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들어 국내 증시가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900% 넘게 오른 주식이 있다. 바로 공구우먼이다. 지난 3월 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공구우먼의 공모가는 2만원*으로 희망 공모가였던 2만6천원 ~ 3만1천원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다.
상장 첫날에도 따상은 커녕 공모가였던 2만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상한가를 기록하더니 7월 6일 기준으로 상장 첫날 대비 911.38% 올랐다.
공구우먼이 급등한 이유는 무상증자 때문이다. 무상증자란 '무상' 뜻 그대로 대가를 받지 않고 주주들에게 새 주식을 나눠주는 것을 뜻한다. 공구우먼은 지난달 14일 1주당 신주 5주를 발행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했다. 무상증자 발표 이후 공구우먼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최근에도 5번이나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현재 공구우먼의 주가는 무상증자로 상장했을 때와 가격이 변동됐다.
무상증자 왜 하는 걸까?
무상증자는 회사가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바꾸는 걸 뜻한다. 예를 들어 자본금 1천만원(액면가 1천원 x 1만주) 회사가 열심히 일해서 9천만원(=잉여금)을 벌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이 회사의 자본은 1억이 된다. 이때 회사가 자본금을 2천만원으로 늘리고 싶을 경우 잉여금으로 1천만 원어치의 신주를 발행해서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게 바로 무상증자다.
사실 대출, 채권 발행, 유상증자 등의 방법으로도 자본금을 늘릴 수 있다. 그럼에도 회사가 무상증자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회사 이미지 관리 차원이다. 무상증자를 했다는 건 그만큼 회사가 돈을 많이 벌었다는 증거인데, 이는 곧 회사의 재무상태가 튼튼하다는 것을 뜻한다. 재무상태가 건전하면 회사에 대한 기존 주주들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신규 투자도 유치할 수 있는 등 회사 이미지가 좋아지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무상증자는 주식시장에서 흔히 호재로 여겨지며 회사 주가가 오르게 된다.
그래서 공구우먼은 어떤 회사?
공구우먼은 빅사이즈 여성의류 쇼핑몰이다. 공구우먼이 설립되기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빅사이즈 여성의류를 사려면 이태원을 방문하거나 해외 쇼핑몰을 이용해야 하는 어려움을 감수해야 했다.
2006년에 설립된 공구우먼은 백화점 등의 중간 유통채널을 생략하고 직영 매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D2C 방식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특히 개그우먼 김민경 씨를 모델로 선정한 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회사 인지도가 커졌다. 또 코로나로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면서 한층 더 성장했는데, 현재 온라인몰 회원 수는 43만 명에 달한다.
앞으로의 전망은?
공구우먼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공구우먼의 작년 매출은 473억으로 전년 대비 44.6% 증가했다. 하지만 일부 증권가에서는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최근 66걸스, 핫핑 등 빅사이즈 의류 경쟁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66걸스의 경우 지난해 456억원의 매출을 올려 공구우먼을 바짝 추격하고 있어요.
현재 주가도 매출 대비 높다고 볼 수 있다. 현재는 주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지난 6일까지만 해도 공구우먼의 시가총액은 작년 매출이 1조 6천억에 달했던 미국의 빅사이즈 의류 쇼핑몰 '토리드'보다도 높았다. 공구우먼의 작년 매출이 500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볼 수도 있다.
글쓴이=머니뉴스 이성윤 대표
**이 기사는 2022년 7월 8일 주식 뉴스레터 '머니뉴스'에 발행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