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26 (수)

  • 흐림동두천 4.0℃
  • 맑음강릉 7.5℃
  • 연무서울 5.3℃
  • 구름많음대전 5.9℃
  • 맑음대구 5.6℃
  • 연무울산 5.2℃
  • 흐림광주 8.0℃
  • 맑음부산 6.2℃
  • 흐림고창 7.1℃
  • 구름많음제주 10.0℃
  • 맑음강화 -0.1℃
  • 흐림보은 4.7℃
  • 흐림금산 5.3℃
  • 맑음강진군 7.6℃
  • 맑음경주시 5.9℃
  • 맑음거제 6.5℃
기상청 제공

칼럼

[기자수첩] ‘부탄가스 돌격’과 반미(反美) 테러 역사

URL복사

美 문화원 방화·폭발, 美 대사 피습 등 다수 테러
양지 지향 ‘반미’ 앞 요구되는 당국 대응 강화



[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지난 25일 차량에 다량의 ‘부탄가스’를 싣고 서울 종로구 주한(駐韓) 미국대사관에 돌진했던 30대 남성이 결국 구속됐다는 소식이다. 서울중앙지법은 29일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입건된 박모(39)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 당시 “나는 공안검사다” “이미 다 보내놨다” 등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량을 덜기 위한 ‘연기’인지 정말로 정신질환자인지 알 수 없지만 미수에 그쳤기에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대사관 정문을 오가는 적잖은 내·외국인이 죽거나 부상당할 뻔했다.


일부 반미(反美)주의자들의 대미(對美) 테러는 건국 이래 꾸준히 시도되어 왔다. 대표적인 사건이 1982년 3월 17일 부산 미 문화원 방화(放火) 사건, 1983년 대구 미 문화원 폭발 사건, 2015년 마크 리퍼트(Mark Lippert) 미 대사 피습 사건이다.


리퍼트 대사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조찬 행사에 참석하던 도중 우리마당통일문화연구소 대표를 자처한 김기종에게 피습당해 큰 부상을 입었다.


김기종은 평범한 참석자인 것처럼 위장해 테이블에 앉아 있다가 날이 시퍼렇게 선 25cm 길이의 과도(果刀)를 꺼내 리퍼트 대사를 기습적으로 덮쳤다.


그는 마치 리퍼트 대사를 작심하고 ‘죽이려는’ 듯 칼을 무차별적으로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스럽게도 해군 출신인 리퍼트 대사의 본능적인 대응, 육군 특전사 출신인 장윤석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의 제압으로 살해 시도는 미수에 그쳤다.


목숨은 건졌지만 리퍼트 대사는 뺨이 크게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병원에 긴급이송됐다. 이 사건은 ‘반미 테러리스트’가 언제 어디서든 ‘선량한 얼굴’로 우리 곁에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대구 미 문화원 폭발 사건에서는 아예 정교하게 제작된 사제(私製)폭탄이 동원돼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영남고에 재학 중이던 허모(당시 17세)씨는 미 문화원 주변을 지나던 중 주변에 놓인 수상한 가방 몇 개를 발견한 뒤 일부를 수거해 경찰에 가져가 신고했다. 경찰은 사실확인을 위해 미 문화원으로 출동했으며 허 씨와 함께 가방을 살피던 중 큰 폭발이 일어났다.


허 씨는 그 자리에서 폭사(爆死)했으며 김모 순경은 심각한 중상을 입었다. 문화원 주변을 지나던 몇몇 시민들도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경찰 조사 결과 폭탄은 일정시간이 지나면 터지도록 제작된 시한폭탄이었다.


부산 미 문화원 방화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로 무고한 시민이 희생됐다. 1980년대 당시 대학가를 휩쓸던 반미정서에 동조된 일부 대학생들은 문화원 문을 미리 준비한 공구로 뜯어낸 뒤 침입해 불을 질렀다.


순식간에 건물이 화마(火魔)에 휩싸인 가운데 문화원 내 도서관에서 공부 중이던 동아대 재학생 장모 씨는 미처 탈출하지 못해 결국 질식사했다.


“이 나라는 사람이 죽어야 움직이나”


기자에게도 ‘테러’를 당할 뻔한 악몽은 있다. 기자와 2007년부터 작고할 때까지 수년 간 매주 서울 여의도 안전가옥(OO빌딩) 등에서 만났던 고(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장례식장에 황 전 비서를 비방하는 수십 장의 ‘삐라’가 뿌려진 것이다.


