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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커버스토리】 부동산 ‘4월 위기설’ 실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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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폐업 건설사 685곳 달해…부도 처리도 5곳
건설사 보유 토지 매입 ‘3조원’ 유동성 공급
“정부 대책, 선제적으로 빠르게 잘 대처”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 ‘4월 위기설’ 현실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폐업한 건설사가 585곳에 달하고 부도처리된 곳만 5곳에 달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부동산 PF대출 연체율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는데, PF 대출 만기일이 4월에 몰려 있는 것도 문제이다. 정부가 이번 총선이 끝나면 더 이상 부동산 PF 대출 만기 연장을 해주지 않고, 부실 사업장에 대한 본격적으로 정리에 나선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위기설을 부추기고 있다. 

 

 

금융권 부동산 PF 연체율 2.70%

 

공사비 상승 및 고금리 기조, 분양시장 침체 등의 여파로 공사대금을 못 받는 건설사들이 늘어나 전문건설공제조합에 대한 보증금 청구액이 매년 전년 대비 23~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4일 전문건설공제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보증금 청구액은 2,35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3.1%가 증가했다. 보증금 청구액은 2021년 1,531억원, 2022년 1,912억원 등 최근 3년 동안 매년 20%대의 증가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금 청구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는 건설업체가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전문건설공제조합 보증금 청구는 가입한 조합원사가 공사대금 등을 제대로 받기 위해 하는 것이다. 조합원사는 공사를 수주받아 시작하기 전 보증에 가입하며 건설경기 악화 등의 사유로 공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공사대금을 못 받았을 경우 전문건설공제조합에 보증금을 청구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건설사 20곳의 부동산 PF 보증(연대보증·채무인수·자금보충 포함)은 지난해 말 기준 30조원이다. 전년 대비 15.6% 증가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성을 보고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법) 문제가 돌파구를 찾으려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건설업계는 고금리·경기침체·연체율을 3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금융당국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5조6,000억원이다. 전년 대비 5조 3,000억원 늘었고, 작년 9월 말에 비해선 1조 4,000억원 증가했다.
이같은 PF 규모 증가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 상황에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은행과 증권사의 잔액만 늘었다. 이미 시공 중인 곳들의 대출을 줄이지 못했고 새로운 대출을 통해 지표 관리에 나섰다. 반면 저축은행, 상호금융 대출은 급감했다. 이들 업권은 상대적으로 중순위나 후순위 등 불안정한 대출이 많다. 지표 관리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PF대출 연체율은 계속 오르는 가운데 작년 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연체율은 2.70%다. 1년 전(1.19%)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연체율은 증권 13.73%, 저축은행 6.94%, 여신전문사 4.65%, 상호금융 3.12% 등으로 나타났다. 2금융권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연초부터 건설업체의 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이 줄 잇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작은 중소업체부터 시공순위 100위권 안팎의 중견 건설사들이 연이어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지난해 말 시공순위 16위 태영건설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하면서 부동산 PF발 구조 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는 위기론이 확산됐다. 

 

시공능력평가 122위인 선원건설도 경기도 가평에 소재를 두고 ‘디엘본’ 브랜드로 아파트·오피스텔 등 주택사업과 철도 등 토목사업을 벌여왔지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말 기준 선원건설의 공사미수금은 72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회생법원은 선원건설이 신청한 회생절차와 관련해 지난 2월 26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포괄적 금지 명령’은 채무자가 회생절차를 신청했을 때 채권단이 부채상환 방안을 결정하기 전까지 경매 등 재산권 행사를 금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선원건설뿐만 아니라 많은 중소·중견 건설업체들이 작년 말에 이어 올해에도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속속 폐업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올해만 해도 600여 곳이 넘는 건설업체가 폐업을 신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폐업한 건설사는 종합건설사 79곳, 전문건설사 606곳 등 685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부도가 난 업체도 벌써 5곳이나 생겼다. 광주와 울산, 경북, 경남, 제주 등 모두 지방 건설사로 나타났다.

 

‘4월 위기설’은 실체 있나?

