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2.19 (목)

  • 맑음동두천 7.0℃
  • 맑음강릉 10.5℃
  • 맑음서울 7.7℃
  • 맑음대전 8.2℃
  • 맑음대구 10.2℃
  • 맑음울산 12.3℃
  • 맑음광주 8.4℃
  • 맑음부산 11.8℃
  • 맑음고창 7.4℃
  • 구름많음제주 9.5℃
  • 맑음강화 4.1℃
  • 맑음보은 6.9℃
  • 맑음금산 7.5℃
  • 맑음강진군 9.6℃
  • 맑음경주시 11.8℃
  • 맑음거제 10.5℃
기상청 제공

칼럼

[이필재는 58년 개띠다] <제3화> '머리 없는' 진보주의자의 항변

URL복사
복학 후 대학 선생이 되어 보겠다고 진학한 대학원 석사과정 시절까지 나는 주류로 살았다. ‘뺑뺑이’로 입학한 고교 시절에도 입학 성적이 좋았기에 당당했다. 

대학원 때 학비 보조를 받기 위해 학과 사무실 조교를 한 일이 있다. 나처럼 본과 출신이 아닌 타과, 심지어 타대 출신은 근로장학금과 연계된 사무조교 자리조차 얻기 어려웠다. 

나는 교수 연구실 조교 ‘낙점’이야 연구실의 ‘주인’인 교수가 하지만 사무조교만큼은 차별 없이 희망자에게 고루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건의가 받아들여져 타과 출신 여학생, 타대 출신 여학생과 셋이 교대근무를 했다.

석사학위 논문을 썼을 때의 일이다. 내가 사용한 커뮤니케이션학의 토착화하는 용어에 대해 미국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지도교수가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논문심사 주심을 맡은 그는 논문 발표회장에서 학문의 세계엔 일반화밖에 없다고 코멘트했다. 나는 논문을 인쇄할 때 토착화를 한국적 적응이라고 고쳐야 했다. 

박사과정에 들어가지 않고 취직하겠다는 나를 말리는 선후배들에게 나는 “회사에 들어가면 사장에게 계급장 떼고 얘기해 보자고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은사와는 안 되더라”고 말했다.

나는 우리 나이로 서른에 중앙일보에 특채로 입사했다. 신문사 앞엔 우리 회사 사람들이 자주 찾던 '남강'이라는 식당이 있었다. 밤이면 여기서 다른 부문 선배들과도 스스럼없이 수시로 합석을 했다. 



한번은 새카만 신입이 까불까불하자 공채 1기였던 대선배가 물었다. 

"너 몇 기생이니?" 
“저는 기생이 아니라 회사와 공생합니다.” 

고등학교 선배이자 대학 선배이기도 했던 대선배는 기가 찼는지 웃었다. 왜 아니겠는가?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애주가에 호방하면서도 너그러운 분이었다. 

신문사 시절 난 비주류였다. 공정보도위원회 간사로 있는 동안 시사지 부문으로 사실상 방출됐다. 차장 때 부장급 보직인 이코노미스트 편집장이 됐지만 최단명에 그쳤다. 

취업 전 주류이던 시절 나는 용광로처럼 주류는 비주류를 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주철을 만드는 고로엔 철광석과 더불어 연료인 코크스를 넣는다. 고온에서 녹은 철광석에서는 선철이 나온다. 주류와 비주류가 혼연일체가 되는 것이다.

비주류이던 신문사 시절 나는 조직 논리에 순응하지 못했다.

"젊어서 진보 아니면 가슴이 없는 거고, 나이 먹고도 보수가 안 되면 머리가 없는 것"이란 말이 있다. 

이 잣대를 들이댄다면 난 머리가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난 나이가 들면 오히려 진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진보적 삶은 이 시대의 대세인 신자유주의적 규범에 저항하는 것이다.
 
사실 젊어서는 생존을 위해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체제에 적응하고 이들이 만든 잣대에 맞춰 살아야 한다. 성공하려면 세상과 조직이 원하는 대로 처신해야 한다. 그렇게 사느라 때로는 부끄러워 나는 하늘을 우러르기는커녕 짐짓 외면했다. 

그런데 6년여 전 정년퇴직하고 나서 조직 논리에서 자유로워졌다. 여전히 ‘배운 도둑질’을 하지만 내가 종사하는 언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됐다. 나이를 먹으니 성공은 더 이상 인생의 목표도 아니다. 

나이 들어 보수화하는 건 사실 기득권 때문이다. ‘딸깍발이’ 기자로 살다 보니 사실 이렇다 할 기득권도 없었다. 

무엇보다 나는 이런 양극화된 세상을 꿈꾸지 않았다. 이대로 자식들에게 물려줘서는 안 된다.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려면 지금의 기득권적 사고와 행동 원칙을 바꿔야 한다. 세상은 결코 스스로 진화하지 않는다. 저절로 좋아지는 법은 없다.


