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기 기자] 지난 2일 새벽, 한국 바이오ㆍ제약업계의 거인 임성기 한미그룹 창업주가 별세했다.
1940년생이인 고인은 1967년 중앙대 약대를 졸업 후 서울 종로에 '임성기약국'을 열러 서울 3대 약국으로 꼽힐 정도로 성장시켰다. 그리고 1973년 한미약품공업을 창립 지금의 매출 1조원대의 한미약품그룹을 만든다.
설립 후 제네릭(특허가 만료된 복제약) 판매에 집중했던 한미약품은 1990년대 이후 집중적인 R&D로 미래 성장을 대비한다.
‘한국형 R&D 전략을 통한 제약강국 건설’을 목표로 매년 매출의 20% 가까이를 R&D에 투자한 것. 임 회장의 전략과 헌신은 통했고 한미약품을 국내 최고 신약 개발 제약사로 키워냈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개량신약 ▲아모잘탄 ▲아모디핀’ 등을 선보였다. 2013년에는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로 국내 개량신약 최초로 미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다.
또한 지난 1989년에는 국내 제약사 최초로 다국적 제약사 로슈에 항생제 ‘세프트리악손’의 개량 제법에 관한 기술을 수출했다.
당시 대다수의 제약회사가 매출의 5~7%를 R&D 비용으로 지출하던 때 임 회장의 한미약품은 매년 타사 대비 몇배에 달하는 비용을 투자 신약개발 의지를 키워왔다. 그리고 국내 제약업계 자체를 혁신했다.
지난 2015년 시작된 한미약품의 조 단위 기술수출은 신약을 끝까지 개발하지 않아도 계약금 수익을 얻을 수 있고, 단계에 따라 기술료를 챙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한미약품 특유의 경영성과'를 업계에 각인시켰다.
한미약품에 자극받은 타 제약기업들도 R&D 투자를 확대하기 시작했고, 업계 자체에 혁신의 바람을 불러왔다.
매출 1조의 한미약품을 이끌며 그 결과는 직원들과 공유했다. 지난 2016년 초 1100억원대의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지주회사) 주식 약 90만주를 임직원 2800여명 무상으로 증여 '기업 윤리와 상생'의 메세지를 한국 사회에 던졌다.
작은 약국을 서울 3대 약국으로 성장시키고, 머물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한미약품 그룹을 성장시민 거인. 과감한 R&D 투자와 K바이오의 세계진출을 진두 지휘하며 열매는 고루 나눈 이.
바로 故 임성기 회장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영숙씨와 아들 임종윤(한미사이언스 대표)∙임종훈씨, 딸 임주현씨가 있다. 장례는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른다. 발인은 오는 6일 오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