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28 (금)

  • 맑음동두천 3.3℃
  • 맑음강릉 8.4℃
  • 맑음서울 4.7℃
  • 맑음대전 7.1℃
  • 맑음대구 7.8℃
  • 맑음울산 8.5℃
  • 구름조금광주 9.4℃
  • 맑음부산 9.1℃
  • 구름조금고창 8.1℃
  • 구름조금제주 12.3℃
  • 맑음강화 4.4℃
  • 맑음보은 5.3℃
  • 맑음금산 6.4℃
  • 구름조금강진군 10.4℃
  • 맑음경주시 7.7℃
  • 맑음거제 8.8℃
기상청 제공

문화

【책과사람】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URL복사

그들은 왜 나치에 열광했나?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미국과 프랑스와 같이 자유민주주의가 굳건해 보였던 나라에서조차 극우 민족주의 권위주의 등의 비민주적 가치를 앞세운 후보가 득세하고 있다. 러시아의 푸틴 역시 선거를 통해 집권하고 권위주의를 실현했다. 오늘날 우리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가 히틀러가 선택한 과거와 다시 끊임없이 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저자는 현대 민주주의를 확립한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벌어진 민주주의의 죽음을 국제 정세·법률·정치·경제·사회 영역을 아우르며 분석한다. 이를 위해 독일인이 경험한 주요 사건, 정치인들의 권력 투쟁의 막후를 당대인의 발언과 시선을 따라 펼쳐 보인다. 


패전 원인을 둘러싼 집단기억 왜곡과 전쟁배상금 등의 전쟁 후유증은 당시 국정에 참여하는 최대 정당이자 민주주의 성향이었던 사회민주당과 민주주의 공화국에 대한 불만을 키웠다. 의회민주주의제의 바이마르공화국은 사회민주당 등의 좌파가 주도해 1차 세계대전 패전 직전 독일제국을 붕괴시킨 혁명으로 탄생한 나라였다. 패전 후에 군대 최고사령부의 핵심 인사들은 ‘당시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민주주의자들이 일으킨 내분으로 등을 찔려 패배했다’는 배후중상설을 퍼뜨렸고 수백만 명의 독일인들은 이를 믿었다. 자유민주주의와 이를 지지하는 정치인을 향한 환멸은 점차 가속화됐다.


전쟁배상금과 금본위제의 모습으로 찾아온 국제 질서, 무역과 경제 난민 위기로 찾아온 세계화는 이에 분노하는 이들이 곧 자유민주주의의 적대자가 되도록 내몰았다. 국제 질서와 세계화의 부정적인 여파는 곧 민주주의 정치인들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다. 금융 위기와 세계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독일인도 고통받고 난민들이 독일로 몰려올 때 나치는 자급자족 경제론과 이민 난민 국외추방 등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며 반세계화 정서를 토대로 성장했다.

 

 