◆이필재는…
‘58년 개띠’로 서울서 태어났다. ‘뺑뺑이’ 1회로 고등학교에 진학, 대학에서 언론을 전공한 후 중앙일보에 들어갔다. 정년퇴직 후 ‘배운 도둑질’을 하는 한편 이런저런 강의를 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역대 설 민생대책…체감경기 진작 가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올해 설 명절이 다가오면서 물가가 오르는 현상은 직장인이나 중산층 가정의 소비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과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모두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로 낮아졌지만, 실제로 체감하는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여전히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성수품 할인행사와 공급 확대에 힘을 쏟아,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설 명절 물가 ‘장바구니 한숨’ 올해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천천히나마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원자재가격과 환율 변동, 공급망 문제 등이 물가에 영향을 주면서 서민들은 더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많은 가정에서는 물가 상승과 앞으로의 경제 전망에 대한 걱정 속에 명절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서울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조사를 보면, 지난해보다 차례상 비용이 평균 4%가량 올랐다. 과일 가격은 일부 내렸지만, 축산물과 나물류 가격이 올라 명절 준비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전통시장에서의 차례상 비용은 약 23만 원 정도이고 대형마트는 27만 원으로 집계되어, 둘 다 지난해보다

정치

더보기
2차 종합 특검팀 출범, 소기의 성과 낼까?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보수 야권이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2차 종합 특검팀이 출범했지만 과연 지금까지 규명되지 못한 의혹들이 해소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2차 종합 특검법이 수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혐의에 대해 김건희 여사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특검팀 입장에선 출발부터 힘이 빠지게 된 것. 2차 종합 특검법에 대해 보수 야권에서“내란몰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도 특검팀으로선 큰 부담이다. “내란의 티끌까지 법정에 세우겠다” 국회는 지난달 16일 본회의를 개최해 ‘윤석열·김건희 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 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정 부는 지난달 20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개최해 이 법 률안 공포안 등을 심의·의결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달 27일 이 법률안을 공포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지난달 19일 국회에 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밝히지 못한 진실이 많 은 만큼 내란 청산을 향한 발걸음도 멈출 수 없다”며,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송두리째 뒤흔든 세력을 엄중 히 청산해 다시는 내란·외환을 상상조차 할 수 없도록 끝까지 단죄해 나갈

경제

더보기
【커버스토리】 역대 설 민생대책…체감경기 진작 가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올해 설 명절이 다가오면서 물가가 오르는 현상은 직장인이나 중산층 가정의 소비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과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모두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로 낮아졌지만, 실제로 체감하는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여전히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성수품 할인행사와 공급 확대에 힘을 쏟아,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설 명절 물가 ‘장바구니 한숨’ 올해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천천히나마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원자재가격과 환율 변동, 공급망 문제 등이 물가에 영향을 주면서 서민들은 더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많은 가정에서는 물가 상승과 앞으로의 경제 전망에 대한 걱정 속에 명절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서울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조사를 보면, 지난해보다 차례상 비용이 평균 4%가량 올랐다. 과일 가격은 일부 내렸지만, 축산물과 나물류 가격이 올라 명절 준비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전통시장에서의 차례상 비용은 약 23만 원 정도이고 대형마트는 27만 원으로 집계되어, 둘 다 지난해보다


문화

더보기
【레저】 몸과 마음을 녹이는 온천 여행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추위 속에서 더욱 돋보이는 따뜻함이 있는 곳, 온천 여행은 겨울 여행의 백미다. 따뜻한 물 속에서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는 아름답고 신나는 온천 여행지를 소개한다. 황산염 성분 함유, 탄산가스 포함 행정안전부는 강원 인제 필례게르마늄온천, 강원 고성 원암온천, 강원 양양 설해온천, 경북 문경 문경STX, 경북 청송 솔샘온천, 제주 서귀포 산방산 탄산온천 등 6곳을 ‘겨울철 찾기 좋은 온천’으로 선정했다. 선정된 온천 6곳은 설악산·속리산·주왕산 등의 아름다운 설경을 바라보거나 동해 바다 및 제주 화산 지형 등 이색적인 풍경과 함께 노천탕을 즐기며 겨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필례온천은 설악산 깊숙한 계곡 지대에 형성된 온천으로, 설악산의 설경을 바라보면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속삭이는 자작나무숲, 곰배령, 비밀의 정원 등 겨울 풍경 감상에 적합한 자연 명소도 분포해있다. 원암온천은 설악산 울산바위와 웅장한 자태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동해안의 대표적인 천연 석호인 송지호와 화진포가 위치해 담수와 바닷물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설해온천은 설악산 동부 산림지대에 자리한 온천으로, 숲과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리더의 적극적 SNS 약인가 독인가
최근 대한민국 정치권의 뜨거운 화두로 등장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른바 ‘SNS 정치’다. 정책 현안이 발생하거나 특정 언론 보도가 나오면 대통령이 직접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던지고, 이에 맞춰 청와대는 ‘6시간 신속 대응 체계’라는 전례 없는 기동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루 평균 4건에 달하는 대통령의 SNS를 통한 직접적인 메시지는 “정책관계자 대응이 오죽 느렸으면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내겠냐”는 자성론과 함께 “정부 조직 전체가 대통령의 뜻을 알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메시지는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정부 정책 수단 중 하나”라며, “공무원은 물론, 국민과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관료 조직의 완만한 호흡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행보로 평가받는 이 대통령의 SNS 활용은 2025년 한 해 동안 엄청난 양의 트윗을 쏟아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와 비교될 만큼, 단순한 소통을 넘어 통치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실시간 SNS 정치’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라는 두 갈래 길 위에 놓여 있다. 우선 긍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