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세권 기자] 지난 5월 15일은 제38회 스승의 날 이었다. 스승의 날 선생님들은 교권 저하와 학생지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생들은 선생님들에게 교사 외에 인생의 멘토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교원 87.4% 사기저하 시달려..10년 새 32% 포인트 증가
우리나라 교원 87.4%는 사기저하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원들은 교권 저하와 학생 지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제38회 스승의 날을 맞아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4월29일부터 5월6일까지 실시했으며 유·초·중·고 및 대학 교원 5493명을 대상으로 했다.
최근 1,2년 간 교원 사기 변화에 대해 87.4%는 '떨어졌다'고 답했다. 지난 2009년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55.3%였다. 10년 새 32%포인트 증가했다.
교권 보호 실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높았다. 응답자의 65.6%는 교권이 잘 보호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교권 보호가 잘 되고 있다는 대답은 10.4%에 그쳤다.
사기 저하와 교권 하락은 교육의 질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0.8%는 사기 저하와 교권 하락으로 학생 생활지도를 기피하고 관심이 떨어지게 된다고 답했다.
교원들이 꼽은 교직생활의 어려운 점(복수응답)으로는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가 가장 많이 꼽혔으며 55.5%에 달했다. 부적응 학생 생활지도는 48.8%, 교육계 불신 36.4%, 교육과 무관한 업무 32.0% 톱다운 방식의 잦은 정책 변경 14.6% 순이었다.
교총은 "교원의 사기와 교권이 저하를 넘어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것이 학생 지도와 학교 업무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학부모 민원과 학생 생활지도가 명퇴의 주원인으로 드러난 만큼 실질적 교권 확립과 교원들의 생활지도권 강화 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원 지위법 개정안 통과..교권 향상 기대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월 국회에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오는 10월 17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교권 침해 시 전학 처분을 내릴 수 없어 최대 징계가 출석정지에 그쳤던 초등학생과 중학생에 대해서도 전학 처분이 가능해지고, 교권 침해 학생에 대한 외부 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 지시가 가능해진다.
또 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에 학부모도 함께 참여토록 하고, 위반 시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게 되는 등 학부모의 자녀 관리책임도 강화된다.
교육계는 이 같은 조치에 반가워하면서도 피해교사의 적극적 대응을 전제로 하는 해당 개정안이 학교라는 조직에 속한 교원들을 향한 또 다른 족쇄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아직도 많은 교사들은 학생이 자신에게 불손한 언행을 보여도 이를 밖으로 드러내는 것을 어려워한다”며 “다행히 교원지위법이 개정돼 교권 침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가능해졌지만, 교사의 인권 보호에 대한 관리자들이 인식 개선과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을 계도하기 위한 학교와 가정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고교생 83.5% 존경하는 선생님 있어..교사 역할 긍정적
고교생 83.5%는 존경하거나 좋아하는 선생님이 있다고 응답했다. 입시전문업체 진학사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 고교생 회원 50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에 존경하거나 좋아하는 선생님이 있다는 응답자는 83.5%였다. 학생들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선생님의 유형도 학생과의 '관계'와 연관된 답변이 많았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의 유형은 '관심을 가져주는 선생님'이 35.6%로 가장 높았다. ▲잘 가르치는 선생님 34.6% ▲유머러스한 선생님 13.4% ▲상담 및 생활지도를 잘 해주는 선생님 12.6% ▲외모가 훌륭한 선생님 3.9% 순이었다.
고교생들이 싫어하는 선생님은 '학생 의견을 무시하는 선생님'이 37.1%로 가장 많았다. 편애하는 선생님 26.7%, 잘 가르치지 못하는 선생님 22.8%, 화를 잘 내는 선생님 11.8% 등도 학생들이 선호하지 않는 교사 유형에 속했다.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교사 외에 인생의 멘토역할까지 기대하고 있었다. 선생님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63.1%는 '수업과 진로지도, 인성교육과 인생에 대한 상담까지'라고 답했다. 지난 2011년 57.3%에서 5.8%포인트 오른 수치다.
진학사 우연철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교권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도 아직은 선생님이 부모님과 더불어 학생들의 긍정적인 성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