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02 (일)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강영환 칼럼

【강영환 칼럼】더 이상 사법(司法) 나라이어선 안 된다.

URL복사

이 나라는 완전히 사법의 나라가 되었다. 경제도, 문화도, 정치도 없고, 오직 사법의 나라가 되었다. 그나마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코로나19와 장마 등 이상기후현상이 끼어들어서 그렇지 국민들이 줄곧 접하는 이야기는 대부분 사법이야기다. 


그래서인지 작년 중반 이후의 우리나라는 다섯 명밖에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과 코로나19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조연이라면, 사법나라 대한민국 무대는 법무부의 추미애 현 장관과 조국 전 장관, 최근엔 조용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주연배우인 듯하다.


사법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탄핵이 시발점이었다. 전임 대통령이 교도소로 가고, 많은 정치인들과 행정 관료가 교도소로 갔다. 대법원장과 적잖은 사법부 사람들도 교도소로 가거나 수사의 대상이 되었다. 이렇게 문재인 정부의 임기 절반은 국정농단,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아래 언론1면엔 대부분 푸른 죄수복이 등장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프롤로그에 불과했다. 


임기의 반환점을 돌며 대통령은 농단과 청산의 화살을 사람에서 제도로 돌렸다. 사법을 통한 사람의 청산이 아니라, 이젠 사회 시스템의 본격 개혁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 첫 대상이 사법시스템이고 특히나 검찰이었다.


검찰 출신이 아닌 조국 교수가 무대에 섰다. 그는 스스로 개혁전사를 자처했다. 그러나 그 자신이 딸 문제, 집안문제, 펀드문제로 내내 민심을 들끓게 했다. 나라는 두 동강이 났다. 그리고 그는 한 달 만에 장관에서 물러나고 무대 뒤로 사라지는 듯했다.


그를 이어 여전사 추미애 의원이 무대에 섰다. 그는 특유의 추진력으로 수사와 기소 분리 등 검찰개혁을 서두르고 인사의 칼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 역시 아들의 군 생활 중 휴가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한편으론 검찰과의 갈등을 키움으로써, 개혁의 동반자로 임기를 시작한 조연급이었던 윤석열 검사를 일약 검찰과 법을 지키는 주연급 배우로 만들어 버렸다.


검찰 개혁,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시스템 개혁이라는 근본적 문제는 사라지고, 국방부 장관까지 나서서 엄호하는 추미애 장관의 아들 휴가 이야기와, 자신의 가족을 지키려는 아빠의 마음으로 돌아왔는지 검찰과 치열하게 싸우는 조국 전 장관의 이야기, 그리고 일약 대권후보 정치인을 겸하게 된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권에 도전할까 말까 이야기가 언론을 장식한다. 


이렇기에 많은 국민들의 눈은 이들에게 쏠려있고, 많은 이들은 반대로 이 몰골사나운 일에서 벗어나기 위해 뉴스에서 눈을 돌린다. 

 

삼성의 반도체나 휴대폰에서 어떤 새 기술, 새 모델이 나올까보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정치 권력의 시각과 현재 걸려있는 재판 결과에 더 관심을 쏟는 나라다. 


류현진의 쾌거와 방탄소년단(BTS)의 세계 제패에 박수를 보내지만 잠시의 위로일 뿐, 이 나라의 사회·문화는 성범죄 논란과 표현의 자유 억압에 이르기까지 범죄행위와 법의 잣대가 더 국민의 열을 올라가게 하는 나라가 되었다. 


대를 거듭할수록 커지는 역대 최대의 무능 국회는 사법나라 주연들의 엄호에 바쁘다. 특히나 여당은 만들기가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법을 독자적으로라도 만들겠다고 180석 가까운 원팀 단역배우들의 힘을 모은다. 그러니 정치는 실종된 지 오래인 나라가 되었다. 


코로나가 앞으로 잠잠해도 경제, 문화, 정치는 여전히 숨을 크게 쉬지 못할 듯하다. 오히려 대선국면과 연결되어 사법나라는 그 영토를 더 큰 오염투성이로 만들 것 같다. 쫙 갈라놓는 진영논리 속 이전투구의 장, 온갖 개인의 문제와 연결된 더 깊은 늪이 영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위험한 짝퉁의 사법나라가 될까 걱정이다. 


몇 달째, 아니 1년여를 끌어오고 있는 이 사법나라의 주연들은 이제 조용히 무대 뒤로 물러날 때가 되었다. 이젠 그 무대 위를 경제와 사회·문화와 정치의 주연들이 설 때가 되었다. 


