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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강영환 칼럼] 정부의 ‘선제대응’, 그 공허함에 대하여

[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리스트] 우리 정부가 대미(對美)관계에서 치밀하게 문제를 예측하고 상황을 파악한 후 최적의 대안을 만들어 원만하게 대응해 나가는 모습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말로만의 '선제대응'은 언제 현실에서 구현 가능할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을 이기고 미국의 45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전 세계가 이를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주창한 보호주의에 기반한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즉 미국 중심의 정책은 생산·투자·소비가 동반 감소하는 '트리플  쇼크'에 더하여 탄핵정국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한국경제를 더욱 옥죌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의존적이며, 특히 미국에 의존적인 한국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당장 한미 간 무역 불균형 문제가 발등에 떨어질 불이 될 것을 걱정했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큰 걱정이었다. 트럼프는 동맹국의 안보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었다. 한국과 일본은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으며 이는 '동맹국의 미국에 대한 착취'라고 말하기도 했다. 2016년 당시 한국이 부담한 9,400억 원의 방위비 분담금은 어느 속도로 어떤 규모로까지 커질지가 큰 걱정이었다.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이기에, 트럼프 역시 대한민국의 중요성을 알기에 급작스럽게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치긴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도 있었다. 그러나 미국외교정책의 흐름을 거스르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대세였다.


이때 모락모락 정부 정책당국자의 입에서, 그리고 언론에서 자주 나왔던 단어가 '선제대응'이었다. 트럼프발(發) 경제 리스크를 선제대응으로 극복하자는 주장이다. 정부가 준비한 대책에 따라 좌고우면하지 않고 하나하나씩 실천해 나가자는 주장이다. 그리고 닥쳐올 위기를 정부가 중심을 잡고 정책을 펴나가 기회로 만들자는 희망의 목소리였다.


11월이면 벌써 트럼프가 당선되고 3년이다. 그간 우리 정부는 어떤 대책을 준비해 미국에 어떤 선제대응책을 구사했는지 궁금하다. 최근 두 가지 한미관계의 큰 이슈가 우리를 걱정하게 한다.


트럼프는 세계무역기구(WTO)가 개발도상국 지위를 규정하는 방식을 바꿔 한국과 중국 등을 개도국 지위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해서 한국 경제에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국이 개도국에서 실제 제외되면 수입쌀의 관세율은 513%에서 154%로, 보조금도 절반을 줄여야 하는 등 특히 농업 분야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 또한 다시 우리의 어깨를 누를 전망이다.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번 방한에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언급했다고 한다. 직접적으로 금액을 언급하지 않았다 하나, 한편에서는 한국에 요구할 방위비 분담금 총액이 50억 달러(약 5조9,000억 원)에 달한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올해가 전년도 대비 8.2% 인상된 1조389억 원이니 트럼프가 제시한 액수는 올해의 5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액수는 조정 불가(non negotiable)’라는 말도 들리니 그만큼 트럼프의 의지가 강하게 담긴 듯하다. 조만간 시작될 SMA 협상을 앞두고 기선제압용일 수도 있겠지만 트럼프의 행보를 볼 때 실제 압박일 수 있다는 언론의 평가를 스쳐 보낼 순 없다.


미국과의 통상 문제와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미국발(發)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다.


끌려갈 수밖에 없는 관계라는 한계도 있지만, 우리는 예고되는 이들 문제에 왜 항상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가? 입에 달고 다니는 정부와 정책당국자의 '선제대응'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는가?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의 돌발 행보로 모든 것을 돌리기엔 우리 정부의 대응 수준이 너무도 공허하다. 우리 정부가 치밀하고 신뢰할 만한 대응 능력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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