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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고 이희호 여사, 마지막까지 남·북·미 대화의 장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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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위급 조의문 전달..남북 정상회담 모멘텀 마련
文대통령, '先남북-後한미 회담' 재확인



[시사뉴스 유한태 기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생의 동반자이자 여성운동의 선구자 였던 이희호 여사가 지난 10일 향년 97세로 별세했다. 그간 이 여사는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간 화해협력을 위해 힘써 왔다. 햇볕정책과 그 산물인 6·15공동선언 정신을 유지하는 데 여생을 바쳤다. 고 이희호 여사는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꽉 막힌 북핵 해결을 위한 대화의 장을 이끌어냈다.

북한 고위급 조의문 전달..남북 정상회담 모멘텀 마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별세에 대해 조화와 조전(弔電)을 보내며 애도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께 판문점 통일각에서 김여정 부부장과 이현 통전부 실장을 통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등에게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했다. 윤건영 국정상황실장도 함께 자리했다.

이후 정 실장과 서 차관, 박 의원은 오후 7시께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권노갑 장례위원장과 유가족 등에게 조의문과 조화를 전했다.

김 위원장은 '리희호 녀사의 유가족들에게'라는 제목의 조의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리희호 녀사가 서거하였다는 슬픈 소식에 접하여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리희호 녀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온갖 고난과 풍파를 겪으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 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울인 헌신과 노력은 자주통일과 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현 북남관계의 흐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으며 온 겨레는 그에 대하여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 실장은 유가족에 조의문을 전달한 후 기자들과 만나 "김여정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각별한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 김대중 대통령과 이 여사님의 유지를 받들어 남북관계가 더욱 화해와 협력의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원한다는 취지의 말씀을 전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 역시 "김 부부장이 이 여사님의 서거에 대한 애도와 이 여사님의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공로를 높이 평가하면서 김 위원장의 애도를 유족들과 장례위에 전달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美, “이희호 여사, 한반도 평화 위해 남북 간대화 촉진”

미국 국무부는 11일(현지시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고 이희호 여사의 타계 소식에 애도를 표했다.

이날 국무부는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 정부를 대표해 이희호 여사의 가족과 한국 국민에게 이 여사의 별세에 애도를 전하려 한다"면서 "이 여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쳤으며, 남북 간 대화를 촉진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또 "이 여사는 남북 간 관계 증진을 위해 수차례 평양을 방문했다"면서 "평화를 향한 그의 노력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상실의 시간에 가장 깊은 위로의 마음을 받아주기를 바란다"면서 "미국은 이 여사의 헌신과 봉사를 항상 기억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文대통령, '先남북-後한미 회담' 재확인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조의문 전달과 발맞추어 12일(현지시각) 4차 남북 정상회담 뒤에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는 사실도 함께 공개되면서 교착상태에 놓였던 북미 비핵화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열린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 뒤 진행된 사회자와의 질의응답 시간에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6월 말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보다 먼저 이뤄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능하다면 그 이전에 김 위원장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가 만날지 여부, 또 만날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김 위원장의 선택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4차 남북 정상회담을 공개 제안한 것은 4월15일 이후 2개월 만이다. 지난 2개월 동안 남북관계 발전이 북미 관계 개선의 출발점이라는 기존 인식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가동 재개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한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은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완화'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입장에 가로 막혀 있다. 그러나 분위기 반전의 기대감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인 1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재차 거론하며 북미 비핵화 협상에 희망적 메시지를 던졌다.

문 대통령도 "지금 제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북미간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남북 간, 북미간 대화를 계속하기 위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남북·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희호 여사가 마지막 순간까지 북핵해결을 위해 마련한 남·북·미 대화의 장이 어떤 식으로 풀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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