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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노태우 국가장 5·18 관련 범죄자들 면죄부"…들끓는 광주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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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저한 공훈 남겨 국민 추앙받는 사람인가"
"통합은 온전한 반성과 사죄를 전제로 가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5·18민주화운동 단체와 광주시민사회·노동계·정계·법조계가 전직 대통령 고 노태우(89)씨의 장례를 국가장(國家葬)으로 치르는 것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헌정 질서를 유린하고 민중을 학살한 범죄자에게 국가장 예우를 하는 것은 면죄부를 주는 꼴이자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5·18민주유공자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와 5·18기념재단은 27일 성명을 내고 "12·12 군사 반란, 5·18 시민 학살, 내란죄, 뇌물수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노태우의 장례 비용이 국고로 부담된다. 헌법을 파괴한 죄인에게 국가장을 치르기로 한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5·18단체는 "신군부 실세인 노태우는 1980년 5월 학살에 대해 단 한 번도 직접 사죄하지 않았다. 2011년 펴낸 회고록에서 '광주시민들이 유언비어에 현혹된 것이 사태의 원인이었다'며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기도 했다. 국민 통합, 화해와 용서는 온전한 반성과 사죄를 전제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41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도 "노태우 국가장 결정은 '5·18과 쿠데타만 빼면 잘했다'는 망언과 반역사 인식을 정부 스스로 정당화 해주는 꼴"이라며 "범죄자를 예우하는 법과 제도를 바로 잡을 것"을 촉구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도 "노태우씨는 군사 반란으로 권력을 찬탈하고, 군대를 동원해 광주시민들을 학살한 수괴다. 학살 책임을 부인하기도 했다. 이런 노씨가 국가장 대상자인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인지 문재인 정부에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시민협은 "노태우 국가장은 미완성인 5·18의 진실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 의지에 반하는 것이며, 진실을 왜곡하고 끝내 참회하지 않은 학살자들에게는 면죄부를 준 셈"이라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당장 관련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광주진보연대도 "5·18 광주 학살 주범 노태우에게 국가장 예우를 하는 것은 국민이 피 흘리며 지킨 민주주의와 정의를 짓밟는 것이며, 민주공화국이라는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진보연대는 "지난 41년간 광주와 국민 앞에 사죄·참회의 기회를 저버리고 영원히 역사의 죄인으로 남을 노태우를 거울삼아 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도 속도감 있고 성역 없는 조사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도 성명을 통해 "노태우는 끝끝내 5·18 진실을 감췄다. 유언을 통해서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이것이 노태우의 민낯이다. 정부가 나서 노태우를 예우하는 것은 역사적·사법적 평가를 마친 5·18 관련 범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자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민변은 "우리 사회가 적법하고 올바른 기준을 세우지 않은 채 정치적 필요를 좇아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논의·결정을 반복한다면, 전두환씨에 대해서도 똑같은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며 "전직 대통령인 범죄자에 대한 예우를 더는 반복해서 안 된다"고 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도 "민주주의를 갈망하던 국민들을 살육하고 민주주의의 피를 흡혈했던 범죄자에게 국가장이라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의 결정을 강하게 규탄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지역 국회의원 7명도 공동 성명을 내고 "5·18 학살 주범 노태우에 대한 역사적 단죄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국가장 예우를 해주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국민과 민주열사의 헌신으로 만든 대통령 직선제가 노태우의 시혜인 양 호도되고 있다.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잠들어 있는 그들 앞에 노태우의 국가장은 그저 호사일 뿐이다. 참회하지 않은 학살 책임자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면 후손에게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정의를 이야기할 수 없다"고 국가장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진보당 광주시당도 "노태우는 광주 학살 행위를 사죄하지 않았다. 진실도 감췄다. 범죄 행위로 대통령 예우를 박탈당한 그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는 것은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국가장 취소를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국무회의를 통해 전날 사망한 노태우씨의 장례를 30일까지 닷새간 국가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유해는 관련 법(내란범죄자 안장 불가)에 따라 국립묘지에 안장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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