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4.09 (목)

  • 흐림동두천 8.0℃
  • 구름많음강릉 15.5℃
  • 흐림서울 10.6℃
  • 흐림대전 9.7℃
  • 흐림대구 10.9℃
  • 흐림울산 13.5℃
  • 광주 10.7℃
  • 흐림부산 12.5℃
  • 흐림고창 12.0℃
  • 제주 16.2℃
  • 흐림강화 8.6℃
  • 흐림보은 6.6℃
  • 흐림금산 8.9℃
  • 흐림강진군 10.9℃
  • 흐림경주시 9.3℃
  • 흐림거제 13.4℃
기상청 제공

경제

[심층]현대모비스, 장안동부품상가 소상인 장악 전말②

URL복사

모비스 ‘자동차부품’ㆍ글로비스 ‘운송’… 자본 앞에 깨진 지역경제생태계
한국시장 죽자 대박터진 중국, 동일부품도 모비스 4만5천원 소상인 2만2천원


[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현대모비스가 자동차부품 시장을 독과점하기 위해 장안평 자동차부품상가의 소상공인들을 견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외 제3자 경유 등 일체를 막론하고 외국인에게 부품을 판매해서는 안된다는 계약 조항을 자사 대리점들에게 강요하고 영업장을 폐쇄시킨 것은 상대적으로 부품 공급 가격이 싼 소상공인들을 고사시켜 평균 2배 이상 비싼 자사의 순정부품을 팔기 위한 현대모비스의 전략이라는 의미이다.




현대모비스 감시팀 건재
“여기가 북한인가요”

지난 11월29일, 서울 답십리 장안평자동차부품상가는 여전히 현대모비스의 상권 침탈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었다. 소상공인들은 현대모비스가 우월적 지위를 앞세워 부품시장을 빼앗아 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자동차부품상가의 한 제보자는 “여전히 문제의 현대모비스 감시팀이 있는 주상복합오피스텔 내 사무실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북한 독재정권에서 살고 있는 기분입니다”라고 본지에 알려왔다.

영업장이라고 하기엔 간판도 없었고, 문 앞까지 가서야 불투명 쇼윈도에 새겨진 현대모비스라는 이름을 발견할 수 있는 바로 그 사무실이다. (*참조:시사뉴스 517호 [르포] 장안평자동차부품상가 ‘현대모비스판 노예문서’ 있다? 편)

장안평 자동차부품 상인들에 따르면 이들은 스스로를 시장마케팅TF팀이라고 칭했다. 몰래카메라를 동원해 외국인에게 물건을 판매한 상인, 그 상인에게 부품을 판매하거나 직접 판매한 대리점주들을 적발하는 일이 주 업무였다고 한다. 그 외국인의 국내 거주 여부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직 해외로부터 자동차부품상가를 방문한 외국인들과 소상공인들의 매매를 원천봉쇄하기 위해서 현대모비스의 시장마케팅TF팀은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현대모비스는 소상공인들의 해외판매를 막는 것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장안평 자동차부품상가의 역사를 알 필요가 있다.


배은망덕? 토사구팽? 
필요없는 물품도 대량 구입해 현대차 성장 도왔는데

2000년 이전만해도 현대모비스와 소상공인은 상부상조하는 관계였다고 한다. 아니 장안평 자동차부품 상인들은 현대자동차, 즉 한국의 자동차 산업을 자신들이 키웠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1975년대 현대자동차가 포니1을 양산하자 몇몇 사람들이 종로에서 자동차부품 시장을 연 것이 자동차부품상가의 시초입니다. 포니가 미쓰비시의 엔진과 부품을 사용해서 초창기 업주들은 일본에서 쓰레기를 수거해 부품들을 닦고 파는 것으로 첫 영업을 시작했죠.”

당시 일을 기억하는 나이 지긋한 ‘ㄱ’상사 업주 A씨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도 1980년대 포니2를 출시하면서 부품 대리점을 개설하기 시작했다. 1986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서울시의 권유를 받은 자동차 부품 소상공인들이 이전하면서 장안동 시대는 개막됐다. 

