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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희 칼럼

【한창희 칼럼】 의리(義理)도 개념정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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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한창희 칼럼니스트]  의리(義理)를 사전을 찾아보면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의리는 그런 의미로 사용하지 않는다. 흔히 의리는 친구에게 위험이나 불행이 닥치면 그것을 자신의 일처럼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것. 다시 말해 친구가 불행이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름다운 우정을 말한다. 


요즘은 의리가 본래의 의미에서 벗어나 친구에게 도움을 청했을 때 도와주면 의리가 있다고 한다. 반대로 도와주지 못하면 의리가 없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의리를 빙자하여 청탁하고, 공짜로 부려먹으려 한다.


대개 친지를 찾아가 청탁할 때 보면 불합리하고 정상적으로 하기 힘든 일을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 의리(義理)보다는 비리(非理)에 가깝다. 그런데 이런 비리(非理)에 가까운 일을 도와주면 의리가 있다고 한다. 도움을 거절하면 의리가 없는 것이다. 의리가 힘이 있는 친지, 특히 공직자들에게 불합리하더라도 도와주라는 압력의 수단으로 둔갑했다. 의리 있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본의 아니게 부조리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도움에서 간접적인 도움은 도움으로 여기지도 않는다. 사실 간접적인 도움이 훨씬 위력도 크고 자긍심을 높여주는 데 말이다.


예를들어 친구가 대통령이면 위상이 대통령급으로 격상이 된다. 육사11기가 막강한 적이 있었다. 동기중에 대통령이 2명이나 나왔다. 대통령이 동기인 친구들을 도와주라고 말한 적이 없다. 하지만 대통령 동기생들은 사회 각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간접적으로 동기 대통령의 덕을 본 것이다. 하지만 친구인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고 ‘의리있다’고 하지 않는다.


의리와 청탁해결을 혼돈해서는 곤란하다. 미국 등 서양에서는 합법적으로 청탁업무를 대행하는 로비스트가 있다. 로비스트도 직업이다. 정당한 댓가를 받고 로비를 해준다. 세금도 납부한다. 인맥이나 경륜 등 보이지않는 인적재산의 가치를 인정해 준다. 우리 사회는 로비스트를 인정하지 않는다. 불법청탁과 혼돈하여 폄하한다. 


요즘은 행정사, 법무사, 세무사 등 관련업무를 대행해주는 다양한 전문직업이 생겨났다. 컨설턴트도 생겨 비지니스를 대행해 준다. 이들이 다름 아닌 로비스트다. 우리 사회는 무슨 문제가 생기면 이들을 이용하기보다 학연 지연 등 인맥을 찾아 해결하려 한다. 심지어 해결사인 컨설턴트를 구해도 인맥을 통한다. 이 과정에서 로비 대상자에게 의리를 강조한다. 의리의 개념을 왜곡해 이용한다.


개념이 없기는 효도(孝道)도 마찬가지다. 부모 옆에서 수발을 잘드는 것은 소효(小孝)다. 대효(大孝)는 입신양명(立身揚名)하여 부모님에게 자긍심을 안겨주는 것이다. 부모는 얼굴 한번 보기 힘들어도 사회적으로 성공한 자식이 자랑스럽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충주사람이다. 반 전 총장의 어머님은 친구(반기호) 어머님이기도 하다. 살아계실 때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어머니는 자식인 반기문 전 총장만 생각하면 그냥 기분이 좋단다. 언론에 반 전 총장이 나오면 열심히 TV를 보시며 너무나 좋아 하셨다. 부모님이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할 만큼 사회적으로 성공한 아들이 바로 큰 효자인 것이다.


광의적으로 보면 사회적으로 추앙받는 활동을 하는 것이 친구에겐 큰 의리고, 부모에겐 큰 효도인 것이다. 자식을 키워본 사람은 안다. 자식이 남달리 잘되길 바란다. 부모에겐 효심(孝心), 마음 하나면 족하다.


사회적으로 신망 받는 친구가 자기를 알아주면 더할 나위없이 기분이 좋다. 자신보다 학식과 사회적 경륜이 출중한 친지가 자신을 알아주면 자긍심이 절로 생긴다. 반대로 몰라주면 무척 섭섭하다. 사회적으로 성공하면 인연 관계가 있는 친지들을 소홀히 해선 곤란하다. 일일이 관심 갖고 알아주면 인기가 “짱”이다.


의리도 개념 정립을 분명히 해볼 필요가 있다. 의리는 부정한 청탁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의리는 인간으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올바른 생활 도리를 뜻한다. 의리는 친구가 자긍심을 갖게 하는 참다운 우정이다. 의리(義理)라 말하고 이리(利理)라고 여기면 곤란하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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