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4.16 (목)

  • 맑음동두천 25.3℃
  • 맑음강릉 15.8℃
  • 구름많음서울 24.9℃
  • 맑음대전 24.3℃
  • 맑음대구 19.5℃
  • 맑음울산 17.0℃
  • 맑음광주 27.0℃
  • 맑음부산 19.5℃
  • 맑음고창 24.2℃
  • 맑음제주 18.9℃
  • 구름많음강화 23.3℃
  • 맑음보은 20.7℃
  • 맑음금산 23.8℃
  • 맑음강진군 22.5℃
  • 맑음경주시 16.8℃
  • 맑음거제 19.0℃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최영욱이 달항아리 그림으로 표현한 인생의 '카르마'

URL복사

'비움' 강조한 ‘빙렬’ 주제, ‘카르마’ 28점 발표
서울 인사동 노화랑서 21일까지 전시
블랙&화이트, 항아리 이미지 지운 신작도

 

“소박하지만 지극히 세련된 달항아리처럼 살고 싶어 달항아리 이미지를 그렸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그은 선 (Karma)은 제가 살아온 인생길을 그린 겁니다.”

 

20여년간 달항아리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그려온 최영욱(60)이 한층 더 비워낸 신작 ‘카르마(Karma)’ 시리즈 28점을 서울 인사동 노화랑에서 발표했다.

 

조선백자는 순백의 깨끗함,  단아함, 절제미를 지닌다.  최영욱의 신작도 더욱더 비워지고 있다. 이제 그 형태마저 사라져간다.

“그동안 달항아리를 돋보이게 하려고 명암과 묘사를 더 했는데 요즘은 군더더기를 빼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는 작가를 갤러리에서 두차례 만났다. 

 

달항아리로 불리는 조선 백자대호(白磁大壺)는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모든 것을 비워낸 듯하면서도 따뜻한 어머니처럼 기품을 지닌 대상이다. 영국 도예 거장 버나드 리치는 조선 백자대호를 구입하면서 “나는 행복을 안고 갑니다”고 했다.  미술품 경매에서도 인기리에 낙찰된다. 

 

달항아리는 보통 흰색이다. 그런데 최영욱의 그림 속 달항아리는 흰빛 속에서도 미세한 컬러감이 더 있다. 섬세하게 푸른빛, 잿빛, 미색 등 다채로운 컬러가 녹아있다. 또 몇 년 전부터 준비해온 검은 달항아리 그림과  형태를 없애 추상성이 강조된 작품도 나왔다.

 

그의 달항아리 회화는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어왔다. 2011년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의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그의 작품들을 소장했다. 이후 스페인과 룩셈부르크 왕실의 컬렉션 목록에도 들어갔다. 2020년 미국 로스엔젤레스 헬렌J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출품작도 모두 완판됐다. 올해 10월 10~13일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에서 열리는 포커스아트페어에도 개인전 형태로 참가해 인기를 끌고 있다.

 

#달항아리 회화가 사랑받는 이유

 

그의 ‘카르마’ 작품이 국내외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제작 과정을 살펴보았다.
작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평일, 휴일 가리지 않고 작업한다.  그리고 매일 작업 전에 자연을 산책하며 자연과 호흡하며 몸과 마음을 맑게 정화한 후 작업을 시작한다.  

작업을 위해 캔버스에 젯소와 흰색 돌가루를 쌓고 사포질로 수십번 갈아내고 또 쌓기를 반복한다. 보통 80번, 많게는 100번도 반복한다. 이 과정에 수성·무광택의 동양화 채색안료·아크릴 붓질도 셀 수 없이 쌓인다.  

 

작가는 “물감을 얇게 수십번 칠하는 과정이 흙을 매만지는 과정과 같은데, 그러면서 생성된 은은한 색감 때문에  많은 분이 좋아하시는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그의 작품 속 달항아리의 또다른 매력인 ‘빙렬(氷裂)’을 들 수 있다. 최영욱 작품의 핵심인 빙렬은 도자기 표면에 바른 유약이 식으며 생긴 가는 실금이다. 셀수 없이 많은 작은 선들이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빙열은 감성을 어루만지는 서정적 화면과 어우러져 작품을 서사적으로까지 승화시킨다.

