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12 (목)

  • 맑음동두천 2.3℃
  • 구름많음강릉 6.4℃
  • 맑음서울 4.5℃
  • 맑음대전 4.3℃
  • 구름많음대구 7.2℃
  • 맑음울산 6.0℃
  • 맑음광주 5.1℃
  • 맑음부산 7.6℃
  • 맑음고창 1.7℃
  • 맑음제주 7.1℃
  • 맑음강화 3.4℃
  • 맑음보은 1.8℃
  • 맑음금산 2.8℃
  • 맑음강진군 3.5℃
  • 맑음경주시 3.7℃
  • 맑음거제 4.7℃
기상청 제공

정치

제3지대 이준석-이낙연, ‘헤어질 결심’과 총선 전망

URL복사

설 민심에 ‘통합 밥상’ 차리자마자 이준석 지지층 이탈 러시
인재 영입 지지부진에 총선 주도권·정체성 갈등 폭발
‘화학적 결합’ 실패, 과거 점철…차이점만 노출하다 파경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결혼하겠다며 청첩장을 돌린지 11일 만에 결별을 선언했다. 물론 법적으로 혼인한 상태는 아니었다. 성격차이(?) 때문이라는 말도 있고, 당초 기대보다 하객들의 호응이 적어서라는 말도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얘기다. 조급하게 서두르다 일을 그르쳤다는 진단도 나온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난 설 연휴 시작과 함께 전격 통합을 선언했던 개혁신당 중심의 제3지대 ‘빅텐트’가 결국 무산됐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며 국민에게 사과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오만했던 건 아닌지 성찰하겠다며 국민에게 사과했다. 두 대표가 결국 파경을 선택한 이유와 총선 전망을 살펴봤다.

 

설 민심에 ‘통합 밥상’…이준석 지지층 이탈 러시


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 2월 9일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금태섭 대표의 새로운선택, 민주당 탈당파 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4개 정파가 하나의 정당으로 4월 총선을 치르기로 합의해 제3지대 빅텐트가 성사됐다. 합의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상을 깬 전격적인 선언이었다. 국민의힘과 민주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이 공식화되자 ‘중텐트’ 난립으로는 원내 진입이 쉽지 않다는 위기감에 합당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사실상 개혁신당 중심의 통합이었다. 곧바로 2월 11일 만찬을 겸한 지도자 회의에서 개혁신당은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고 21대 총선 정의당처럼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를 모두 내기로 결정했다.

 

당시 여론조사 추이를 볼 때 개혁신당 지역구 의석이 10석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위성정당 창당의 실익이 크지 않아 정치적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으려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통합 개혁신당 지도부는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하고, 이낙연 대표는 총괄선대위원장도 겸임하기로 했다. 원내대표에 양향자 의원, 최고위원은 김종민·조응천 의원, 금태섭 전 의원, 사무총장은 김철근 전 이준석 대표 비서실장, 정책위의장에 김용남 전 의원과 김만흠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인선도 완료했다. 이렇게  설 연휴 기간 숨가쁘게 제3지대 빅텐트가 성사됐지만 두 거대 정당과 차별화된 새 정치 비전·리더십·인물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특히, 이질적인 정치세력이 단일한 대오를 형성할지에 대해선 당시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지도부 간 합의와는 별개로 당원과 지지층 모두가 ‘정치적 동지’가 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진통은 통합 후 바로 찾아왔다. 통합 선언이 있었던 9일부터 기존 개혁신당 홈페이지에는 탈당 게시글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탈당을 신청하는 인원 뿐 아니라 탈당을 FAX가 아닌 온라인에서도 신청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는 등 당원들의 집단적인 반발이 이어졌다. 이준석 대표가 사과에 나섰으나 그를 지지했던 당원들의 탈당 신청 게시글은 멈추지 않았다. 이준석 대표는 “다(당원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한 합의 내용) 말씀드릴 수 없어 답답하다”고 하소연 했지만 기존 개혁신당 당원들의 이 대표에 대한 신뢰는 상처를 받은 상태였다. 여론조사 흐름도 좋지 않았다. 한국갤럽이 통합 선언 전인 1월 30일~2월 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개혁신당과 이낙연 신당은 나란히 3%였다. 산술적으로 합하면 6%다.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한다면 종잣돈으로 적지 않다. 8년 전 20대 총선에서의 국민의당 돌풍 이상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돌아오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한국갤럽이 통합선언이 있었던 설 연휴가 지난 2월 13일~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물은 결과 개혁신당 지지율은 4%였다. 통합의 컨벤션 효과는커녕 오히려 통합 전 합계 지지율도 얻지 못했다. 더 큰 위험 신호도 있었다. 2주 전 조사에서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은 TK에서 7% 지지율을, 이낙연 신당은 광주/전라에서 5%의 지지율을 보였으나 이번 조사에서 개혁신당은 TK에서 1%, 호남에서 2%에 그쳤다. 두 공동대표의 세력지역이라 할 수 있는 곳에서 지지율이 폭락한 것이다. 

