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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고교학점제' 3년뒤 전면도입…'학점 인플레' 의견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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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 2018·2020년 성취평가 등급 분석
A등급 일반고 10%·자사고 30%·과고 60%대
입시업계 "내신 유리한 자사고, 대입 경쟁력↑"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김경희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1일 교육부 등이 주최한 '고교학점제 정책 포럼'에서 고교학점제 도입 예고에 따른 선결 현안으로 지적되는 내용들을 소개했다.

토론회에서 김 연구위원은 "2018~2020년 성취평가제 결과를 보면, 전체 고교에서는 A는 18%대로 연도간 큰 변동이 없고 일반고는 대체로 이런 경향과 유사하다"면서도 "외국어고·과학고·자사고 등은 A의 비율이 30~72%로 다른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부작용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며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학점 인플레이션이 나타난다고 볼 만한 근거는 아직 없다"며 "추가 모니터링을 통해 우려되는 상황이라 판단되면 해결 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학생들은 현재 1~9등급 방식의 상대평가 대신에 A-B-C-D-E로 표기되는 등급과 'I'(미이수)로 표기되는 '성취평가' 성적을 받는다.

성취평가제는 2016년부터 고등학교 보통교과인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에 도입됐다. 현재 교과 내 일반선택과목에서는 1~9등급 상대평가 석차등급과 함께 제공된다.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2025년부터는 일반선택, 융합선택, 진로선택 등 모든 선택과목으로 확대된다. 단 대체로 고1이 이수하는 공통과목엔 여전히 상대평가를 유지한다.

김 위원이 토론회에서 언급한 자료는 평가원이 시도교육청들의 수탁을 받아 매년 진행하는 '성취평가 결과 자료 분석' 연구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국 모든 고교를 대상으로 고등학교 성취평가제 정보공시 자료를 이용해 운영 실태를 분석한 것이다.

대전시교육청 수탁으로 진행된 2020학년도 1학기 분석 결과를 보면, 같은 과목·학년을 봤을 때 과학고와 자사고, 외국어고(외고)가 일반고, 특성화고보다 A등급을 획득한 학생 비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2020학년도 1학년 1학기 국어의 경우, 과학고는 84.5%, 자사고는 31.0%, 외고는 36.7%였고 일반고는 16.7%에 그쳤다. 수학의 경우, 과학고 70.1%, 자사고 30.6%, 외고 29.5%였으며 일반고는 15.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영어는 과학고 68.3%, 자사고 33.9%, 외고 28.8%, 일반고 17.7% 순이었다.

고등학교 2~3학년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격차가 나타났다.

같은 해 2학년 1학기 학교유형별 국어 A등급 비율을 살펴보면 과학고 69.5%, 외고 47.3%, 자사고 36.5%, 그리고 일반고 18.9%였다. 이 순서는 3학년 1학기 국어에서도 과학고 55.2%, 외고 27.5%, 자사고 22.4%, 일반고 8.8%로 동일했다.

영어의 경우 2학년 1학기 과학고 61.2%, 자사고 31.5%, 외고 30.7%, 일반고 17.2%였으며, 3학년 1학기는 과학고 66.6%, 외고 25.2%, 자사고 22.1%, 일반고 14.8%로 나타났다.

수학은 과학고 56.0%, 외고 31.4%, 자사고 28.3%, 일반고 14.3% 순이었다. 영어 A등급 비율은 과학고 61.2%, 자사고 31.5%, 외고 30.7%, 일반고 17.2%로 집계됐다.

3학년 1학기 수학을 살펴보면 외고 34.4%, 자사고 26.2%, 일반고 17.6%였다. 영어는 과학고 66.6%, 외고 25.2%, 자사고 22.1%, 일반고 14.8% 순이다.

 

김 연구위원 말처럼 우려하지 않을 수준일까. 교육계 입장은 엇갈렸다.

입시업계는 이 같은 변화가 특목고 학생들에게 '호재'로 작용해 일반고와의 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금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자사고·과고가 내신점수 획득에 불리하다는 걸림돌이 있지만 고교학점제 이후부터는 절대평가로 오히려 내신 획득에 유리한 학교가 된다"며 "이미 일반고보다 스펙 쌓기에 유리한데 내신에서도 앞서간다면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등 수시에서도 지금보다 훨씬 유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대표는 "이미 전체 수험생의 5% 규모인 특목고 출신 학생들이 서울·연세·고려대 학종 합격생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절대평가로 내신의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A등급을 받는 규모나 비교과 프로그램의 질적 차이로 인해 대입에서의 일반고와 명문고 간 경쟁력은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일선 교사는 위기감을 느낀 일반고에서 '학점 퍼주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장지환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교사는 "대입에서 등급으로만 학생을 평가한다면 학교 유형에 따른 유·불리에 큰 영향을 미칠 거고, 학교에서는 난이도 조절을 통한 성적 부풀리기 등 위험한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며 "등급뿐만 아니라 면접·자기소개서·에세이 등을 통한 정성평가를 확대해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리도록 대입전형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학종의 공공성에 대해 무너진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며 "A~E등급은 평가가 아닌 학생들이 직접 선택한 과목의 성취도를 높이기 위한 '이수'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여러가지 제도적 보완으로 '학점 인플레이션'의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도 있다.

교육계에서 '학종의 설계자'로 알려진 김경범 서울대 교수는 "성적 부풀리기가 있을 개연성은 있지만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시도교육청에서도 절대평가에서 등급을 줄 수 있는 범위에 관한 지침을 원점수나 학생 비율을 기준으로 만드는 등 통제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자사고·외고도 30% 안쪽에서 그 범위가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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