 

작가는 "빙렬 작업을 할 때 자연스럽게 자신이 살아온 시간들을 생각하며 선을 긋기 시작했다"면서 “제가 그린 ‘카르마’는 선에 그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 선은 도자기의 빙렬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곧 우리의 인생길이죠. 갈라지면서 이어지듯 만났다가 또 헤어지고, 비슷한 듯하며 다르고, 다른 듯하면서도 하나로 어우러지지요.”

 

감성을 어루만지면서 서정성은 물론, 서사성까지 연결되는 빙렬은 작품의 주제 카르마(업보, 인연)와 연결된다. 또 작가는 수행자적 태도를 통해 일기를 쓰듯 매일 수도하듯 캔버스 위에 자신만의 달항아리를 빚어낸단다. 아주 가는 세필로 고도의 정신적 집중과 고된 육체적 작업을 통해 끊어질 듯 이어지는 선을 그리면서 우리네 삶 속의 인연과 카르마 등을 표현해내는 셈이다.

 

“작업을 하면서 매일 수행하듯 하는 구도자적 자세가 정말 가능한가” 질문도 던졌다.

작가는 “일필휘지의 작업을 하고 싶기도 하고 실제 다양한 작업들을 중간중간한다”면서 “하지만 현재 이 작업의 과정들이 즐겁고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다. 산책을 하거나 명상을 하고 캔버스 앞에 앉아 작업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한 순간이고 이런 삶에 감사하다. 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좋다”는 대답을 했다.

 

#무작정 떠난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만난 달항아리와의 인연

 

그는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달항아리에 꽂혀 그리게 됐을까.

학교(홍익대학교와 대학원)를 졸업하고 입시미술학원을 운영하면서도 작가로서의 길을 고민하던 2000년대 초반 무작정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는 작가. 그에게 또한번의 카르마였던 셈이다.

 

“당시에는 들판의 풍경화를 그렸고, 미국 가기 직전에는 항아리 그림으로 그리고 있었지만 확신이 없었어요. 마침 미국 여러 미술관에서 한국 백자를 보게 되었는데 결정적으로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한국관에 전시된 달항아리를 만나게 된 겁니다.”

 

그가 ‘작가로서의 길’이 이렇게 준비되어 있었던 셈이다. 달항아리를 누워서 보기도 하고, 앉아서도 보면서 달항아리의 형태가 그렇게 당당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당시 큰 감동이 밀려와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한참을 전시장에 머물러 있던 그는, 그때부터 달항아리를 그리던 방법과 그림을 그리는 태도와 이유를 치열하게 바꾸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그린 그림이 빌 게이츠 재단이 소장하게 되었고, 재단 건물완공식에도 초대받아 빌 게이츠도 만났다. 이것이 최영욱 최고의 ‘카르마’였다.

 

이번에 새로 선보인 ‘선만 그은 신작’에 대해서 작가는 “‘소박하지만 지극히 세련된 달항아리처럼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항아리 이미지를 그리고, 그 안에 그은 선(karma)들은 제가 살아온 인생길을 그린 겁니다. 신작으로 내놓은 항아리 이미지를 지운 작품은 인연, 업을 더 강조해서 표현한 것입니다.

 

평론가 임창섭은 “최영욱의 ‘카르마’ 작품은 달항아리가 가진 색과 형태를 그래도 모방한 것이 아니다. 달항아리는 단지 소재일 뿐, 그는 우리가 가진 아름다움을 구분해 내는 특출한 감각을 이야기 하고 있다”고 평한다. 기대할 것 없는 세상, 저절로 돌아가는 세상에 대한 느슨한 지식이 아니라, 끝없는 믿음과 노력이 우리를 우리답게 만든다는 진실을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오광수 평론가는 예전 전시평에서 “그가 그리는 백자는 한 편의 시요, 꿈결에서 만나는 해맑은 서사이자 아름다움의 실체이고 존재하지 않으면서 존재하는 어떤 것”이라 썼다.  전시는 21일까지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정치권, ‘4·16세월호참사’ 12주기 맞아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움직임 본격화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4·16세월호참사’ 12주기를 맞아 정치권에서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1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4·16세월호참사 12주기에 대해 “마음이 무겁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남긴 큰 과제, 생명안전기본법이 아직 국회에 있어서 그렇다”며 “반복된 사회적 참사, 무엇보다 이 법 제정에 사회적 요구가 모이기까지 유가족과 피해자들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는지를 생각하면 정말 속이 상한다”고 밝혔다. 우원식 의장은 “국회가 생명안전기본법 처리를 더 미뤄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의장도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며 “생명안전기본법은 국민 누구나, 우리 모두가, 이제는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법이다. 야당도 함께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정책조정회의에서 “오늘은 세월호 참사 12주기다. 진실과 책임을 온전히 규명하지 못한 참사의 고통은 살아남은 우리 모두에게 이어지고 있다. 안타깝지만 세월호 이후에도 참사는 반복되고 있다”며 “이제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그 악순환을 끊어내겠다. 안전을

