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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환 칼럼

[강영환 칼럼] 다시 도진 북한의 벼랑 끝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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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16일 개성의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김여정 북한노동당 제1부부장이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공언한 지 불과 사흘만의 행동이다. 연락사무소는 2018년 남북정상이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평화의 상징이다. 게다가 우리의 세금 약 180억 원이 들어갔다. 그런데 그 노력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평화의 상징은 몇 초 만에 가루가 되어버렸다. 


이 만행으로 끝날 기세가 아니다. 김여정은 “우리 군대가 인민의 분노를 식혀줄 뭔가를 단행할 것”이라는 엄포와 함께 “남조선당국이 궁금해할 ‘우리의 계획’에 대한 행사권은 인민군 총참모부에 넘긴다”고도 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을 달랜다며 '전단 금지법'을 만들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마치 그 정도로는 어림없다는 듯이 발로 걷어찼다.


북한은 왜 그럴까? 북한의 담대한 도발은 오히려 북한이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갖는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한미일협의기구를 인용해 "2017년부터 이어져 온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의 경제제재로 2023년이면 북한의 외화가 고갈된다"고 지적하며 "2000년대부터 계속된 대북 전단을 새삼 문제 삼는 것은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를 한국이 중재해 달라고 압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UN과 미국이 2017년 하반기부터 북한의 석탄, 철광석, 직물, 해산물 수출을 전면금지함으로써 북한의 외화 수입은 90%가 격감했고, 올 초부터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한 최대교역상대국 중국의 국경봉쇄로 북한 전역의 물자배급이 곤란하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게다가 북한에겐 더 큰 초조함이 있을 법하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난하지만, 만약 11월 미국 대선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개인적 친분이 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면 대북제재 해제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대 우방인 중국이 미국과 무역마찰로 중재에 나설 입장이 안 되고 결국은 우리 정부의 역할을 초조히 기다린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초조함을 거꾸로 도발의 불장난으로 전환시키는 데에는 치밀한 계획이 있어 보인다. 


북한군은 연락사무소 폭파 만행 당일에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지역 등에 다시 군대를 전진 배치할 것을 예고했다. 대남 전단 살포 계획도 밝혔다. 그리고 "군사 계획을 작성해 당 중앙군사위원회 승인을 받을 것"이라는 엄포도 늘어놨다. 이는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같은 전략 도발과 우리 영토·영해를 위협하는 수준의 공격을 불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연락사무소 폭파를 시작으로 개성공단·금강산·NLL 등을 건드리는 한편으로 미국을 겨냥한 핵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한반도 위기 지수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모든 계획을 세우고 착착 진행하는 인상이다.


북한은 결국 살기 위해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계획적인 도발로 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뒤에 '극적' 타결을 노리는 것이다. 극도의 해묵은 '벼랑 끝 전술'이다.


처음 우리 정부는 통일부의 입장발표를 통해 원론적이면서 미온적인 대응을 취하다가, 청와대 대변인의 “김여정 담화 몰상식에 대해 감내 안 할 것”이라고 전례 없이 비판 수위를 높였다. 마땅히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 초조한 북한, 막가파식 북한에 대해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우선, 당분간 북한과의 대화에 목매선 안 된다. 북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해 이미 ‘잠꼬대 같은 궤변’이라 비난한 바 있다. 우리를 무시한 채 미국과 대화에 나서겠다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의 원칙이 확고하다. 우리는 결국 이용만 당하고 마는 셈이다. 


아울러 시기상조의 정책에 대해선 극도로 경계해야 한다. 판문점선언 비준과 종전선언 결의안을 논할 때가 아니다. 미군 철수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그 길을 갈 것이 아니라 긴밀한 한미동맹이 무엇보다 강화되어야 할 때이다. 


지금 북한은 말이 아니게 힘든 듯하다. 우리는 시종일관 북한의 비핵화로 일관해야 한다. 핵무기만 포기하면 제재가 풀리고 경제지원을 받을 수 있기에 숨통을 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 벼랑 끝에서 북한이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북핵 폐기임을 확실히 알게 해야 한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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