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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제3지대 이준석-이낙연, ‘헤어질 결심’과 총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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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민심에 ‘통합 밥상’ 차리자마자 이준석 지지층 이탈 러시
인재 영입 지지부진에 총선 주도권·정체성 갈등 폭발
‘화학적 결합’ 실패, 과거 점철…차이점만 노출하다 파경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결혼하겠다며 청첩장을 돌린지 11일 만에 결별을 선언했다. 물론 법적으로 혼인한 상태는 아니었다. 성격차이(?) 때문이라는 말도 있고, 당초 기대보다 하객들의 호응이 적어서라는 말도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얘기다. 조급하게 서두르다 일을 그르쳤다는 진단도 나온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난 설 연휴 시작과 함께 전격 통합을 선언했던 개혁신당 중심의 제3지대 ‘빅텐트’가 결국 무산됐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며 국민에게 사과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오만했던 건 아닌지 성찰하겠다며 국민에게 사과했다. 두 대표가 결국 파경을 선택한 이유와 총선 전망을 살펴봤다.

 

설 민심에 ‘통합 밥상’…이준석 지지층 이탈 러시


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 2월 9일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금태섭 대표의 새로운선택, 민주당 탈당파 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4개 정파가 하나의 정당으로 4월 총선을 치르기로 합의해 제3지대 빅텐트가 성사됐다. 합의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상을 깬 전격적인 선언이었다. 국민의힘과 민주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이 공식화되자 ‘중텐트’ 난립으로는 원내 진입이 쉽지 않다는 위기감에 합당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사실상 개혁신당 중심의 통합이었다. 곧바로 2월 11일 만찬을 겸한 지도자 회의에서 개혁신당은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고 21대 총선 정의당처럼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를 모두 내기로 결정했다.

 

당시 여론조사 추이를 볼 때 개혁신당 지역구 의석이 10석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위성정당 창당의 실익이 크지 않아 정치적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으려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통합 개혁신당 지도부는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하고, 이낙연 대표는 총괄선대위원장도 겸임하기로 했다. 원내대표에 양향자 의원, 최고위원은 김종민·조응천 의원, 금태섭 전 의원, 사무총장은 김철근 전 이준석 대표 비서실장, 정책위의장에 김용남 전 의원과 김만흠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인선도 완료했다. 이렇게  설 연휴 기간 숨가쁘게 제3지대 빅텐트가 성사됐지만 두 거대 정당과 차별화된 새 정치 비전·리더십·인물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특히, 이질적인 정치세력이 단일한 대오를 형성할지에 대해선 당시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지도부 간 합의와는 별개로 당원과 지지층 모두가 ‘정치적 동지’가 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진통은 통합 후 바로 찾아왔다. 통합 선언이 있었던 9일부터 기존 개혁신당 홈페이지에는 탈당 게시글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탈당을 신청하는 인원 뿐 아니라 탈당을 FAX가 아닌 온라인에서도 신청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는 등 당원들의 집단적인 반발이 이어졌다. 이준석 대표가 사과에 나섰으나 그를 지지했던 당원들의 탈당 신청 게시글은 멈추지 않았다. 이준석 대표는 “다(당원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한 합의 내용) 말씀드릴 수 없어 답답하다”고 하소연 했지만 기존 개혁신당 당원들의 이 대표에 대한 신뢰는 상처를 받은 상태였다. 여론조사 흐름도 좋지 않았다. 한국갤럽이 통합 선언 전인 1월 30일~2월 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개혁신당과 이낙연 신당은 나란히 3%였다. 산술적으로 합하면 6%다.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한다면 종잣돈으로 적지 않다. 8년 전 20대 총선에서의 국민의당 돌풍 이상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돌아오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한국갤럽이 통합선언이 있었던 설 연휴가 지난 2월 13일~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물은 결과 개혁신당 지지율은 4%였다. 통합의 컨벤션 효과는커녕 오히려 통합 전 합계 지지율도 얻지 못했다. 더 큰 위험 신호도 있었다. 2주 전 조사에서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은 TK에서 7% 지지율을, 이낙연 신당은 광주/전라에서 5%의 지지율을 보였으나 이번 조사에서 개혁신당은 TK에서 1%, 호남에서 2%에 그쳤다. 두 공동대표의 세력지역이라 할 수 있는 곳에서 지지율이 폭락한 것이다. 

