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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백세】 미생물 불균형이 병을 부른다

내 세균 다양성 감소 및 구성 변화… 각종 질환 원인 및 개선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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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장내 미생물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과 질환과의 연관성이 밝혀지고 있다. 인스턴트 가공 식품의 과다한 섭취나 수면부족, 항생제의 남용, 스트레스, 음주와 흡연, 노화 등에 의해 장내 미생물 균형이 망가지면 각종 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 이 같은 질환들은 또한,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회복함으로써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 몸의 과도한 면역반응


각종 연구 결과에 따르면 크론병 환자의 예후는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 감소 및 구성 변화와 관련이 있다. 크론병은 장 점막에 염증, 궤양, 협착, 누공 등을 발생시켜 복통, 설사, 혈변 등을 유발하는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이다. 


크론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과 함께 소화관 내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장내 세균총에 대한 우리 몸의 과도한 면역반응 때문에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박동일, 박수경 교수 연구팀은 일반적인 약제로 치료가 잘 되는 양호한 예후를 보이는 크론병 환자와 여러 가지 생물학제제를 사용했거나 합병증이 발생해 여러 차례 장 절제술을 받았던 불량한 예후를 보이는 환자 사이에 장내 미생물총의 차이가 존재함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지난 2014년 강북삼성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건강한 18세 이상 성인남녀 1473명의 대조군과 국내 15개 대학병원에서 2017~2018년 대변 샘플을 제공받은 370명의 크론병 환자의 임상 정보와 장내미생물총 검사 결과를 비교해 3개 그룹으로 나눴다. 예후가 양호한 그룹, 예후가 중간 정도인 그룹, 예후가 불량한 그룹이다. 


연구 결과 불량한 예후를 보인 그룹에선 양호한 예후를 보인 그룹에 비해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감소돼 있었고, 미생물인 에셰리키아 콜라이(E. coli), 프로덕타(Producta),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코프로코커스(Coprococcus)가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 특히 에셰리키아 콜라이가 예후를 좋지 않도록 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염증 반응 유도해 증상 악화


아토피 피부염이나 접촉성 피부염과 같은 염증성 피부 알레르기 질환은 환자의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이 염증 반응을 유도해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권호근 교수와 포항공과대학 생명과학과 임신혁 교수, 이뮤노바이옴 연구팀은 아토피 · 접촉성 피부염에서 항염증성 장내공생미생물이 염증 인자를 크게 줄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에서 장 유래 면역세포를 분리해 다양한 장내 미생물과 함께 배양한 후 항염증 기능을 가진 락토바실러스 케세이, 락토바실러스 애시도필러스, 락토바실러스 루테리, 비피도박테리움 비피덤, 스트렙토코커스 써모필러스 등 장내미생물 조합 5종(IRT5)을 찾았다.


이후 집진드기를 이용한 아토피 피부염과 접촉성 피부염 동물 모델에서 염증성 피부 알레르기 치료 효과를 검증한 결과 IRT5 투여군에서 모든 염증 인자 측정치가 대조군보다 50% 이상 개선됐다. 


염증 억제 면역세포인 면역조절 T세포는 대조군에서는 1.8%로 측정됐지만, IRT5 투여군은 7.5%로 3배 이상 높았다. 지방간 또한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질환 중 하나다. 안상봉 노원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유산균이 장내 미생물 활동에 영향을 미쳐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간내 지방량, 중성지방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안 교수는 3개월 간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68명을 대상으로 유산균과 위약을 무작위 투여한 후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유산균 섭취 전과 후의 체지방 변화, 간내 지방량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 유산균을 복용한 환자그룹에서 체중과 전체 지방량이 감소했다. 간내 지방량도 대조군에 비해 2.61% 감소하고, 중성지방도 평균 34ml/dl 감소했다. 또 장내 미생물 검사를 통해 지방간이 좋아지는 환자에게서 유산균이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장에서 흡수한 지방은 주로 중성지방 형태로 혈액 내에 존재하고 간이나 복부에 축적된다. 간내 지방량이 증가하면 간염 발생률도 높아지고 일부 환자에서는 간경변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따라서 지방간 환자는 간내 지방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쇼그렌증후군 증세 완화


특별한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 희귀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증후군도 장내 미생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쇼그렌증후군은 침샘과 눈물샘의 염증으로 인해 심한 입마름과 안구건조증이 나타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심한 건조증 외에도 관절염, 자반증, 폐섬유화증 등 전신 합병증을 동반하고 림프종 발병 위험도가 건강한 사람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쇼그렌증후군의 발병 기전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경우 침샘, 눈물샘을 공격하는 T림프구와 B림프구가 조직 내 많이 모여 있고, 혈액 내 쇼그렌증후군 A 항체가 발견돼 이런 면역세포를 조절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성환 교수와 의대 의생명과학교실 조미라 교수, 김다솜 연구원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장내 세균에서 생산되는 대사산물인 부티르산을 주입해 쇼그렌증후군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부티르산이 면역세포(B세포)의 면역조절 아형을 회복시키고, 병인 염증 아형인 ‘인터루킨-17’과 자가항체를 발현하는 세포를 억제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장에는 수많은 미생물과 박테리아가 살고 있는데, 부티르산은 면역기능과 염증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해 쇼그렌증후군 발병 전(4주)과 발병 후(18주)에 장내 균총 분포가 달라지고, 부티르산을 생산하는 장내 균총의 발현이 저하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연구팀은 쇼그렌증후군 동물모델 실험군을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부티르산을 생산하는 장내 세균) 투여군과 부티르산 투여군, 대조군으로 나눈 뒤 20~23주간 침의 분비량과 침샘조직의 염증 정도를 측정한 결과 두 실험군 모두 대조군에 비해 유의미하게 침의 분비가 증가되고 침샘 조직에서 염증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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