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9.12 (목)

  • 흐림동두천 23.1℃
  • 흐림강릉 22.8℃
  • 서울 25.5℃
  • 흐림대전 26.6℃
  • 박무대구 27.1℃
  • 박무울산 27.1℃
  • 구름많음광주 29.1℃
  • 구름많음부산 29.8℃
  • 구름많음고창 28.9℃
  • 맑음제주 31.0℃
  • 흐림강화 24.0℃
  • 흐림보은 25.5℃
  • 흐림금산 26.4℃
  • 흐림강진군 29.1℃
  • 구름많음경주시 26.6℃
  • 흐림거제 29.2℃
기상청 제공

무병장수백세

【건강백세】 가난과 차별에 병드는 몸

URL복사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수준에 따라 수명과 노화, 질병 양극화 심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건강불평등’이 점차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경제적 수준과 교육 수준, 사회적 지위 등이 각종 건강 지표에도 작용하는 것이다. 취약계층은 스트레스가 많고 의료 문턱이 높으며 건강을 돌볼 여유가 없다.

 

차별 많이 경험할수록 노화 가속화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각종 차별이 생물학적 노화 과정을 가속할 수 있다. 미국 뉴욕대, 컬럼비아대 등 공동 연구진은 국제학술지를 통해 차별을 많이 경험할수록 생물학적 노화가 가속화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미국 중년 연구(MIDUS)의 2,000여 명 설문 조사와 혈액 DNA 메틸화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당 결론을 도출했다. DNA 메틸화는 DNA 염기에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대사 물질인 메틸기가 달라붙는 현상을 의미한다. 생물학적 노화의 속도와 진행을 정량화하는 측정 지표로 쓰인다.

 

설문은 식당이나 상점에서 차별받거나 욕설을 듣는 등의 일상적 차별, 사회적 적대감과 취업 등 다양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중대한 차별, 상사가 인종적, 성적 비방이나 농담하는 등의 직장 내 차별로 구분해 진행됐다. 연구 결과 차별 경험이 생물학적 노화 촉진과 관련이 있고, 차별을 더 많이 경험한 사람은 차별을 덜 경험한 사람보다 생물학적 노화 현상이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중에서 일상적 차별과 중대한 차별이 생물학적 노화 촉진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차별은 노화 촉진과 관련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영향이 크지 않았다.

 

연구진은 차별과 노화를 연결하는 메커니즘은 불분명하지만 심리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이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사회적 차별이 흡연 음주 등 노화 관련 생활습관의 발생을 증가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소득 수준, 수명 비만 등에 영향

 

소득 수준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도 뚜렷하다. 통계청이 공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9’ 자료를 보면 2017년 기준 소득 상위 20%는 85.80세까지, 하위 20%는 79.32세까지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기대수명 차이는 6.48세였다. 이 격차는 주요 10개국 중 가장 높았다. 이 같은 격차는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강영호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이 격차가 2030년 6.73세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만 또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비만관리대책위원회 조경희 교수팀이 2002년부터 2013년 건강검진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고도비만자의 성별, 연령별, 거주지역별, 소득분위 별로 현황 및 실태를 분석한 결과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고도비만율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여성 모성건강이 나쁜 경향도 나타났다. 울산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조민우 교수팀이 국민건강보험 자료에서 임산부 45만 7,336명의 각종 지표와 합병증을 의료급여-건강보험 가입자 간 비교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미국 코네티컷주 예일대학교 연구팀의 조사 결과 젊고 수입이 적은 여성이 임신 중 몸무게가 더 많이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임산부 4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저소득층의 3분의 2가 병원 권고 체중보다 더 많이 살이 찌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1년 뒤 이 여성들을 상대로 체중검사를 다시 실시했지만 절반 이상이 임신 중 늘어난 몸무게의 최소 10%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지위 당뇨 증상 악화 위험 요인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당뇨병의 경우 저소득층의 취약성이 눈에 띄게 발견된다. 당뇨로 인한 발의 절단 위험을 조사한 결과 저소득층에서 높게 파악됐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성형외과 박지웅·하정현 교수, 진희진 박사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NHIS-NSC)에 등록된 97만 6천252명 중 당뇨발 환자 1천362명을 선별해 중증도와 사회·경제적 지위와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 취약계층일수록 발이 썩어 들어가는 당뇨병성 족부병증(당뇨발)으로 족부를 절단할 위험은 5배 이상, 5년 안에 사망할 위험은 2배 이상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이 656일 간 추적 관찰한 결과 연구대상 환자 중 61명이 당뇨발로 인해 족부를 절단했다. 특히 저소득층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절단 위험이 최대 5.13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발 환자의 5년 내 사망 위험 역시 저소득층에서 2.65배가량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뇨발은 대표적인 당뇨병 합병증으로 당뇨 환자 발의 피부에 만성 궤양과 골수염이 일어나는 심각한 질환이다. 치료 시기를 놓쳐 방치될 경우 심하면 병변부의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 한 번 발병하면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구팀은 당뇨발 환자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증상 악화로 인한 족부 절단과 사망의 독립적인 위험요인인 것으로 판단했다. 박 교수는 "당뇨발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환자 스스로 증상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하지만, 의료문턱이 높은 취약계층은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의 우울증 발병 위험 또한 저소득층에게 더 높게 나타난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내분비대사내과 김재현·이유빈 교수, 일산백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소희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토대로 20세 이상 성인 202만 7317명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저소득에 대한 정의를 의료급여 수급권자 등록 여부로 나눴다. 연구 등록 시점 이전 5년 동안 최소 1년 이상 수급권자로 등록된 적이 있었던 사람은 모두 4만 2120명(2.08%)으로, 연구팀은 이들을 노출 기간(1~5년 사이)에 따라 참여자들을 분류해 우울증 발생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폈다.

