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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과사람】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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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나치에 열광했나?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미국과 프랑스와 같이 자유민주주의가 굳건해 보였던 나라에서조차 극우 민족주의 권위주의 등의 비민주적 가치를 앞세운 후보가 득세하고 있다. 러시아의 푸틴 역시 선거를 통해 집권하고 권위주의를 실현했다. 오늘날 우리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가 히틀러가 선택한 과거와 다시 끊임없이 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저자는 현대 민주주의를 확립한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벌어진 민주주의의 죽음을 국제 정세·법률·정치·경제·사회 영역을 아우르며 분석한다. 이를 위해 독일인이 경험한 주요 사건, 정치인들의 권력 투쟁의 막후를 당대인의 발언과 시선을 따라 펼쳐 보인다. 


패전 원인을 둘러싼 집단기억 왜곡과 전쟁배상금 등의 전쟁 후유증은 당시 국정에 참여하는 최대 정당이자 민주주의 성향이었던 사회민주당과 민주주의 공화국에 대한 불만을 키웠다. 의회민주주의제의 바이마르공화국은 사회민주당 등의 좌파가 주도해 1차 세계대전 패전 직전 독일제국을 붕괴시킨 혁명으로 탄생한 나라였다. 패전 후에 군대 최고사령부의 핵심 인사들은 ‘당시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민주주의자들이 일으킨 내분으로 등을 찔려 패배했다’는 배후중상설을 퍼뜨렸고 수백만 명의 독일인들은 이를 믿었다. 자유민주주의와 이를 지지하는 정치인을 향한 환멸은 점차 가속화됐다.


전쟁배상금과 금본위제의 모습으로 찾아온 국제 질서, 무역과 경제 난민 위기로 찾아온 세계화는 이에 분노하는 이들이 곧 자유민주주의의 적대자가 되도록 내몰았다. 국제 질서와 세계화의 부정적인 여파는 곧 민주주의 정치인들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다. 금융 위기와 세계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독일인도 고통받고 난민들이 독일로 몰려올 때 나치는 자급자족 경제론과 이민 난민 국외추방 등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며 반세계화 정서를 토대로 성장했다.

 

 

각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택


1930년대 초에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데에는 안정된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자신들의 욕망을 채울 수 없던 세력과, 자신들의 입장이 충분히 대표되지 못한다고 느끼는 세력의 반정부 운동이 한몫했다. 이들에 대해 저자는 ‘히틀러 같은 인물이 통치하는, 야만적이고 무법적인 독재정부를 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저 각자의 문제를 가장 쉽고 빠르게 해결하고 싶었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히틀러가 총리가 되는 데에는 국민의 지지뿐만 아니라 집권 우파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했다. 기성 보수 정치인들이 오판하지 않았다면 총리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1930년대부터 이들이 대통령의 총리 임명권과 비상명령을 이용해, 의회 다수당 지도자가 아닌 자신들이 간택한 사람들을 총리로 세우며 집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귀족 출신이었던 집권 우파 정치인들은 변변찮은 세관원의 아들이었던 히틀러를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책은 ‘현대적인 민주주의 제도가 정착된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어떻게 그렇게 민주주의가 급격히 무너졌는지’라는 질문에 답하며 그 복잡한 맥락을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여러 집단·개인의 선택과 목소리를 살피며 민주주의자와 반민주주의자, 세계주의자와 반세계주의자의 분열은 물론, 사회계층·지역·종교 민족 등으로 나라 전체가 뿌리 깊게 분열해 히틀러밖에 선택하지 못하고 독재정권의 야만을 막아내지 못한 한 나라를 그려낸다. 그렇다면 바이마르 민주주의 붕괴의 핵심은 무엇이었는가? 저자는 ‘배타적인 음모론과 비합리성에 치우치는 문화 속에서, 거대한 반정부 운동이 엘리트들의 복잡한 이기주의와 결합한 결과’라고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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