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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커버②] 文대통령, ‘빠른 중재’보다는 ‘정교한 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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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양측 대화 견인할 방안 모색
빠른 중재 보다는 정교한 중재 필요



[시사뉴스 유한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의 ‘2차 핵(核) 담판’이 결렬 된 후 문재인 대통령은 대화분위기를 되살리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어느 정도 숨고르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빠른 중재’보다는 ‘정교한 중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文대통령, 북미 양측 견인할 방안 모색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4일 지난해 6월14일 이후 9개월여 만에 NSC전체회의를 주재하며,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입장 차이를 정확히 확인하고, 그 차이를 좁힐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두 정상이 빠른 시일 내에 만나 이번에 미뤄진 타결을 이뤄내길 기대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 역할도 다시 중요해졌다"며 이렇게 주문했다.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종국적으로 타결될 것으로 믿지만 대화의 교착이 오래되는 것은 결코 바라지 않다"며 "북미 실무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서도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제재의 틀 내에서 남북 관계 발전을 통해 북미 대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찾아주길 바란다"며 "특히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에서 합의된 남북 협력 사업들을 속도감 있게 준비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우선 가용한 외교안보 라인을 총가동해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있었던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리 측 북핵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미 워싱턴D.C.에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를 비롯해 미 국무부 북핵·북한문제 담당 고위 인사들을 만나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방안을 논의하고 한미공조를 지속키로 했다.

이 본부장은 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과 만나 "(미국과) 좋게 협의가 잘 됐다"며, “북한과 계속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간 한미 외교장관회담 개최를 이달 내 목표로 추진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강경화 장관이 폼페이오 장관과 전화통화를 할 때 가급적 조기에 만나자고 했었다"면서 "3월 안에 개최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김 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카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형식보다는 지난해 2차 남북정상회담처럼 비공개 실무 회담이 될 수 있다는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김 위원장으로부터 직접 협상 결렬과 관련한 상황을 듣고, 미국과의 협상 절충 가능성 등을 파악한 뒤 워싱턴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는 게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정부는 다만 대북 특사나 '원 포인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남북 간 다양한 형태의 대화를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빠른 중재 보다는 정교한 중재 필요

그러나 좌초될 뻔 한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 2차 회담은 비핵화를 둘러싼 입장차로 결렬된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빠른 중재’보다는 '정교한 중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우리 정부가 적정한 중재안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북미 간 의사소통 시켜주는 역할 수준이 아니라 디테일하게 문턱을 낮추면서 갈 수 있는 다양한 합의안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스톡홀름에서 했던 남북미 3자의 반민반관, 2박3일 동안 이뤄진 자유로운 토론 겸 의견 교환의 자리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입장을 바꿔 새로운 합의를 이뤄내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돼 북한이 새로운 협상 전략을 구상하기도 전에 우리 정부가 나서 서두를 경우 오히려 난처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중재 역할에 앞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는 게 먼저라는 얘기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정부가 무의미한 중재 역할에 앞서서 해야 할 일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견인하는 일"이라며,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서든, 특사를 파견하든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를 촉진·확인하고 전반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준비해야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형 한동대학교 국제정치학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직후 문 대통령에게 중재노력을 부탁한 것을 언급하며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한미워킹그룹처럼 북미워킹그룹을 적극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어 ▲2차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유사한 전격 회담 개최 ▲특사파견 등을 제안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미 대화의 촉진자이자 한반도 평화과정의 기획자로서 비핵, 평화과정을 재정의해야 한다”며 “미중 관계라는 구조적 제약 속에서 남북관계를 통한 돌파전략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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