 

그 결과 평균 추적 관찰 기간 6.77년 동안 발생한 우울증 40만 1,175건 가운데 수급권자로 등록된 적이 없었던 참여자들과 비교해 수급권자의 우울증 발병 위험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수급권자로 1년만 등록됐더라도 그렇지 않았던 사람과 비교해 우울증 발병 위험이 44% 증가했고, 5년간 등록된 경우에는 69%까지 높아졌다. 또 소득이 낮은 사람이 인슐린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더 두드러졌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가구소득이 낮았던 기간이 길수록 당뇨병으로 인한 우울증의 발병 위험도 덩달아 커진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국회,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의정 갈등’·‘역사 문제’ 등 논란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국회는 12일 본회의를 열어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을 진행한다.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이날 여야는 의료 공백 사태 책임과 여야의정(여당·야당·의료계·정부) 협의체 구성, 신임 각료들의 역사 인식 문제 등을 놓고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대정부질문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이 참석한다. 여당에서는 김미애·조정훈·주진우·최형두 의원이 질문자로 나선다. 이들은 의대 증원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2025학년도 대학 수시모집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증원 재조정은 어렵다는 정부 입장을 옹호할 것으로 보인다. 의대 정원 증원 계획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를 향해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하면서 야당에 대해서는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에서는 이용우·남인순·백혜련·김윤·김준혁·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질문자로 나선다. 야당은 최근 응급 의료 차질에 대해 정부의 책임을 부각하면서 2025학년도 정원 조정 가능성까지 포함해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은 의료 대란 사태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직접적인 사과가 필요하다며 총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사회

더보기
서울시의회, tbs교통방송 문화체육관광위 소관기관 삭제 조례안 가결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서울시의회는 11일 김현기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 기관에서 tbs교통방송을 삭제하는 내용의 ‘서울특별시의회 기본 조례안에 대한 수정안’을 본회에서 가결했다. 이날 행정안전부의 행정 고시에 따라 서울시 출연기관에서 지정 해제된데 이어 시의회 소관 기관에서 삭제됨으로써 tbs 교통방송은 완전히 서울시와 관계없는 민간 비영리법인이 됐다. 12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11일 오후 2시 시의회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에 ‘서울특별시의회 기본 조례’ 개정안에 대한 수정동의안이 전격 제출됐다. ‘수정동의’란 원안을 목적 또는 성격을 변경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번 수정동의안은 원안과는 차이가 컸다. 앞서 시의회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본회의에 올라갈 예정이었던 원안에는 서울시에 글로벌도시정책관을 신설하고 일부 서울시 부서의 소관 상임위원회를 조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전격 제출된 수정동의안에는 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기관에서 tbs 교통방송을 삭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반기 시의회 의장을 역임한 김현기 의원이 대표발의 하고 국민의힘 의원 50명이 이 수정동의안에 서

문화

더보기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리뉴얼 특별판 출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문예출판사는 영미문학계의 신화 실비아 플라스의 격정적인 삶과 예민한 영혼을 기록한 책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국내 번역 20주년을 기념해 리뉴얼 특별판 출간을 밝혔다. ‘지독히 아름답다’, ‘감탄을 자아내는 글쓰기’. 실비아 플라스에 쏟아진 언론의 찬사다. 그녀가 남긴 시와 소설은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의 독자를 사로잡았다. 그러나 글쓰기에 대한 플라스의 열정과 비범한 문학성 만큼이나 주목받은 것이 있으니 바로 그녀의 비극적 자살에 얽힌 수수께끼다. 왜 촉망받던 젊은 여성 시인이 36살 젊은 나이에 가스 오븐에 머리를 박고 자살해야만 했을까. 플라스가 스미스 대학에 재학한 1950년부터 죽기 직전인 1962년까지의 일상과 생각을 면밀히 기록한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는 그녀의 진짜 삶을 확인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다. 아름다운 금발의 유망한 미국 여성 시인 실비아 플라스와 당대 최고의 천재 영국 시인 테드 휴스의 로맨스는 테드 휴스의 불륜과 플라스의 자살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다. 실비아 플라스의 죽음은 평단과 대중의 매혹에 반사되고 증폭돼 남성의 세계에 희생된 여성 예술가의 전형, 페미니즘의 기치를 든 피 흘리는 여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서울시교육감 정치인 아닌 학교현장교육전문가 뽑아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달 29일 대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돼 교육감직을 상실하면서 오는 10월 16일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 분열로 항상 고배를 마셨던 보수진영에서는 '후보 단일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진보진영에서도 언제나 그랬듯이 ‘후보 단일화’ 시동을 이미 걸었다. 이번 교육감 보궐선거를 놓고 여야 정치권에서는 진영논리를 펴며 이번에야 말로 보수진영이 교육감이 되어야 한다, 조 전 교육감의 교육정책을 이어받기 위해서라도 진보진영이 교육감이 되어야 한다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교육감은 83만여명에 달하는 서울 지역 유·초·중·고교생의 교육정책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다. 그런데도 그동안의 교육감 선거는 후보의 자격과 적격 여부보다는 각 진영에서 ‘후보 단일화’를 했나 안 했나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정말 희한한 선거로 치러졌다. 누구 말마따나 교육감 선거는 후보자가 누군지도 모르고 투표하는 대표적인 ‘깜깜이 선거’다. 정당명(名), 기호도 없이 치러지는 선거에서 단일화에 실패한 진영은 표 분산으로 선거를 해보나 마나였다. 지난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는 곽노현 후보가 34.34% 밖에 얻지 못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