이 나라엔 이 어려운 상황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국민이 있다.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은 사법나라에 지쳐있다. 이제 무대를 바꿔야 한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최대 식품 전시회 '푸드위크 코리아' 성료...식품 트렌드 한눈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와 코엑스는 지난달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서울 코엑스 A, B, C홀과 더플라츠에서 '제20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 푸드위크 코리아 2025)를 개최했다. 코엑스를 대표하는 식품 전시회인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은 국내외 프리미엄 식품부터 대체·신식품, 제조자동화, 스마트유통, 팜테크까지 미래의 식품산업을 선보이는 국내 최대규모 국제 종합 식품 전시회로 올해는 42개국 950개사가 참가했다. '식탁혁명, 푸드테크가 만드는 내일의 식탁'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 참가한 기업들은 AI 영양분석, 대체단백질, 친환경 포장기술 등 첨단 기술과 식생활 트렌드를 선보였다. 전시장은 ▲푸드테크 ▲식품 ▲디저트 ▲외식·급식 등 4개 분야로 구성됐다. 또한, 행사 기간 동안 2026 식품외식산업전망, K-푸드+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푸드테크 기술사업화 성과공유대회, 국가식품클러스터 국제콘퍼런스, 글로벌 푸드테크 기술 표준화 심포지엄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함께 열렸다. 개막식에서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식품외식산업 발전 유공자에게 은탑산업훈장을 비롯한 11점의 정부포상을 직접 수여했다. 송 장관은 이날 개막식 격려사를 통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韓中관계 전면적으로 복원”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APEC(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시진핑 중국 주석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번에 11년 만에 국빈방문으로 방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모두발언을 해 “주석님의 국빈 방한을 계기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성숙하게 발전시켜 나가는 협력의 플랫폼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를 활용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지난 30여년 간 한중 양국이 발전시켜 온 상호 보완적 협력관계는 중국이 세계 제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갖춘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 한중 간 경제협력 구조가 수직적 분업 구조에서 수평적 협력 구조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 간 호혜적인 협력 관계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더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라며 “우리 두 사람이 지방에서부터 국민과 함께 호흡하며 국가 지도자로 성장해 왔다는 공동 경험은 양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한중 관계의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 나

경제

더보기
최대 식품 전시회 '푸드위크 코리아' 성료...식품 트렌드 한눈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와 코엑스는 지난달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서울 코엑스 A, B, C홀과 더플라츠에서 '제20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 푸드위크 코리아 2025)를 개최했다. 코엑스를 대표하는 식품 전시회인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은 국내외 프리미엄 식품부터 대체·신식품, 제조자동화, 스마트유통, 팜테크까지 미래의 식품산업을 선보이는 국내 최대규모 국제 종합 식품 전시회로 올해는 42개국 950개사가 참가했다. '식탁혁명, 푸드테크가 만드는 내일의 식탁'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 참가한 기업들은 AI 영양분석, 대체단백질, 친환경 포장기술 등 첨단 기술과 식생활 트렌드를 선보였다. 전시장은 ▲푸드테크 ▲식품 ▲디저트 ▲외식·급식 등 4개 분야로 구성됐다. 또한, 행사 기간 동안 2026 식품외식산업전망, K-푸드+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푸드테크 기술사업화 성과공유대회, 국가식품클러스터 국제콘퍼런스, 글로벌 푸드테크 기술 표준화 심포지엄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함께 열렸다. 개막식에서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식품외식산업 발전 유공자에게 은탑산업훈장을 비롯한 11점의 정부포상을 직접 수여했다. 송 장관은 이날 개막식 격려사를 통

사회

더보기
무면허 전동킥보드 단속 과정에서 다치게 한 경찰관 입건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무면허 전동킥보드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이 고등학생을 넘어뜨려 다치게 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일(업무상 과실치상)혐의로 인천 삼산경찰서 소속 A경사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경사는 지난 6월 13일 인천 부평구 한 길가에서 무면허 전동 킥보드 단속을 하던 중 고등학생 B군을 멈춰 세우는 과정에서 넘어뜨려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경사는 B군이 다른 일행 1명과 안전모를 쓰지 않은 채 전동킥보드를 타고 인도로 달리는 것을 보고 멈춰 세우려고 팔을 잡았다. 이 과정에서 전동킥보드 뒤에 타고 있던 B군이 넘어져 경련과 발작 등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고 검사 결과 외상성 뇌출혈과 두개골 골절 등의 진단을 받았다. B군은 치료 과정에서 출혈이 완화돼 열흘간 입원한 뒤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경사가 교통 단속 중 운전자와 행인 등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직무를 수행하던 A경사가 한순간에 피의자로 전락하자 경찰 내부에서는 전동킥보드 단속에 대한 자조 섞인 반응이 나왔다. 킥보드 대여 사업자의 면허 인증과 처벌을 강화하지 않는 한 현장 경찰관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 뒤에 숨은 조력자를 기억하자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축구 평가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30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그 골의 배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후 냉정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찬스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는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한 오현규에게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해 골의 90%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은 오직 골을 넣은 선수에게만 쏟아졌고, 이강인의 이름은 짤막이 언급되었다. 지난 21일 한국프로야구 2025 플레이오프 한화 대 삼성의 3차전에서 한화가 5대4로 역전승을 거둔 뒤, 단연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문동주였다. 그런데 사실 한화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어린 문동주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간 최재훈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역투한 문동주와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노시환만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재훈의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장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