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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환 칼럼

【강영환 칼럼】 장미대선에서 매화대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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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2017년 5월 10일 대통령선거는 장미대선이라 불렸다. 장미꽃이 마치 약속이나 하듯 각양각색으로 피어나고 사람들의 눈을 유혹할 때 우리는 투표를 했다. 장미의 향연에서 이긴 덕분인지 대통령은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장미빛 정책과 이미지를 국민에게 선보였다.

 

직원들과 커피를 곁들인 청와대 산책, 사람들과 셀카 찍는 대통령이 국민들에겐 달라져 보였다.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수석 등 새로운 색깔의 젊은 인사,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제, 그리고 공정경제에 포용성장 등 그럴싸한 언어로 포장된 정책보따리가 펼쳐졌다.

 

점차 문제점들이 하나둘씩 나타났을 때도 국민은 ‘대통령이 뭐 좀 해보겠다는데 웬 발목?’ 하며 반대하는 야당을 도리어 비판했다. ‘이문덕’과 ‘이야때’가 장안의 유행어가 되었다. 이 모든 것이 문재인 대통령 덕분이고 이 모든 것이 야당때문인 시절을 우리는 몇 년 보냈다.

 

그런데 장미나무가 그러하듯, 꽃과 꽃 사이엔 가시가 놓여 있게 마련이다. 꽃에 가려 눈으론 안보였지만 손에 닿은 가시는 제법 아프다. 때론 상처날 수도 있다. 이제 추락하는 지지율과 함께 꽃은 시들고 국민의 눈엔 온통 가시투성이다. 장미꽃 속 사이사이 숨겨진 가시가 드러나고 국민을 아프게 찌른다. 장미나무 가시는 3개의 뿌리에서 자라났다. 화려했던 꽃처럼 가시 역시 본디 이 정권의 뿌리에서 자란 것이다.

 

첫째는 ‘적폐청산'에 뿌리를 둔다. 전 정부가 한 많은 일들이 적폐와 농단으로 규정되고 많은 이들을 감옥으로 보냈다. 촛불정신과 함께하는 새 시대에의 기대감은 점차 피곤함의 대상으로 바뀐다. 검찰개혁을 개혁의 종착지로 삼아 만사 제쳐둔 채 검찰총장 몰아내기에 혈안이었다.

 

나라는 두 동강 나고 법치주의는 헌신짝처럼 버려졌다. 그런데 개혁을 주무르던 이들이 오히려 더욱 진짜 개혁대상이 되어버렸다. 내로남불이 이어지고 LH사건이 터졌다. 정권이 자랑했던 화려한 꽃은 시들고 온통 스스로의 도덕적 타락으로 얼룩진 가시들만 국민을 찌른다. 국민이 돌변했다. 그리고 4월 재보궐선거에서 가시에 찔린 그 성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두 번째 뿌리는 대북문제다. 평창올림픽 단일팀 구성에 이어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과 남북미 판문점 정상회동은 한반도 평화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듯했다. 국민들은 싱가폴 북미회담 이후 바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인 표를 여당에 선물했다. 그러나 김정은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여전히 계속되었다. 전혀 변하지 않은 북한에 더 이상 인내할 수 없고, 개성공단 폭파와 우리 해상공무원 피살, 그리고 우리정부에의 모욕적 발언들에 화가 치솟는다.

 

그럼에도 김정은엔 쩔쩔매고 퍼주기만을 생각하는 정권을 국민들은 외면하기 시작했다. ‘문대통령은 단 한번도 김정은에 존중 못받았다’는 트럼프의 말대로라면 대통령이 그렇게 원했던 평화라는 장미꽃은 김정은에게서도 우리국민에게서도 신뢰를 얻지 못한 채 시들고, 오히려 스스로를 찌르는 가시가 된 것이다.

 

셋째는 집권당의 통치철학에서 나오는 ‘정체성’의 뿌리다. 현 정권은 상대적으로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사용자보다는 근로자, 성장보다는 분배와 친환경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필연적으로 정부역할 강화와 친서민중심정책을 수반한다.

 

그러나 무리한 소득주도성장의 고수는 경제성장을 약화시키고, 탈원전정책은 국가경쟁력을 악화시켜나갔다. 초기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내의 일자리현황판은 쇼잉에 끝나는지, 특히나 청년 실업율은 더더욱 악화되고, 공무원은 지속적인 증원으로 비대해간다. 코로나19로 인한 재정부담은 날로 악화되고, 무능한 부동산정책으로 국민의 고통은 커가고 있다.

 

당초 약속한 ‘정체성의 꽃’을 지키려는 노력은 그 자체가 실종되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국가 전체적으로 감내해야 할 ‘경제적 부담의 가시’와 양극화로 인한 ‘사회적 갈등의 가시’만 더욱 양산한 형국이다.

 

2017년 심은 장미나무에 꽃은 시들고 가시만이 가득하다. 2022년 3월 9일은 다음의 대통령 선거날이다. 아마도 매화가 가득한 날 국민들은 투표를 하는 ‘매화대선’이지 않을까? 不是一番寒徹骨(불시일번한철골), 爭得梅花撲鼻香(쟁득매화박비향)이라 했다. 뼈를 깎는 추위를 겪어야, 코를 찌르는 짙은 매화향기를 얻는다.

 

여야 모두 지금까지 국민에게 보인 잘못이 너무도 많다. 모두 뼈저린 반성 속에, 매화처럼 뼈를 깎는 추위를 이겨내는 마음으로 국민에게 코를 찌르는 향기로 다가갈 수 있도록 새로 거듭난 모습을 준비하라.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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