단순 전단지였기에 망정이지 만약 리퍼트 대사 때처럼 유포자가 흉기난동을 부렸거나 ‘폭탄’을 설치했더라면 기자를 포함한 무수한 사람이 죽거나 다칠 뻔한 아찔한 사건이었다.


기자가 북한 취재를 위해 한동안 격월로 방문했던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에서는 정체 모를 인물이 자전거를 탄 채 기자의 뒤를 줄곧 쫓아오기도 했다. 북대(北大)시장에서 양뀀(양꼬치)에 독한 빠이주(白酒. 중국술) 몇 잔 먹고 새벽에 홀로 귀가하던 중 미행에 나선 이 인물을 떨쳐내기 위해 아침까지 숙소 주변을 빙빙 돌았던 기억이 있다.


한 탈북인사를 경호하던 경찰서 보안과 소속 형사가 ‘실탄’이 장전된 권총을 허리춤에 멘 채 ‘국회’ 보안검색대를 ‘무사통과’한 일도 있다. 기자, 탈북인사와 모 국회의원 사무실에 동행하던 과정에서 국회에 ‘무혈입성’한 이 형사가 허탈한 웃음을 짓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내에서는 반미·친북(親北)주의자들의 활동이 대담해지고 있다.


이달 초 서울의 한 교회에서 열린 ‘공개행사’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랑과 믿음의 정치” 등 주장이 쏟아졌다. 이 행사에는 ‘영어가 쓰인 옷’ ‘청바지 등 외국문화 옷차림’이 금지됐다고 한다. 미 대사관 부탄가스 테러 시도에 이어 29일에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 대통령 방한(訪韓)을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반미주의자들이 음지에서 양지로 밀고 나오는 가운데 상술한 사례들에서 보듯 이들 중에 ‘테러리스트’가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테러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를 강타한 붉은 수돗물 사태에 대한 당국의 부실대응 앞에 한 언론기사에 달린 “이 나라는 사람이 죽어야 움직이나”라는 댓글이 기자 뇌리를 아직 맴돌고 있다.


대한민국은 ‘사고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쓴 지 오래됐다. 폭탄은 ‘인명살상’에 특화된 물건이다. 사람의 신념은 때로는 자신의 목숨마저 돌보지 않게 할 정도로 무섭다. 이성(理性)이 결여된 무분별한 반미주의가 존재하는 한 더 이상의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국이 더욱 신경써야 할 때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국민의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헌법 대놓고 위반...더불어민주당은 사법파괴 멈춰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25일 국회에서 논평을 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는 헌법 제27조 ‘법률이 정한 법관’ 규정과 제101조 ‘법원의 각급 법원 조직’을 대놓고 위반하고 있다. 또한, 오직 군사법원만을 특별법원으로 둘 수 있다고 명시한 헌법 110조와도 충돌한다”며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의 뜻에 따라 이미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정치권이 요구한다고 임의의 특별재판부가 만들어진다면 그 자체가 사법의 정치화이고 헌법이 보장한 재판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다. 권력자의 요구에 따라 답을 정해 놓고 원하는 판결을 내놓으라는 협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현행 헌법 제27조제1항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제101조제1항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제2항은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법원으로 조직된다”고, 제110조제1항은 “군사재판을 관할하기 위하여 특별법원으로서 군사법원을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에 충고한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

경제

더보기


문화

더보기
타악그룹 언락, 역사 연희극 ‘낙향’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타악그룹 언락은 오는 11월 30일(일) 오후 4시 안성맞춤랜드 반달마당에서 역사 연희극 ‘낙향 : 희망의 꽃을 피우다’ 공연을 무료로 선보인다. ‘낙향 : 희망의 꽃을 피우다’는 일제강점기라는 어두운 시대 속에서도 역사와 전통을 지켜낸 선조들의 용기와 투쟁을 담아낸 작품이다. 일제의 억압과 문화 말살 정책에 맞서 정체성과 문화를 지켜내려 했던 이들의 삶을 생생히 무대화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해당 작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예술지원 모든예술31’ 사업에 선정되며 작품성을 다시 인정받았다. 주최·주관을 맡은 타악그룹 언락은 작년보다 한 단계 더 완성도 높은 무대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지난해 실시된 관객 만족도 조사에서도 전 세대를 아우르는 긍정적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폭넓은 연령대가 작품의 메시지와 구성에 공감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학부모는 공연을 관람한 자녀가 ‘저 삼촌들은 아리랑 불렀다고 잡혀가는 거야? 저 삼촌들이 나쁜 사람이야?’라고 묻는 등 작품 속 역사적 상황을 스스로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러한 반응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역사를 처음 접하는 어린 관객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