 

인재영입 지지부진, 총선 주도권·정체성 갈등 폭발

 

그런 와중에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개혁신당 견제용 현역의원 ‘물갈이 공천’ 지연 전략으로 거대 양당으로부터 현역의원 ‘이삭줍기’도 진척이 없었다. 지지율 하락, 현역 의원 영입 부진으로 인한 지역구 출마자 인물난에 당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통합 개혁신당은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때쯤 이준석, 이낙연 공동대표가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왔다.

 

결국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가 돌연 취소되면서 양자간 갈등이 표면화됐다. 2월 9일 합당을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당 지도부 회의를 월, 수, 금으로 정례화한다고 밝힌지 이틀 만이다. 2월 18일 두 세력은 4·10 총선 지휘와 더불어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입당 문제를 놓고 공개적으로 정면충돌했다.

 

이날 이낙연 측 김종민 최고위원은 합당 합의대로 선거운동 전권은 이낙연 공동대표에 있고, 배 전 부대표에 대해 공천을 안주겠다 선언한 이준석 공동대표의 요구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용남 정책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누구를 밀어 넣기 위해 당원자격심사에 반대하느냐”며 반박했다.

 

다음날인 2월 19일 이준석-이낙연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낙연 공동대표, 김종민 최고위원은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 도중 안건에 반대하며 퇴장했다. 문제가 된 안건은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선거캠페인 및 정책결정을 위임한다는 것이었다. 이준석 측은 기동성 있는 선거운동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이낙연 측은 선거운동 전체를 다 이준석 개인에게 맡기는 것이 민주정당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며 비판했다. 이준석 측이 통합파기 기획을 밀어붙이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결국 이낙연 공동대표는 다음날인 2월 20일 통합 파기를 선언했다. 제3지대 빅텐트가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화학적 결합’ 실패, 바른미래당 점철…차이점만 노출하다 파경

 

제3지대의 통합 선언 11일만의 파경에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선거를 앞두고 이질적인 세력간 통합은 한계가 분명하다는데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 과거에도 제3지대에서의 이합집산은 항상 출몰했었다. 이준석 대표가 한때 몸담았던 바른미래당도 한 사례다. ‘미래’를 상징하는 안철수와 ‘바른’(공정)을 상징하는 유승민의 결합으로 창당 초기부터 10%대 지지율로 출발했다.

 

하지만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해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폭발한 바 있다. 두 계파가 결국 서로 한 발씩 물러나서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여론은 떠나간 뒤였다. 바른미래당은 지방선거에서 완패했고 창당 초기 10%대 지지율은 4%대로 횡보하며 결국 해체됐다. 이윤우 디포피니언 소장은 “정치 지형상 제3지대 지분은 항상 있었다. 문제는 이들 무당층을 담을 그릇인 비전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정치세력 있는가이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제3지대 정당들은 정치적 이해에 따른 정치세력일뿐이다”고 꼬집었다. 

 

이번 통합 개혁신당의 실패는 이낙연 대표보다 이준석 대표에게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준석 대표의 지지 기반은 2030 남성이다. 이번 통합 신당 결렬 사태 과정에서 이들의 정치적 신뢰가 상당부분 훼손됐다는 분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준석 대표가 리더십 훼손을 당했다고 본다”며 “국민의힘 공천이 순조롭게 진행이 되면서 이준석 개혁신당에 합류할 의원이 있을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개혁신당 비례대표 득표율을 3%~5%수준으로 전망하면서 “단일한 대오를 만들려면 9가지가 달라도 공통점 1가지를 중심으로 갔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준석이라는 ‘미래’와 이낙연의 ‘안정감’이 수도권에서 상보관계로 시너지 효과를 거둘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세력은 차이점만 노출하다가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제약업계, 정부 '약가 인하 정책' 반대 전면 재검토 촉구...민관 공동연구 제안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정부의 약가인하정책 강행에 반대하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제약바이오업계가 “정부의 약가 인하 추진에 더해 최근 발발한 중동사태로 산업계 곳곳에서 위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약업계 서명운동에 착수하고, 정부에 공동 연구를 제안했다. 비대위는 “지난해 11월말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제네락 인하) 발표 이후 산업계, 학계, 노동계, 시민단체 등의 문제 제기에도 지금까지 합리적 대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급격한 약가 인하에 제약산업은 무너진다”고 밝혔다. 이어 “약가인하 영향 분석·유통질서 확립·제약산업 선진화 방안 등 3대 사항의 즉각적인 공동연구 착수를 정부에 제안한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11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를 개최하고 약가제도 개선안 논의를 진행한다. 여기에서 이견이 없을 경우 이달 말 열리는 건정심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 제도 시행 절차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와 환자 부담 경감을 위해 복제약 가격을

