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일수 늘며 학폭도 증가…코로나 전보다는 적어
언어·신체폭력 늘어…집단 따돌림·사이버폭력 감소
목격 학생 69% "알리거나 도와줬다"…5.6%p 증가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지난해 2학기부터 초·중·고교 학생들의 등교가 확대되면서 학교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전체 학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폭력과 신체폭력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도 크게 늘었고, 집단따돌림과 사이버폭력은 감소했다.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학생 약 89%는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거나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5일 전북을 제외한 16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실시한 '2021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총 344만명(88.8%)이 참여해 지난해보다 49만명(6.2%포인트) 증가했다.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적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전체 학생의 약 3만6000명(1.1%)이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해 9~10월 조사 당시(0.9%)보다는 0.2%포인트 늘었으나,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6%)보다는 0.5% 적은 수치다.
초등학생의 피해 응답이 전년 대비 0.7%포인트 오른 2.5%였으며, 중학교는 0.1%포인트 감소한 0.4%, 고등학교는 0.06%포인트 감소한 0.2%로 나타났다.
피해유형을 중복 응답할 수 있게 한 결과 학생 1000명 중 7.4명이 언어폭력을 당했다고 답했다. 전년 대비 2.5명 증가했다. 집단따돌림은 1.2명 감소한 2.6명, 신체폭력은 1명 증가한 2.2명이 경험했다. 사이버폭력은 0.1명 감소한 1.7명으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피해유형별로 언어폭력 비중이 41.7%로 가장 크고, 집단따돌림 14.5%, 신체폭력 12.5%, 사이버폭력 9.8%, 스토킹 6.2%, 금품갈취 9.8%, 강요 5.4%, 성폭력 4.1% 순으로 나타났다. 언어폭력 비중은 전년 대비 8.2%포인트, 신체폭력도 4.5%포인트 늘었다. 반면 집단따돌림은 전년 대비 11.5%포인트, 사이버폭력은 2.5%포인트 감소했다.
언어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응답은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을, 반대로 집단따돌림과 스토킹은 가장 낮은 비중을 보였다. 언어폭력은 초등학교에서, 사이버폭력은 중학교에서 특히 응답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거나 신고하는 비율은 큰 폭으로 늘었다. 피해 학생 89.3%는 "피해 사실을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고 응답했다. 피해 알림·신고 비율은 2019년 81.8%에서 2020년 82.4%, 2021년 89.3%로 늘었다.
가해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모두 1만2000명(0.4%)이었다. 지난해 조사보다는 약 3000명(0.1%포인트) 증가했으나, 2019년 조사 대비 1만명(0.2%포인트) 적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이 0.85%로 가장 많고, 중학생은 0.16%, 고등학생은 0.04%로 나타났다.
가해 학생 중 35.7%는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가해를 했다고 밝혔으며, 20.5%는 상대방이 먼저 괴롭혔다고 답했다. 10.5%는 오해와 갈등, 10.3%는 화풀이 또는 스트레스를 가해 이유로 들었다.
학교폭력을 목격했다고 답한 학생은 7만9000명(2.3%)로, 2020년보다 1만2000명(0.02%포인트), 2019년 6만9000(1.7%포인트) 적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후 행동으로는 69.1%가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고 응답했다. "목격 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29.9%였다.
한효정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지표연구실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실시된 지난해 조사보다 피해·가해·목격 응답률이 증가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학생 간 대면 상호작용이 축소돼 교우관계 형성이나 갈등 관리의 어려움 등이 작년 2학기 등교수업 확대와 함께 표출된 결과"라며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현장의 변화와 학생들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교육부는 이번 전수조사 결과와 최근 학교폭력 사안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2022년 시행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