 

‘4월 위기설’의 우려가 좀처럼 가시질 않고 있지만, 정부는 위기설을 일축하고 있고 과장됐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상반기 내에 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작동할 만한 문제나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금융당국은 유동성 이슈와 관련해 면밀히 대응해 온 만큼 앞으로도 정책 수단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4월 위기설은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부동산 PF 시장 불안정 우려에 대해 대통령실은 “금융권 PF 익스포저(잠재적 위험에 노출된 금액)는 작년 말 현재 135조6,000억원으로 규모는 다소 증가하고 있으나, 그 규모가 작고 연체율도 2.7% 수준으로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부동산 PF 문제에 대해 정부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소위 ‘4월 위기설’은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정부는 질서 있는 ‘연착륙’이라는 일관된 목표 아래 정상 사업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편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은 재구조화 또는 정리하는 방안을 지속 추진 중”이며 “이미 시행 중인 시장안정프로그램(85조원+α)을 조속히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신영증권도 지난달 18일 보고서를 통해 “4월 위기설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당초 우려가 가장 컸던 시공 능력 상위 대형 건설사의 부도 가능성은 일부 완화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 건설업계 유동성 위기 해결 총력전

 

정부는 ‘4월 위기설’이 불거진 건설업계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정부가 침체된 건설경기 회복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업계 지원을 위해 건설사가 보유한 토지를 매입해 3조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에 나선다.

 

특히, 지난 2008년 이후 15년 만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동산 PF 부지 매입을 추진하는 것은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앞서 LH는 PF 부실 우려 사업장 매입은 두 차례 이뤄졌는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2조6,000억원 규모)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7,200억원 규모) 때이다. 

 

매입 대상으로는 토지 대금보다 부채가 많아 브릿지론 이후 본 PF로 넘어가기 어렵거나 자금 마련이 시급한 기업의 토지다.

 

LH가 토지를 매입함으로써 건설업계는 금융비용 등 운영자금 확보로 유동성 위기의 고비를 넘기고, 자금 융통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달 27일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PF 정상화에 9조원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했다. 
사업자보증에 5조원을 더 투입해 총 30조원으로 확대하는 한편, 현재 보증 대상이 아닌 비주택 PF 사업장에 대한 4조원어치 보증을 신규 도입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여기에 PF 정상화펀드 자금도 투입해 유동성 위기에 처한 사업장에 신규자금을 대출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4월 위기설 진화와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내놓은 긴급처방 방안을 보면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큰 건설사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LH를 통해 3조원 상당의 부채상환용 토지 매입▲지방 미분양 주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업구조조정(CR) 리츠가 매입하는 경우 취득세·종부세 절감 혜택을 주고 건설경기가 좋을 때 다시 분양하도록 하는 방안을 10년 만에 다시 내놨다.

 

정부가 4월 위기설의 진원지인 부동산 PF에 대해 막대한 유동성 지원방안을 연이어 강조함으로써 위기 확산 우려를 진화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국토부는 이번 대책을 건설사 살리기에 목표를 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일 취임 100일 차담회에서 “4월 위기 상황을 과장돼서 묘사한 것 아닌가 싶다”며 “정부의 책임 있는 사람으로서 가진 컨센서스(합의점)는 ‘연착륙’시킨다는 것”이라며 “PF가 작은 자기자본을 갖고 움직이다 보니 구조적으로 안전하지 않다. 대출로 대출하는 ‘브릿지 론’을 하는 우리나라의 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4월 위기설은 콕 집어서 얘기하기보다는 그 흐름 자체가 변곡점에 이르렀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건설경기 회복은 시장 상황 개선이 우선 되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 정부 대책은 선제적으로 꼭 필요한 것을 발 빠르게 잘 대처했으며, 내용도 무척 알차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건설경기 차원에서 내수 진작에 필요한 부분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과 그런 문제의식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접근했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이며, 센스가 있는 대처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박 위원은 “1.10 부동산 대책 당시 특정 금액 미만의 인구소멸지역 주택에 대해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 등을 검토한다는 언급이 나왔는데 이번 대책의 부동산 규제 혁파 방안에 담기지 않은 것이 아쉽다”며 “정부가 조금씩 대책을 내놓게 되면 추가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수심리가 더 위축될 우려도 있다. 하지만 부동산 규제는 워낙 복잡하고 방대하기 때문에 추후 제대로 준비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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