각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택


1930년대 초에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데에는 안정된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자신들의 욕망을 채울 수 없던 세력과, 자신들의 입장이 충분히 대표되지 못한다고 느끼는 세력의 반정부 운동이 한몫했다. 이들에 대해 저자는 ‘히틀러 같은 인물이 통치하는, 야만적이고 무법적인 독재정부를 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저 각자의 문제를 가장 쉽고 빠르게 해결하고 싶었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히틀러가 총리가 되는 데에는 국민의 지지뿐만 아니라 집권 우파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했다. 기성 보수 정치인들이 오판하지 않았다면 총리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1930년대부터 이들이 대통령의 총리 임명권과 비상명령을 이용해, 의회 다수당 지도자가 아닌 자신들이 간택한 사람들을 총리로 세우며 집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귀족 출신이었던 집권 우파 정치인들은 변변찮은 세관원의 아들이었던 히틀러를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책은 ‘현대적인 민주주의 제도가 정착된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어떻게 그렇게 민주주의가 급격히 무너졌는지’라는 질문에 답하며 그 복잡한 맥락을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여러 집단·개인의 선택과 목소리를 살피며 민주주의자와 반민주주의자, 세계주의자와 반세계주의자의 분열은 물론, 사회계층·지역·종교 민족 등으로 나라 전체가 뿌리 깊게 분열해 히틀러밖에 선택하지 못하고 독재정권의 야만을 막아내지 못한 한 나라를 그려낸다. 그렇다면 바이마르 민주주의 붕괴의 핵심은 무엇이었는가? 저자는 ‘배타적인 음모론과 비합리성에 치우치는 문화 속에서, 거대한 반정부 운동이 엘리트들의 복잡한 이기주의와 결합한 결과’라고 짚는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추경호 체포동의안 국회 통과...재석 180명 중 찬성 172명...국민의힘 의원들 모두 표결 불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회의 12·3 비상계엄 해제 요구 의결을 방해한 혐의로 현행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ㆍ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범한 조은석 특별검사팀으로부터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27일 본회의를 개최해 ‘국회의원(추경호) 체포동의안’을 재석 180명 중 찬성 172명, 반대 4명, 기권 2명, 무효 2명으로 통과시켰다. 이날 표결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실시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표결에 불참했다. 현행 헌법 제44조제1항은 “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 추경호 의원은 신상발언을 해 “저는 계엄 당일 우리 당 국회의원 그 누구에게도 계엄해제 표결 불참을 권유하거나 유도한 적이 없다”며 “국민의힘 의원 그 누구도 국회의 계엄해제 표결을 방해한 사실도 없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추경호 의원은 “저에 대한 영장 청구는 국민의힘을 위헌 정당 해산으로 몰아가 보수정당의 맥을 끊어버리겠다는 내란몰이 정치공작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과 학술교류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과 지난 27일 오후 2시 실학박물관 열수홀에서 학술교류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은 양 기관 간 학술 네트워크 구축과 협력 체계 강화를 위해 마련됐으며, 장서각에서는 이창일 고문서연구실장과 허원영 선임연구원이, 실학박물관에서는 김태완 팀장과 진미지 학예연구사 등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보유 자료 기초 조사 실시 및 협업 △문화유산‧한국학 관련 학술대회 공동 기획 및 개최 △각종 자료집·역주서·연구서 공동 기획 및 간행 △전문 연구인력의 상호 교류 및 기타 협업 모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최근 장서각이 그동안 이름으로만 전해지던 최한기의 저술 『통경』을 발견함에 따라, 최한기 가문 자료를 다수 소장한 실학박물관과의 협력 연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양 기관은 최한기의 저술과 가문의 고서‧고문서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기초자료 집성’을 추진하고, 최한기를 중심으로 한 특성화 연구 주제 개발 및 심화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옥영정 장서각 관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여러 기관에 분산돼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했던 최한기

문화

더보기
이희준 특별전 개최... 출연작과 함께 연출작도 상영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 성북구 소재 성북문화재단 아리랑시네센터에서는 독립영화 배급사 필름다빈과 협업해 오는 11월 30일(일) 배우 이희준의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배우로 널리 알려진 이희준의 작품 세계는 물론, 그가 직접 연출한 단·중편 영화까지 함께 조명하는 자리로, 배우와 감독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희준 특별전은 두 가지 섹션으로 진행된다. 1부 ‘배우 이희준’ 섹션에서는 이희준이 출연한 강진아 감독의 장편 ‘환상 속의 그대’를 비롯해, 2부 ‘감독 이희준’ 섹션에서는 이희준이 직접 연출한 단편 ‘병훈의 하루’와 중편 ‘직사각형, 삼각형’을 상영한다. 특별전에는 이희준과 영화 전문가가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가 예정돼 있으며, 배우와 감독으로서의 경험, 창작 과정, 독립영화 현장에서의 의미 등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아리랑시네센터는 이번 특별전은 ‘배우 이희준’과 ‘감독 이희준’의 두 세계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시도라며, 지역 주민 및 영화 팬들이 이희준 배우와 감독의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행사 장소는 아리랑시네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