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5.30 (목)

  • 흐림동두천 22.3℃
  • 흐림강릉 24.0℃
  • 흐림서울 22.8℃
  • 흐림대전 25.0℃
  • 흐림대구 24.9℃
  • 흐림울산 22.9℃
  • 흐림광주 23.7℃
  • 흐림부산 22.7℃
  • 흐림고창 25.1℃
  • 구름많음제주 23.2℃
  • 흐림강화 21.0℃
  • 흐림보은 24.0℃
  • 흐림금산 23.6℃
  • 흐림강진군 23.2℃
  • 흐림경주시 25.5℃
  • 흐림거제 21.9℃
기상청 제공

칼럼

[이필재는 58년 개띠다] <제3화> '머리 없는' 진보주의자의 항변

URL복사
복학 후 대학 선생이 되어 보겠다고 진학한 대학원 석사과정 시절까지 나는 주류로 살았다. ‘뺑뺑이’로 입학한 고교 시절에도 입학 성적이 좋았기에 당당했다. 

대학원 때 학비 보조를 받기 위해 학과 사무실 조교를 한 일이 있다. 나처럼 본과 출신이 아닌 타과, 심지어 타대 출신은 근로장학금과 연계된 사무조교 자리조차 얻기 어려웠다. 

나는 교수 연구실 조교 ‘낙점’이야 연구실의 ‘주인’인 교수가 하지만 사무조교만큼은 차별 없이 희망자에게 고루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건의가 받아들여져 타과 출신 여학생, 타대 출신 여학생과 셋이 교대근무를 했다.

석사학위 논문을 썼을 때의 일이다. 내가 사용한 커뮤니케이션학의 토착화하는 용어에 대해 미국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지도교수가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논문심사 주심을 맡은 그는 논문 발표회장에서 학문의 세계엔 일반화밖에 없다고 코멘트했다. 나는 논문을 인쇄할 때 토착화를 한국적 적응이라고 고쳐야 했다. 

박사과정에 들어가지 않고 취직하겠다는 나를 말리는 선후배들에게 나는 “회사에 들어가면 사장에게 계급장 떼고 얘기해 보자고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은사와는 안 되더라”고 말했다.

나는 우리 나이로 서른에 중앙일보에 특채로 입사했다. 신문사 앞엔 우리 회사 사람들이 자주 찾던 '남강'이라는 식당이 있었다. 밤이면 여기서 다른 부문 선배들과도 스스럼없이 수시로 합석을 했다. 



한번은 새카만 신입이 까불까불하자 공채 1기였던 대선배가 물었다. 

"너 몇 기생이니?" 
“저는 기생이 아니라 회사와 공생합니다.” 

고등학교 선배이자 대학 선배이기도 했던 대선배는 기가 찼는지 웃었다. 왜 아니겠는가?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애주가에 호방하면서도 너그러운 분이었다. 

신문사 시절 난 비주류였다. 공정보도위원회 간사로 있는 동안 시사지 부문으로 사실상 방출됐다. 차장 때 부장급 보직인 이코노미스트 편집장이 됐지만 최단명에 그쳤다. 

취업 전 주류이던 시절 나는 용광로처럼 주류는 비주류를 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주철을 만드는 고로엔 철광석과 더불어 연료인 코크스를 넣는다. 고온에서 녹은 철광석에서는 선철이 나온다. 주류와 비주류가 혼연일체가 되는 것이다.

비주류이던 신문사 시절 나는 조직 논리에 순응하지 못했다.

"젊어서 진보 아니면 가슴이 없는 거고, 나이 먹고도 보수가 안 되면 머리가 없는 것"이란 말이 있다. 

이 잣대를 들이댄다면 난 머리가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난 나이가 들면 오히려 진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진보적 삶은 이 시대의 대세인 신자유주의적 규범에 저항하는 것이다.
 
사실 젊어서는 생존을 위해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체제에 적응하고 이들이 만든 잣대에 맞춰 살아야 한다. 성공하려면 세상과 조직이 원하는 대로 처신해야 한다. 그렇게 사느라 때로는 부끄러워 나는 하늘을 우러르기는커녕 짐짓 외면했다. 

그런데 6년여 전 정년퇴직하고 나서 조직 논리에서 자유로워졌다. 여전히 ‘배운 도둑질’을 하지만 내가 종사하는 언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됐다. 나이를 먹으니 성공은 더 이상 인생의 목표도 아니다. 

나이 들어 보수화하는 건 사실 기득권 때문이다. ‘딸깍발이’ 기자로 살다 보니 사실 이렇다 할 기득권도 없었다. 

무엇보다 나는 이런 양극화된 세상을 꿈꾸지 않았다. 이대로 자식들에게 물려줘서는 안 된다.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려면 지금의 기득권적 사고와 행동 원칙을 바꿔야 한다. 세상은 결코 스스로 진화하지 않는다. 저절로 좋아지는 법은 없다.