정치

더보기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모두 불법 비상계엄 당시 헬기 착륙 국회 운동장서 석고대죄하자”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가운데 조경태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모두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헬기가 착륙한 국회 운동장에서 석고대죄할 것 등을 촉구했다. 조경태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 절연과 사과는 결국 국민들의 불신만 키울 뿐이다. 당 지도부의 결의가 진짜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다음 ‘다섯 가지 후속 조치’를 즉각 실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원이 12·3 비상계엄 당시 헬기가 착륙했던 국회 운동장에 모여 국민 앞에 석고대죄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 12월 3일 계엄군 헬기가 내렸던 그곳에서, 민주주의의 심장인 국회가 짓밟히는 것을 막지 못한 안일함을 철저히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는 참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경태 의원은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복당시켜 달라”며 “비상계엄의 위헌성과 불법성을 당내에서 가장 먼저 지적했던 한동훈 전 대표를 징계한 채로 내버려둔다면 우리 당 스스로가 여전히 ‘비상계엄 옹호 정당’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검찰, 강북 약물 2명 연쇄살인 20세 여성 김소영 구속기소...“경제적 만족 위해 남성 이용”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검찰이 강북 약물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 김소영(20세, 여성)을 구속기소했다. 서울북부지방검찰청 형사2부(부장검사: 김가람)는 10일 김소영을 살인, 특수상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현행 형법 제250조(살인, 존속살해)제1항은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제258조(중상해, 존속중상해)제1항은 “사람의 신체를 상해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하게 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제258조의2(특수상해)제2항은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258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ㆍ소유ㆍ사용ㆍ관리하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수사 결과에 따르면 김소영은 지난해 12월 중순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카페에서 정신과에서 처방받아 복용하던 향정신성의약품인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을 섞어 만든 음료수를 피해자 A로 하여금 마시게 해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하고 피하자에게 독성뇌변증의 상해

문화

더보기
근현대문화유산 제도 종합 안내서 발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관리·활용 관련 제도와 행정절차에 대한 국민과 현장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근현대문화유산 길라잡이」(이하 ‘길라잡이’)를 발간하였다. 길라잡이는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신고 및 허가사항 등의 행정 절차,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시 혜택, 명칭 부여 기준, 활용사례, 자주 묻는 질문(FAQ) 등 정책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내용을 총 6장(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개요, 등록문화유산, 근현대문화유산지구, 예비문화유산, 근현대문화유산 활용사례, 참고자료)으로 구성하였다. 이번에 발간한 길라잡이는 지난 2011년 6월 등록문화유산 제도의 인식 확대를 위해 「등록문화재 길라잡이」를 발간한 이후 새로운 제도와 법령을 보완하여 15년 만에 개정 발간한 것이다. 특히, 2023년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며 새롭게 도입된 제도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여 일반 국민들과 관련 업무 담당자들의 혼선을 최소화하고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새롭게 도입된 제도에는 국가등록문화유산(동산 제외) 중 특별히 그 가치를 보존하여야 하는 ‘필수보존요소’와 등록문화유산을 둘러싼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분노를 잠재운 적절한 리액션과 공감의 힘
갈등의 시대, 우리는 왜 먼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지 못하는가.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 30분경, 오이도에서 진접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4호선 안은 여느 때보다 고단한 공기로 가득했다. 출근 시간대가 아닌데도 노인석 주변은 빈틈없이 붐볐고, 연로한 분들이 서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어느 정류장에서인가 붐비는 노인석의 중간 한 자리가 나자마자 한 어르신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평화는 채 두 정류장을 가기도 전에 깨졌다. “아 XX, 좀 저리로 가라고!” 먼저 앉아 있던 노인의 입에서 날카로운 고함과 육두문자가 터져 나왔다. 좁은 자리에 가방까지 메고 끼어 앉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새로 앉은 이는 “나도 앉을 만하니 앉은 것 아니오”라며 항변했지만, 쏟아지는 폭언 앞에 결국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래, X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자리를 뜬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험악해진 분위기 탓에 어느 누구도 그 빈자리에 선뜻 앉지 못했다. 분노의 에너지가 공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오지라퍼 계열인 필자는 객기 부리듯 용기를 냈다. “여기 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자, 화를 내던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