경제

더보기
삼성디스플레이, '2026 상생협력데이' 개최…7개 우수협력사 시상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5일 경기도 성남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서 '2026 상생협력 데이(DAY)'를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협성회장인 홍성천 파인엠텍 회장 등 56개 협력사 대표가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사업 전략 발표와 우수 협력사 시상, 수상사 사례 발표 등이 진행됐다. 이청 대표이사 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양산을 앞두고 있는 8.6세대 IT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부터 본격적인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폴더블, 새롭게 등장한 인공지능(AI) 디바이스까지 2026년은 사업적으로 중요한 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협력사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급변하는 시장과 고객의 요구를 정확하게 읽고 이를 보다 빠르게 기술과 상품으로 선보이는 것이 우리의 진정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성천 삼성디스플레이 협성회장은 회원사를 대표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신뢰를 기반으로 한 협력이 혁신과 경쟁력의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서로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지속 가능한 상생 관계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지난해 생산기술 및

사회

더보기
김예지 의원, ‘집단수용시설등 인권침해 피해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특별법안’ 대표발의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집단수용시설 인권침해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보상을 위한 법률안이 발의됐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비례대표, 보건복지위원회, 재선, 사진)은 ‘집단수용시설등 인권침해 피해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률안 제1조(목적)는 “이 법은 1945년 8월 15일부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였거나 지원ㆍ관리ㆍ감독한 민간기관이 운영하였던 집단수용시설 등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사건에 대한 진실규명결정에 따라 피해자의 신속한 명예회복과 실질적 피해회복, 재발 방지 및 사회적 치유를 실현함으로써 피해자의 존엄한 삶과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2조(정의)는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집단수용시설등’이란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국가·지방자치단체가 지원·관리·감독한 민간기관이 아동, 장애인, 노인, 부랑인, 정신질환자 등을 수용하여 운영하거나 운영하였던 사회복지시설 및 집단수용시설 등을 말한다. 2. ‘집단수용시설등 인권침해사건’이란 1945년 8월 15일부터 집단수용시설등에서 벌어진 불법ㆍ부당한 감금, 수용, 폭력, 노역 등으로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AI시대는 위기이자 기회…‘활용능력’극대화하는 창조형 인재 필요
AI시대는 먼 미래가 아닌 현재다. 우리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의 시대에 살고 있다. AI(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집어삼킬 날이 멀지 않았다. 이미 상당 부분 잠식당한 상태다. 이제 정보의 양이나 관련 분야 숙련도만으로 생존해 왔던 시대는 갔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이나 숙련도는 인공지능이라는 터널을 지나면 한순간에 누구나 다 아는, 누구나 구할 수 있는 일반적인 정보나 지식이 되고 만다. 정보와 지식의 가치가 하락하고 모두가 정보에 쉽게 접근하는 ‘지식의 상향 평준화’는 정보의 양이나 숙련도가 아니라 그것들을 어떻게 엮어내어 최대의 효율성을 발휘해야 하는가 하는 ‘인공지능 활용능력’을 요구한다. 우리의 생각의 크기가 인공지능이 내놓는 출력값의 수준을 결정하므로 내가 원하는 출력값을 받아내기 위해 AI의 연산 능력에 우리의 활용능력을 더하는 협업의 기술을 완성해야 한다. 미래학자인 신한대 신종우 교수는 “정보나 지식 생산의 패러다임 또한 습득하는 공부에서 창조하는 공부로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이제 정보나 지식의 소유 자체는 아무런 권력이 되지 못하며, 산재한 정보들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재구성하는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