 

인재영입 지지부진, 총선 주도권·정체성 갈등 폭발

 

그런 와중에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개혁신당 견제용 현역의원 ‘물갈이 공천’ 지연 전략으로 거대 양당으로부터 현역의원 ‘이삭줍기’도 진척이 없었다. 지지율 하락, 현역 의원 영입 부진으로 인한 지역구 출마자 인물난에 당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통합 개혁신당은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때쯤 이준석, 이낙연 공동대표가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왔다.

 

결국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가 돌연 취소되면서 양자간 갈등이 표면화됐다. 2월 9일 합당을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당 지도부 회의를 월, 수, 금으로 정례화한다고 밝힌지 이틀 만이다. 2월 18일 두 세력은 4·10 총선 지휘와 더불어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입당 문제를 놓고 공개적으로 정면충돌했다.

 

이날 이낙연 측 김종민 최고위원은 합당 합의대로 선거운동 전권은 이낙연 공동대표에 있고, 배 전 부대표에 대해 공천을 안주겠다 선언한 이준석 공동대표의 요구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용남 정책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누구를 밀어 넣기 위해 당원자격심사에 반대하느냐”며 반박했다.

 

다음날인 2월 19일 이준석-이낙연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낙연 공동대표, 김종민 최고위원은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 도중 안건에 반대하며 퇴장했다. 문제가 된 안건은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선거캠페인 및 정책결정을 위임한다는 것이었다. 이준석 측은 기동성 있는 선거운동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이낙연 측은 선거운동 전체를 다 이준석 개인에게 맡기는 것이 민주정당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며 비판했다. 이준석 측이 통합파기 기획을 밀어붙이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결국 이낙연 공동대표는 다음날인 2월 20일 통합 파기를 선언했다. 제3지대 빅텐트가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화학적 결합’ 실패, 바른미래당 점철…차이점만 노출하다 파경

 

제3지대의 통합 선언 11일만의 파경에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선거를 앞두고 이질적인 세력간 통합은 한계가 분명하다는데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 과거에도 제3지대에서의 이합집산은 항상 출몰했었다. 이준석 대표가 한때 몸담았던 바른미래당도 한 사례다. ‘미래’를 상징하는 안철수와 ‘바른’(공정)을 상징하는 유승민의 결합으로 창당 초기부터 10%대 지지율로 출발했다.

 

하지만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해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폭발한 바 있다. 두 계파가 결국 서로 한 발씩 물러나서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여론은 떠나간 뒤였다. 바른미래당은 지방선거에서 완패했고 창당 초기 10%대 지지율은 4%대로 횡보하며 결국 해체됐다. 이윤우 디포피니언 소장은 “정치 지형상 제3지대 지분은 항상 있었다. 문제는 이들 무당층을 담을 그릇인 비전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정치세력 있는가이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제3지대 정당들은 정치적 이해에 따른 정치세력일뿐이다”고 꼬집었다. 

 

이번 통합 개혁신당의 실패는 이낙연 대표보다 이준석 대표에게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준석 대표의 지지 기반은 2030 남성이다. 이번 통합 신당 결렬 사태 과정에서 이들의 정치적 신뢰가 상당부분 훼손됐다는 분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준석 대표가 리더십 훼손을 당했다고 본다”며 “국민의힘 공천이 순조롭게 진행이 되면서 이준석 개혁신당에 합류할 의원이 있을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개혁신당 비례대표 득표율을 3%~5%수준으로 전망하면서 “단일한 대오를 만들려면 9가지가 달라도 공통점 1가지를 중심으로 갔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준석이라는 ‘미래’와 이낙연의 ‘안정감’이 수도권에서 상보관계로 시너지 효과를 거둘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세력은 차이점만 노출하다가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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