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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환 칼럼

【강영환 칼럼】 윤석열을 흔들기, 윤석열이 흔들기

지난주 한 여론조사 기관의 발표로, 윤석열 검찰총장은 일약 대선 후보 지지도 3위에 올랐다.


그가 대선에 나오는지부터, 나온다면 야권인지 여권인지 제3진영인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지만, 어쨌든 조사응답자들은 야권 후보로 보는 듯하고, 야권 후보로는 유일하게 두자리수 지지율로 1위의 기염을 토했다.

 

그래서인지 지난주 사람들이 모인 자리엔 윤석열 총장 이야기가 많이 화제가 되었다. 물론 향후 윤석열 총장 관련 정국을 어떻게 보는지 내게도 의견을 묻는 이들이 많았다. 이런저런 상황으로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채 2년도 남지 않은 대선으로 조금씩 옮겨지는 듯하다. 그래서 공직자인 윤석열 총장에 대한 관심도 늘어만 간다.

 

조사 관련 이야기를 하자. 그런데 나는 사실 지난주 윤석열 총장 지지율 조사 결과엔 애초부터 관심이 없었다. 왜냐하면 여권 후보군은 현재 대략 이낙연 의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두 명으로 좁혀지는 분위기이고, 야권 후보군은 쟁쟁했던 후보군이 된서리를 맞아 이젠 뚜렷하게 후보가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윤석열 총장을 대선 후보군에 넣어서 조사를 하면 결과는 거의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예상했던 결과치가 나왔다. 현저하게 수치가 떨어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10%대 지지율로 전체 3위나 야권 1위의 결과는 그리 놀랄만한 문제가 아니었다. 

 

나의 주요 관심은 우선 이 조사를 진보언론 오마이뉴스가 주관해서 리얼미터에 의뢰했다는 것에 모아졌다. 리얼미터 정례조사는 주간조사발표는 YTN의 의뢰로 월요일에, 주중 조사발표는 TBS의 의뢰로 목요일에 발표한다. 대표적인 진보언론 오마이뉴스는 왜 지금 윤석열 총장 대선 지지도를 조사해서 공론화했을까?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으로 윤석열 정국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지율추세조사나 현안조사에 능숙한 한국갤럽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간 상대 지지도 조사를 실시한 것과는 다르게, 선도적으로 오마이뉴스가 윤석열 총장을 아예 대선주자로 넣어서 발표한 것이 눈에 띈다.

 

또 하나 나의 관심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윤석열 총장은 침묵한다는 사실이다.

 

지난 1월 말 세계일보는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에서 윤석열 총장을 대통령적합도 조사에 처음으로 합류시켰다. 첫 조사임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총장이 깜짝 2위로 올라 여론의 관심이 높아지자 그는 부담스러운 듯 즉각적으로 "차기 대권 여론조사에서 날 빼 달라"고 요청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 대해 윤석열 총장이 입장을 표했다는 보도는 아직 접하지 못했다. 이런 입장 자체가 변화된 상황에 새로운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제 어느 정도 시점이 도래했다는 생각을 여권에선 갖고 있을 듯싶다. 여권 입장에선 이런 생각을 갖고 있을 듯 싶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윤석열 총장의 문제는 어쨌든 넘어가야 할 숙제다. 지금으로선 윤 총장 이외에 강력한 야권 후보로서 잠재력을 지닌 이가 보이지 않는다. 애초에 싹을 자르지 않으면, 시기를 놓치면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도 있다. 향후 공수처 설치나 검찰개혁 추진 문제에 있어서 현 정권이 계획한 사안을 풀어가기 위해선 정치의 힘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최대 걸림돌인 윤석열 총장이 지금처럼 '법을 수호하는 최후 보루로서 열심히 제 역할을 하는 공직자'의 모습으로 비추어져선 안된다. 정치인으로 국민에게 자리매김되어야 한다. 그가 현 정권과 코드가 맞지 않고 다른 길을 간다면 아예 '개혁을 반대하는 보수진영과 궤를 같이하는 정치인' 으로 점차 인식되게 해야 한다」
는 생각 말이다.

 

나는 그 인식의 첫 시작점이 이번 여론조사라는 생각을 한다. 여론조사에 윤석열 총장이 나타나면 당분간은 지지율이 상승할 공산이 크지만, 결국 한 진영에 귀착되어야 할 '정치인'으로 완전히 인식되게 된다. 현재의 진영 간 힘의 상태로 보았을 때 집권 여당 입장에선 중장기적으로 불리한 게임이 아니다. 공직자가 아니라 정치인으로서의 인식이 작동되어야 윤석열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이 정치행보로 읽혀지고, 그래야만 '윤석열 흔들기'가 더욱 쉬어진다. 

 

윤석열 총장도 마찬가지다. 지금부터 이를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에 따라 윤석열 총장의 미래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가 큰 뜻을 품고 있다면 말이다. 이회창 총리의 길을 갈지, 고건 총리의 길을 갈지 그것은 온전히 그의 몫이다. 이회창 총리는 현재 권력인 김영삼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본인의 길을 갔다. 때를 기다렸다가 직을 던지며 정치의 길로 향했다. 고건 총리는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자연스레 꽃가마가 그의 앞에 오기를 기다렸다. 결국 정치의 세계는 그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공직자 윤석열은 점차 정치인 윤석열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본인 스스로 부정해도, 점차 국민의 인식 속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 되어 갈 것이다. 여권이 지배하는 정치에 흔들릴 것인가, 거꾸로 정치를 흔들 것인가, 결국 윤석열 총장의 정치를 향한 마음의 강도와 이를 지켜내는 정치적 능력에 달려 있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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