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공인인증서 제도가 도입 21년 만에 폐지된다.
국회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를 골자로 한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1999년 도입된 공인인증서 제도는 시장 독점으로 서비스 혁신을 저해하고 전자서명수단에 대한 국민들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처리된다면 ‘공인전자서명’이라는 표현이 ‘전자서명’으로 바뀐다. 정부에서 보증해주는 유일한 공인인증서가 아닌, 사적 기관이 보증해주는 다양한 방식의 서명을 공인인증서와 같은 지위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법안 통과를 환영하며 블록체인과 생체인증 등 신기술을 적용한 사설인증서가 공인인증서의 빈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법 개정으로 현재 카카오의 `카카오페이 인증' 은행연합회와 회원사들이 출시한 `뱅크사인', 이동통신 3사의 본인인증 앱 `패스' 등 공인인증서 제도를 대체할 민간 인증 서비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 출시한 ‘카카오페이 인증’은 현재 100곳이 넘는 기관에서 1000만명이 넘게 사용하고 있다.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카카오톡을 통해 간편한 인증이 필요할 때나, 제휴 기관의 서비스에 로그인할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증권 거래 시 빠른 서명이 가능해 매매 단계도 줄일 수 있다. 또한 개인정보 수집 동의, 신용 정보 조회 동의, 자동이체 출금 동의, 보험 청약, 대출 계약 등 전자서명이 요구되는 중요 문서를 확인하고, 비밀번호나 생체인증으로 안전하고 간편하게 서명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공공영역으로 사용을 확장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서 환영한다. 이용자들도 복잡한 인증과정 없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증 보안과 관련된 스타트업이 많았는데 그동안 제도의 장벽 때문에 기술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법 개정으로 인해 스타트업도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신 3사와 핀테크 보안 기업 '아톤'이 함께 만든 패스도 간편인증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패스는 출시 9개월 만에 발급 건수 1000만건 이상을 돌파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6자리 핀(PIN) 번호나 생체인증으로 1분 내 전자서명이 가능하고, 인증서 유효 기간도 3년으로 공인인증서(1년)보다 길다. 동양생명보험 미래에셋대우 KT 등이 패스 인증서를 도입했다.
이밖에 은행연합회와 회원사들이 지난 2018년 만든 뱅크사인은 은행 거래에 특화됐다는 특징이 있다. 한 번 발급으로 여러 은행에서 사용 가능하다. 또 블록체인 기술로 뛰어난 보안성과 간편한 로그인, 3년의 유효 기간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