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 심리는 위축됐지만, 일선 나눔 체감하는 기부액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등 재난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11월30일 기준)보다 올해 동월 동일까지 14.2% 더 많은 기부금을 받았다. 지난해 기부받은 720여억 원보다 약 100억원 더 모금돼 지난달 30일까지 총 820억원이 모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도 지난해보다 더 많은 기부금이 모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 1일부터 시작한 '희망 2023 나눔캠페인'은 모금을 시작한 지 2주가 채 안 됐지만 벌써 3부 능선을 넘었다. 13일까지 1379억원을 기부받아 목표금액(4040억원)의 34.1%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월 동일보다 약 200억원을 더 모았다. 지난해 사랑의열매는 12월13일까지 목표금액 3700억원 중 1197억원(32.4%)을 모았다. 다만 두 달간 진행되는 모금 운동인 걸 고려해 사랑의열매는 "대략적으로 기업이 전체 기부금의 3분의 2, 민간이 3분의 1을 차지한다. 기업의 사정에 따라 앞으로 (모금액이) 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사랑의연탄)도 지난해보다 많은 후원을 받았다. 김은희 사랑의연탄 간사는 "보통 10월부터 2월까지가 봉사 기간이라 12월까지 진행한 활동은 집계하지 않았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작년과 재작년 코로나(시기)에 비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김 간사는 "(사랑의연탄은) 후원과 봉사를 같이 진행하다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부 완화되면서 봉사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그러면서 후원도 늘어난 거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기부금이 늘어난 데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등 재난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장윤주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은 "재난이나 참사가 있을 때 기부가 늘어나는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관찰된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며 "올해 울진-삼척 산불,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있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경우에는 가상화폐를 통해 기부하는 그룹들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세청 통계를 보면 2019년 14조6천억원에서 2020년 14조4000억원으로 (총 기부액이) 2000억원 줄었다. 기업 기부가 1000억원 줄고 개인 기부가 1000억원 줄었는데 (전체 기부 중) 기작기 때문에 기업이 때문에 기업이 많이 줄고 개인은 거의 줄지 않았다고 얘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가이드스타가 2021년 한 해 동안 미국 내 약 490개의 자선재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재단들의 배분 사업은 전년도에 비해 약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Gulliver-Gracia, 2022).
코로나19의 위험 정도에 따른 기부 변화를 측정한 연구에서도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초부터 연말까지 꾸준히 기부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Fridman, 2022). 이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위험이 가장 높았을 때 기부가 32.9% 늘었다.
국내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기빙코리아가 2020년 국내 성인 2006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기부 행동 변화를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0.8%가 기부 행위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모르는 사람에 도움을 제공하는 비율(22.2%)이 코로나19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한편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2분기 100.9를 기록했지만, 9월(91.4), 10월(88.8), 11월(86.5)를 기록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CCSI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치(2003~2021년)와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인 것을 뜻하며,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걸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