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4학년도 연세대 자연계열 정시모집 최초 합격자 10명 중 4명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위권 자연계열 대학에 합격하고도 의대 선호가 강해지면서 의대행(行)을 택하는 학생들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14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자연계열 및 이공계열 최초 합격자 미등록 인원은 지난해(454명)보다 11.2% 증가한 505명으로 집계됐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자연계·이공계열에 최초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한 인원은 2022학년도 420명→2023학년도 454명→2024학년도 505명으로 3년째 증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연세대 자연계·이공계열의 미등록 인원은 265명을 기록, 지난해(198명)보다 67명 증가했다. 미등록 비율은 38.4%로 지난해(29.9%)보다도 높아졌다.
올해 연세대 자연계·이공계열 정시모집에 최초 합격한 학생 10명 중 4명은 등록을 포기한 것이다.
서울대와 고려대의 사정도 비슷하다.
서울대 자연계·이공계열의 1차 미등록 인원은 76명으로, 지낸해(64명)보다 12명(18.8%) 증가했다.
윤석열 정부의 첨단 인재 양성 정책에 따라 올해 처음 설립된 서울대 첨단융합학부의 경우 6명이 최초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했다. 전체 모집정원(73명)의 8.2%에 달하는 규모다.
컴퓨터공학부의 경우 일반전형 기준으로 27명을 모집하는데 7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미등록 비율은 25.9%로, 지난해 등록 포기율(7.4%)보다도 크게 늘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두 학부 모두 의대 중복 합격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의대 선호에 따라 자연계·이공계열 대학에 합격하고도 의대를 선택한 수험생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고려대는 860명을 모집하는데 164명이 등록을 포기해, 미등록 비율이 19.1%에 달했다. 지난해(22.6%)보다는 미등록 비율이 다소 줄었다.
반면 자연계열 최상위권 성적대 학생들이 몰리는 서울대 의예과 등록 포기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0명을 기록했다. 등록 포기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이공계·자연계열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올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인문계열 미등록자는 367명으로 지난해(414명)보다 47명 감소했다.
그 중에서도 서울대 인문계열 미등록자는 20명으로 지난해(39명)보다 크게 감소했다. 경제학과에서 6명, 경영학과에서 1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임 대표는 "문과도 지원할 수 있는 경희대 한의대나 문과 학생 선발 인원이 정해져있는 이화여대 등으로 빠져 나갔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공계열 학생 중 문과에 교차 지원했다가 다시 의대 등으로 넘어간 학생들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