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자신의 킹메이커 로저 스톤을 사면했다.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하고 스톤은 "러시아 사기극의 피해자"라고 부르며 이같은 결정을 밝혔다.
CNN에 따르면 이날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스톤은 좌파와 이들과 결탁한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위해 수년간 지속한 '러시아 조작' 사건의 피해자"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프, 혹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와 결탁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스톤은 모든 미국인과 마찬가지로 공정한 재판을 받고, 법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할 모든 기회를 누릴 자격이 있다"며 "대통령은 그의 (변호 과정에) 개입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 지점에 그의 불공정한 기소, 체포, 재판 등을 둘러싼 터무니없는 사실과 상황을 고려해 대통령은 그의 형량을 줄여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은 스톤의 7개 혐의에 유죄를 인정하고 도합 40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당초 법무부가 구형한 징역 7~9년 의견을 철회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도 트위터 등을 통해 구형에 개입하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스톤은 2016년 대선 기간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 캠프에서 활약한 정치 전략가다.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기간 알고 지낸 '비선 참모'로 알려져 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은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와의 유착 의혹,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스톤을 허위진술, 증인 매수, 공무 집행방해 등 7개 혐의로 기소했다. 연방대배심은 지난해 11월 모든 혐의에 유죄를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결정에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인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법치주의와 사법 체제의 모욕"이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부패를 입증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감형을 통해 미국에 두 개의 사법 체제가 있음을 보여줬다. 하나는 일반 모든 대중을 위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의 범죄자 친구들을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톰 페레즈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은 "대체 트럼프 대통령이 악용하지 않는 권력이란 게 있느냐?"며 비판했다.
미 언론도 황당하다는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친구를 사면했다"고 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면권을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며 전례 없는 조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