PVH와 생명공학 회사 일루미나는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에 등재됐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공지문을 통해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일부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는 15%, 원유·농기계·픽업트럭·대배기량 자동차엔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

 

홍콩시립대 법학대학원의 줄리앙 샤이스 국제경제법 교수는 “중국은 미국의 공급망에 대한 제한이나 금융시장 개입과 같은 보다 체계적인 경제적 대응 조치를 피하기 위해 보복 조치를 결정했다”며 “대립보다는 협상을 우선시한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대응은 외교 채널을 열어두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중 반도체와 철강 주요 품목 수입품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어 분쟁이 전 세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한국 반도체 업계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광범위한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한국 반도체에도 관세 부과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대만과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수입되는 반도체에 관세를 물려 반도체 기업들의 자국 내 생산시설을 유치한다는 것이다. 무역 적자 해소와 미국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트럼프 2기행정부의 통상정책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WTO(세계무역기구) 체제 아래서 관세를 부과하지 않던 품목인 반도체 산업이 관세 영향을 받게 되면, IT·전자는 물론 자동차, 로봇 등 전방 산업으로 수요 침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는 중국, 대만, 베트남 등 다른 국가로 수출 후 조립·가공을 거쳐, 다시 글로벌 시장에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 아직 트럼프 관세 영향을 논하기에는 섣부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관세 표적’ EU 수장 “거친 협상 준비”

 

‘트럼프표 관세’ 차기 표적으로 지목된 유럽연합(EU)은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관세 표적으로 지목한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에도 ‘매우 곧’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2025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화성으로 참석해 “미국의 입장에서 EU는 우리를 매우, 매우 불공평하고 나쁘게 대우한다”며 “우리는 EU와 (무역에서) 수천억달러 규모의 적자를 보고 있으며,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 우리는 그에 대해 무엇인가 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날 백악관에서도 EU가 미국을 “끔찍하게 대했다”며 추가 관세 도입을 시사했다.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중순부터 반도체, 의약품, 철강, 알루미늄, 구리, 석유 및 가스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엔 한국도 반도체와 철강, 알루미늄을 다량 공급하고 있어 큰 피해를 얻게 된다.

 

EU에 대한 관세나 품목별 관세는 또 다른 보복 관세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북중미와 중국에 한정됐던 무역전쟁이 유럽과 전 세계로 확대되는 셈이다.

 

이에 유럽연합(EU)의 수장이 강경한 이익 보호 의지를 피력하고 나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4일(현지 시각) 브뤼셀에서 열린 EU 대사 콘퍼런스 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을 겨냥, “우리는 필요한 곳에서 거친 협상을 할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고, 가능한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는 금융 통한 강압 외교 수단”

 

트럼프 대통령은 타국 정부를 압박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관세를 자유롭게 사용할 것이라고 재차 공언했지만,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진 불분명하다고 말한다. 관세를 단순히 국내 시장 보호 목적이 아닌 일종의 금융을 통한 강압 외교 수단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너지경제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필립 벌리거는 “트럼프는 다른 나라의 힘을 약화시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며 “목표는 협력이 아니다. 지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관세 전쟁이 양측 모두 승자 없는 ‘치킨 게임’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멕시코나 캐나다 경제는 큰 타격을 입겠지만, 미국도 상당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세 부과와 상관없이 이번 정책은 규칙 기반의 예측 가능성 시대를 끝내고 불확실성을 야기하게 됐다.

 

이렇게 미국 경제까지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손실을 충분히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혼란이 있을 수 있고 사람들은 이해해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관세들은 우리를 매우 부강하고 강력히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전선을 확대할 것이란 우려이다. 지난 2023년 기준 세계 최대 무역 적자국인 미국이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관세 칼날을 휘두를 공산이 크다.

 

정부, 美관세전쟁 대응…“아웃리치 강화·수출 다변화”

 

정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업종별 대책을 가동한다. 반도체·이차전지의 경우 미국 내 아웃리치(대외협력)를 강화하며 한국기업의 타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자동차 산업에 대해선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 등 현지화 노력 강화를 지원한다. 아세안 등으로의 투자와 수출 다변화 방안을 보조해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전문가 태스크포스(TF) 등을 가동해 시나리오별 상황에 선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및 보편관세 부과 등으로 인해 전자통신기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반도체 글로벌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미국 정부, 의회 및 업계와의 소통을 강화하는데 총력전을 펼쳐 양국 산업의 안정적인 협력 관계 유지 및 미국 내 한국 산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철강산업은 현재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 중 263만 톤에 대해서만 무관세를 적용 받고 있어 민관 TF를 중심으로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적극적인 대미 아웃리치로 보편관세와 함께 철강 수입 쿼터 축소 등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조선업의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재개할 것임을 공식화함에 따라 한국 주력 수출 품목인 LNG선 수출이 더욱 증가할 수 있어서이다. 또 미국 해군 함정 MRO 사업 수주 확대 및 신조 수주 가능성도 크다. 정부는 올해 조선산업 주요 정책 방향과 지원을 통해 경쟁국의 추격에 대비하고 K-조선의 경쟁력을 지속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산업의 경우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인프라법에 근거한 모든 지출이 중단될 수 있어 한국 산업 영향이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이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정부는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셀에 대해 미국 외 국가에 수출 가능한지 검토하며 대응책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배터리산업협회와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의 공통 메시지 리플렛을통해 한국 기업들이 투자한 7개주 주정부·의회·카운티를 대상으로 지방자치 아웃리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지난 5일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발 관세 조치 불확실성에 대응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무역관에 기업들의 애로지원을 위한 헬프데스크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향후 유럽연합(EU) 등 여타 주요국까지 포함해 관세조치 관련 현지 대응 점검회의를 추가로 개최하고 유사입장국들과 대응 방안 논의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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