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여전히 실체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과 한국 등에서 경험이 쌓이면서 점차 대중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연구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
왜 재감염이 생기나?
격리해제 이후에 양성 판정을 받거나 다시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나오면서 재감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이 같은 사례가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일단 이들이 자가격리 수칙을 위반했거나 확진자 본인이 실시한 자가진단에서 경미한 증상이 간과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혁민 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최근 사례에 대해 “완치 판정을 받은 이후 환자의 면역력에 문제가 생길 경우 감염력을 상실했던 바이러스가 다시 증식되는, 재활성화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경우 감염력은 거의 없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재활성화가 아니라 ‘재감염’이라면 또다른 문제가 된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를 앓고 난 뒤에는 인체에 항체 등 면역력이 생기는데, 바이러스 유전자에 변이가 생긴다면 면역체계가 잘 작동하지 않게 된다.
실제로 앞서 국내에서 유행한 신종 감염병 중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은 단발적인 유행 사례에 그쳐 현재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반면 지난 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의 경우 해마다 재발하는 계절성 독감이 된 상태다. 바이러스의 변이가 빨리 생기는 특성 탓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도 신종플루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완치자의 격리해제 괜찮을까?
재감염 사례들은 완치자의 격리해제에 대한 우려로 이어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완치자는 타인에게 코로나19를 전염시킬 위험이 없다고 말한다.
중국의학원 베이징셰허병원 면역과 의사이자 중국면역학회 부회장인 황보는 중국 커지르바오와의 인터뷰에서 “완치는 면역체계에서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완치자가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19를 감염시킬 위험이 없다”고 밝혔다.
베이징 차오양병원 호흡기과 왕징 주임의사도 “완치자 체내의 바이러스는 소멸됐고, 바이러스는 체내에서 복제를 중단했기 때문에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면서 “완치자들은 완전히 정상적인 생활을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호흡기 내과와 진단검사의학과 등 의료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본부 전문위원회는 “호전된 후에도 무증상으로 바이러스가 3~4주가량 지속되는 경우가 있고 드물게 재활성화되는 경우도 있다”며 “치료가 종료됐다고 해도 최소 2주가량은 자택에서 자가격리를 유지하면서 안정을 취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완치 후 후유증은 없을까?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본부 전문위원회는 “메르스 환자에서는 폐섬유화증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비교적 흔했는데 코로나19 환자에서는 관련 자료가 많지 않다. 추후 임상 경과 관련 자료를 확인해봐야 장기적인 예후와 후유증을 알 수 있다.
중증이 아니면 폐기능 저하가 예상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베이징의 왕징 의사는 대부분의 환자가 폐를 포함해 다른 기관에 후유증이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증환자나 위중한 환자의 경우, 회복이 느리고 완치 후에도 폐섬유화 등 후유증이 남고 폐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완치자들은 자가격리 기간 음식을 주의하고 건강 상태를 조절할 필요가 있으며 정상적인 생활과 근무를 준비하면서 낙관적인 심리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태아는 감염되지 않나?
임산부 환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관심이 모아졌다. 산모로부터 태아가 감염되는 수직감염 발생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명확히 입증된 사례는 없다며 수직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임신부 감염 사실이 확인된 이후 당국은 수직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침방울 등 비말을 통해 감염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도 수직감염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 의심사례는 있었지만 출산 이후의 감염일 가능성이 많아 수직감염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임산부는 코로나19를 특히 조심해야 할 위험군이다. 독감이 조산 가능성을 높이는 사례들이 있는만큼 코로나 또한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신부는 배가 부른 상태에서 횡경막이 눌려 있어 만삭이 될수록 폐활량이 줄어든다. 코로나19 특성상 호흡기, 폐와 관련된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폐활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이러한 증상이 발생하면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태아의 저산소증도 우려된다.
구분할 수 있는 증상은?
증상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어 답답해하는 사람이 많다. 방역당국을 당혹스럽게 하는 특이적이거나 예외적 사례도 늘고 있다. 발생 초기에는 발열과 기침 등 호흡기 질환이 증상의 유무를 확인하는 기준이었으나 최근에는 두통이나 설사는 물론 딸꾹질, 소화불량 등 소화기 계통의 문제를 보이다 확진 환자로 나타내는 사례가 드물게 보고 됐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본부 전문위원회는 “전문가들도 알기 어렵다. 호흡기 증상 없이 설사, 복통 같은 장염 증상으로 발현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호흡기 감염, 위장관 감염(장염) 등은 모두 2~3일가량 증상 조절약을 복용하면 호전되는 질병이다. 일단 2~3일 자가 격리하면서 호전이 없거나 악화되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무증상 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무증상 감염자 중 20%는 완치까지 무증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무증상 감염자 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초기부터 많은 접촉자를 검진해 무증상 상태에서 진단검사를 진행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전파되는 게 아니라 증상을 인지하지 못한 초기 상태에서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해왔으나 무증상자의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증상자의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획 조사·분석이 필요하다는 방역당국의 진단이다.
대중교통은 안전할까?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며 밀도가 높은 대중교통은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장소다. 확진자의 동선과 겹치면 더욱 그렇다. 물론, 대중교통에서의 감염은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은 출퇴근 시간 등 지역 사회에서 확진 환자를 마주치는 것으로 감염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게 얘기한다”고 말했다. 승객과 승객, 기사와 승객 간 가까운 거리에서 상당한 시간이 흐른다면 전파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그 가능성이 다소 낮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존 확진 환자의 대중교통 접촉자 중 확진자가 없다고 해도 그 지하철이 과밀한지, 텅텅 비었을지 등을 고려하면 지금 상황에서 대중교통 내 감염이 얼마나 발생할지는 알 수 없다”며 “대중교통의 경우 사람 수가 많고 다양하게 접촉할 만한 부분이 있어 위험도를 평가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