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3일 과잉생산된 쌀의 시장 격리를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심의하는 안건조정위원장에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선출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3일 오후 국회에서 2차 안건조정위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홍문표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불참했다.

홍 의원은 이날 "법안 소위에서도 날치기를 하고 안건조정위에서도 날치기를 하면 되겠느냐"며 "이미 (정부가) 45만톤을 매입하겠다고 했으면 그 문제에 대해선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쌀값 (문제 해결에 관한 입법을) 지시했다고 전부 날치기로 하고 우리가 들러리를 서는 건 수모다"라며 "그래서 참여를 안 하는 것이다"고 언급했다.
결국 신정훈·윤준병·이원택 민주당 의원과 윤미향 무소속 의원만 참석한 상태에서 위원장 선출이 이뤄졌다.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홍 의원은 임시 의장으로 권한을 수행하지 않았다"라며 "임시의장 역할을 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차순위 연장자가 임시의장 역할을 해 오늘 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미향 의원도 "안건조정위의 절차에 대해 무시하고 모독하는 건 국회 절차에 대한 무시다"며 "임시의장으로서 역할을 회피하는 건 문제다"고 의견을 보탰다.
야당 의원들은 차순위인 윤준병 민주당 의원에게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긴 뒤 회의를 개의했다. 이후 윤 의원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아 안건조정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안건조정위를 신청한 당사자들이 나와 의견도 제출하고 회의를 통해 합의안을 만들어내는 노력을 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유감스럽다"라며 "다음 회기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원만히 회의를 진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안건조정위에 올라온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신정훈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것으로, 쌀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 이상 하락하면 정부가 쌀 매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법안소위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단독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안건조정위원회를 신청했다. 안건조정위는 상임위 내 쟁점 법안을 다수당이 일방 처리하지 못하도록 한 국회법상 기구다.
다만 재적 위원(6명) 중 3분의 2가 찬성하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안건위는 민주당 3명(신정훈·윤준병·이원택 의원), 국민의힘 2명(홍문표·정희용 의원), 무소속 1명(윤미향 의원)으로 구성됐는데,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출신인 윤 의원이 법안에 찬성할 경우 안건위 처리가 가능하다.
여야는 지난달 29일 1차 안건조정위에서 위원장을 선출하려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신 의원은 이날 "안건조정위는 민주당 법안이 뭐가 부족하고 어떤 부분이 타당한지 충분히 이야기하자는 취지"라며 "여야가 충분히 논의하고 토론하면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건조정위원장이 선출됨에 따라 양곡관리법 개정안 처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원장 선출 강행을 두고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