◆이필재는…
‘58년 개띠’로 서울서 태어났다. ‘뺑뺑이’ 1회로 고등학교에 진학, 대학에서 언론을 전공한 후 중앙일보에 들어갔다. 정년퇴직 후 ‘배운 도둑질’을 하는 한편 이런저런 강의를 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이스라엘 방위군, '라파 난민촌 참사' 최소 45명 사망에 조사 착수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라파 난민촌 공격 지역에서 민간인 사망 정황관련 조사에 착수했다고 외신이 밝혔다. 이스라엘이 피란민 수십만명이 밀집해 있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난민촌을 공습해 최소 45명이 사망한 데 대해 이스라엘군이 조사에 착수했다. 27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날 성명을 내 "라파 난민촌 공격 지역에서 민간인 사망 정황 관련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사는 최고위급으로 구성된 독립적인 군사 기관이 담당할 예정이다. IDF는 사망자에 하마스 고위 관료 2명도 포함됐다며,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 공격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하마스 고위 관료들이 현장에 있다는 사전 정보를 입수해 공습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IDF는 "공습 전 민간인에게 피해를 줄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항공 감시, 공군 정밀 탄약 배치, 추가 정보 등 여러 조치를 취했다"면서, 민간인에게 피해를 준 건 유감이라고 했다. 미국 ABC뉴스는 미국 관료를 인용, 공습으로 인한 파편 등으로 100m 떨어진 연료 탱크에 점화됐으며 텐트에 불이 옮겨붙어 큰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스라엘 측이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특징주] 엠에스오토텍, 내달 3일 온라인IR…현금배당·자사주소각 발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엠에스오토텍이 다음 달 3일 온라인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고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다고 30일 밝혔다. 엠에스오토텍은 지주회사로 그룹의 기업가치 확대가 주주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현금배당(차등 배당) ▲자기주식 소각 ▲책임경영 강화 등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현금배당의 경우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일회성 비경상 이익 제외)의 3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또 이번 지주사 전환 후 3년간 일반 주주 중심의 차등 배당을 진행한다. 배당 절차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정관을 정비 중이다. 자사주 소각도 진행한다. 엠에스오토텍과 심원 합병에 따라 기존 심원이 보유한 엠에스오토텍 주식에 대해 부여되는 자사주의 50%를 소각할 예정이다. 소각 일정은 합병 주주총회 후 1년 내 진행 예정이며, 미소각된 잔여 자기주식 50%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부채 상환 등에 활용한다. 앞서 엠에스오토텍그룹은 중장기 성장을 위한 책임경영 일환으로 합병 후 심원 기존 주주에게 부여되는 합병 신주에 대해 1년 이상 자발적인 의무보유 의사도 밝힌 바 있다. 엠에스오토텍 관계자는 "이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트래블라이크 ‘팔로우 스페인·포르투갈 최신 개정판’ 출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트래블라이크가 유럽 여행 1순위 스페인·포르투갈의 ‘진짜’ 최신 정보를 선별해 담은 ‘팔로우 스페인·포르투갈 최신 개정판’을 출간했다. 다양한 문화가 융합해 독자적인 색을 쌓아 올린 정열의 나라 스페인, 그리고 유럽 최서단 항구 도시의 매력이 가득한 포르투갈. 두 나라의 아름다운 건축물과 미술품, 이색적인 문화 예술, 지중해의 낭만적인 해변에서는 화려함과 소박함을 고루 느낄 수 있다. 다채로운 체험과 더불어 힐링이 필요한 스페인·포르투갈 여행을 준비한다면 ‘팔로우 스페인·포르투갈’을 펼칠 시간이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스페인·포르투갈의 달라진 물가 정보와 교통 요금을 전부 업데이트했으며, 최신 핫플레이스를 출간 직전까지 정성껏 수집해 놓쳐서는 안 될 여행 정보를 풍성하게 제공한다. 또한 군더더기 없이 세련되고 깔끔한 디자인과 한눈에 매료되는 감성적인 사진으로 재구성해 더욱 완벽하게 거듭났다. 이 책은 베테랑 해외여행 전문 저자가 수년간 취재하고 엄선한 최고의 명소만 골라 담았으며, 그대로 따라만 해도 실패 없는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세심히 공들였다. 내공 있는 여행 전문 작가가 마치 도슨트처럼 안내하는 천재 예술가들의 흥미로운

오피니언

더보기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나라… 지도자들이 본을 보여 바로 세워야
음주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인기가수 김호중 씨의 법꾸라지 행보를 보며 ‘공정과 상식이 무너져 내려도 이렇게 무너져 내릴 수는 없다’라는 생각에 어이없음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김호중 씨는 누가 봐도 유죄가 뻔한 죄(현재 김호중에 대해 적용할 수 있는 죄는 무려 7가지로 음주운전, 교통사고 후 미조치, 도주치상,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대리자수, 증거인멸, 위험운전치상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이다)를 짓고도 법꾸라지(법을 이용해 가장 적은 양형을 받도록 하는 것) 전략을 세우고 경찰조사에 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씨는 일반에게 공개된 첫 조사이자 4번째 소환조사인 지난 21일 경찰서 조사 후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은 채 옅은 미소까지 지으며 “죄인이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죄송합니다”라고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2일 김 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등 4가지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24일 낮 12시 영장실질심사 후 김씨를 결국 구속했다. 이에 앞서 김 씨의 소속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문에서 "김호중은 오는 23~24일 공연을 끝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