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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환 칼럼

【강영환 칼럼】 행정수도이전, 정석대로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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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거세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 카드를 꺼낸 이후 대선주자들이 적극적으로 가세하여 발언하는 등 여권은 일사불란하게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권은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정책을 발표하며 그 중심은 지역균형발전이라 운을 띄운 이 지점에서 행정수도 이전의 당위성을 끌어가고 있다. 지방 권력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연스레 ‘행정수도이전=지역균형발전’이라는 등식을 만들고 이 명분을 십분 활용하여 전국적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 

 

 야권은 이러한 명분에는 찬성하면서도 그 의도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실패를 모면하기 위한 국면전환용, 선거용 카드가 아니길 바란다”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날 선 비판에 모든 입장이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청와대와 국회의 이전을 통한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논의는 여야 할 것 없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었다. 특히나 충청 정치권엔 최대의 과제이다. 그러나 중앙정치에서의 반향은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왜 이 시점에 행정수도 이슈가 갑자기 불거졌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수도권의 집값 폭등으로 인한 부동산 여론 악화가 극에 달한 이 시점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고가 쟁점이 되고 있는 이 시점에 수도 이전을 주장하는 것은 정치적 악재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을 덮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대통령선거가 20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선 여권 입장에선 확실한 카드가 필요하다. 주도할만한 의제가 필요하며 특히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흔들리는 징후가 보이는 충청권 민심을 선점하는 효과도 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행정수도 이전은 기본적으로는 맞는 방향이다. 그러나 현실정치의 세계에선 이슈의 배경과 향후 추진과정을 둘러싸고 이전투구의 장이 될 수 있고 나아가 선거 정국과 맞물려 국론이 심각하게 분열될 소지가 다분하다. 벌써부터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서울처럼 천박한 도시” 발언이 정국 이슈화되지 않았는가? 

 

 정치권은, 특히 여권은 보다 정책의 깊이를 더해 진정성 있게 논의를 이끌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3가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첫째는 행정수도의 방향성이 분명히 제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우선 서울과의 관계성에서 풀어가야 한다. 단순히 수도권 인구분산이나 부동산 혼란의 해법이라는 네거티브 발상에서 풀어가선 안 된다. 수도권 주민들의 불안을 가중시켜 제로섬이 되는 결과가 돼선 안 된다. 최근 워싱턴-뉴욕 모델을 벤치마킹하여 세종은 행정수도, 서울은 글로벌 경제수도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은 서울의 축소나 쇠퇴가 아닌 상호 윈윈의 포지티브 접근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둘째, 추진과정에서 국민공감대 형성을 위한 절차적 타당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특히 이 사안은 개헌이나 이에 준하는 국민적 동의가 반드시 필수적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미 2004년 헌법재판소는 위헌판결을 내린 사실이 있다. 당시 헌재는 청와대와 국회의 서울 소재를 근거로 “수도 서울은 관습 헌법”이란 취지로 판결했다. 이 판단 속엔 청와대와 국회를 이전하려면 개헌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게다가 개헌은 헌재가 제기한 관습헌법 그 이상의 성문헌법이기에 자연스레 권위를 확보하는 길이다.


그런데 여권 일각에선 개헌이나 국민투표까지 안 가도 되고 기존 행복도시법개정이나 특별법제정 수준에서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모락모락 나오고 있다. 최근 여권의 모습을 봤을 때 이 사안 역시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 없이 밀어붙일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은 국가 미래를 좌우할만한 중대 사안이다. 개헌이나 국민적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셋째, 정책은 철저하게 준비되어야 하며, 정치적 판단에만 의존해 결정되어선 안 된다. 최근 논의는 출발 자체가 정책적 고려보다는 정치적 계산법이 강하게 작동되어 급작스레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가정책이나 행정은 '갑자기'가 아니라 '마침내'가 되어야 한다. 치열하게 내부 검토 및 논의, 부처 간 협의 그리고 마침내 정책결정권자의 최후 결정, 그리고 이어서 공론화를 통한 국민공유, 여론 수렴 및 정치적 협의를 거쳐 마침내 국민의 최종결정을 얻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의 논의는 거꾸로 가는 모습을 보는 듯하다. 지나치게 정치의 기술에 이끌려 가고 있다. 모든 문제는 정치의 시각이 아니라 국가와 도시의 미래를 위한 정교한 논리와 치밀한 공조, 그리고 진정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행정수도 이전의 닻이 올랐다. 순항할지 난항을 할지는 앞으로의 모습에 달려있다. 국민은 결과보다는 그 논의과정에서 논의주체들이 보여주는 모습을 평가할 것이다. 그리고 20개월 후, 그 평가결과를 표로 보여줄 것이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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