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권기섭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 취임 후 노사정 대표가 처음으로 만나 격월로 정례 회의를 개최하고 사회적 대화 의제 논의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노사정 대표자 회의를 열었다.
지난 2월 6일 합의(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적 대화의 원칙과 방향 선언문)를 토대로 미래 세대의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정의 진정성 있는 논의 및 합의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회의에는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직전 경사노위 위원장을 지냈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및 권기섭 경사노위 위원장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노사정 대표자들은 현재 운영 중인 회의체의 논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사회적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향후 운영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 사회적 대화에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청년 등 계층별위원회(경제사회노동위원회법 시행령 제12조) 구성에 관한 의견도 교환했다.
특히 노사정 대표들은 모두발언에서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화 속도를 높이자는 메시지를 냈다.
권기섭 위원장은 "과거 경험에 비춰봤을 때, 진정성 있는 합의 도출을 위해서는 논의 속도와 밀도를 높이고 얽힌 실타래를 풀어내는 데 노사정 대표자 회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만큼, 오늘 회의가 상징하는 바가 크다"며 "올해 2월 복원된 사회적 대화가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올해 2월 경사노위 본위원회에서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적 대화의 원칙과 방향'을 합의한 이후 6개월의 시간이 지났다"며 "우선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것은 빠르게 정리하고 입장차가 큰 의제들은 대안을 제시하며 서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우원식 국회의장을 중심으로 국회 차원의 사회적 대화 채널 마련 추진에 대해 "중층적 사회적 대화 체제는 더욱 활발해질수록 좋다는 게 기본 입장이지만, 이는 기존 경사노위 논의의 보완재이지 대체제는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경사노위 중요성을 강조했다.
손경식 회장은 "글로벌 산업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우리 노동관계법·제도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경제활력은 감소하고 좋은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며 "사회적 대화의 목표는 기성세대의 이해관계만을 생각하거나 당면한 현안 해결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문수 장관도 "노동시장 활력은 떨어지고 격차는 심화되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더 이상 청년에게 미래는 없다"라며 "노동개혁은 우리의 시대적 소명으로, 노동약자 보호에 노사정이 힘을 한데 모으자"고 당부했다.
이어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사회적 대화를 통해 구체화해나가길 바란다"며 "정부는 현장 속으로 들어가 근로자, 기업,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며 국민과 함께 노동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표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산업전환 의제에 대해 별도 의제별·업종별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인공지능과 노동 연구회'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저출생 극복을 위해 근로자와 기업이 유연하게 근로시간을 선택·활용하는 방향으로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내용 등을 우선 논의하고, 근로시간 개편에 대해서는 노사 현장 간담회와 토론회로 사회적 공론화하기로 했다.
정년연장 등 의제에 대해서는 현재 정부가 국민연금 개편안을 발표한 만큼 이에 맞춰 토론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집중 논의해 결과를 도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미래세대와 미조직 근로자 등 다양한 의견 수렴의 통로를 마련하기 위해 청년위원회 등 계층별 위원회를 조속히 발족하고, 노사정 대표자 회의를 격월로 정례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