이때만 해도 현대차는 한국 자동차부품시장을 소화할 유통/물류/보관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기에 현대자동차-현대대리점-장안평자동차부품상가로 이어지는 부품 조달 및 판매 루트에 의지했다. 2대째 자동차부품 매장을 운영하는 B씨는 “현대자동차 영업사원들은 매일 아침 출근하다시피 가게를 방문 후 부품을 사달라고 통사정을 했죠. 이에 부친도 마지못해 필요한 량 보다 더 많은 주문을 해줬고요”라고 말했다.

이어 A씨도 “현대차가 살아야 나라 경제가 살고, 우리가 잘 사는 길이라고 믿었으니까. 구입해달라는대로 팔아줬죠”라고 거들었다.

고객들도 주문하면 한 달 이상 걸리는 현대차 대리점보다 소상인들 매장을 더 선호했다. 자동차부품시장 점유율 88%, 상가가 발전하자 택배, 물류회사, 고철 처리업, 외식업 등 장한평 일대 지역 경제도 2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소상공인들이 번성하자, 소상공인들의 의뢰를 받고 물건을 만드는 소상공인들이 돈을 벌었고, 근로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이 물건을 사고, 음식을 먹자 주변상가도 호황을 맞았다.
장안평 자동차부품 상인들은 자영업 성공시대를 열어젖힌 주역들이었다.



고사위기서 터진 한류 중고차 붐
해외 바이어 의존도 70%

선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대기업과 소상공인 그리고 지역이 더불어 잘사는 경제. 답십리의 이 같은 자영업 주도 선순환 지역경제 발전 시스템에 균열이 발생한 것은 모순되게도 이들이 성장시킨 현대차의 정책 전환 때문이었다.

서울자동차부품판매업협동조합에 따르면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현대자동차가 자동차부품 물류를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 전국 각지서 현대모비스 영업소가 구축되면서, 장안평 상인들의 매출도 급락했다.

2000년은 현대가에서 왕자의 난이 발생한 해이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해 나오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을 세웠고, 경영입문용으로 부친 고(故) 정주영 회장으로부터 받았던 현대모비스를 자동차부품업체로 변모시켰다. 2001년에는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이 실질적 소유주인 현대글로비스의 전신인 한국로지텍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말그대로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부품상가 소상공인들의 생계수단인 자동차부품(현대모비스)과 거래업체들이 맡던 물류·운송(현대글로비스) 등을 장악해갔다고 한다.

구원은 외부로부터 왔다. 한류 붐을 타고 우리나라 중고차가 러시아 중동 중국 요르단 베트남 리비아 칠레 라오스 가나 캄보디아 필리핀 등에 급속도로 팔려갔다.

해외로 팔려나간 국산 중고차는 2006년 16만1500여대에서 2011년에는 24만8000여대로 5년 만에 54% 증가했다. 그러다보니 부품이 필요했다. 해외 바이어가 돈을 싸들고 직접 물건을 사러 장안평자동차부품상가를 찾았다.

제2의 전성기가 열렸다. 자동차부품상 C씨는 “연간 300억원 가량을 벌었다. 해외바이어들은 현대모비스에서 조달하기 힘든 중고부속을 찾기 위해 전부 장안평으로 몰려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들려줬다.

그런데 2010년 현대모비스 사원들이 와서 대리점을 상대로 해외 바이어에게 물건을 파는 소상공인들에게 물품을 공급 못하도록 했고, 2012년부터는 매년 갱신되는 계약서에 수출을 못하게 하는 조항을 강제로 삽입했다고 한다.

장안평 부품상가의 매출은 70%가 외국인들의 물품 구매에 의존하고 있었다. 자동차부품상 C씨는 “이후 매출은 급속도로 쪼그라들었고, 지난해에는 40억원 가량으로 줄었다”고 씁쓸해했다. C씨는 그나마 자동차부품상가 내에서 성공한 케이스다.

기자가 첫 번째로 장안평 자동차부품상가를 찾았던 지난 11월20일. 인근 한 식당주인은 “지역 일대가 예전에 비해서 (장사가 안되니) 죽은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같은 부품이라도
현대모비스 4만5천원, 소상인 2만2천원

그렇다면 해외바이어들이 현대모비스 보다 장안평 자동차부품상가를 선호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자동차부품판매업협동조합 김창범 상무의 말이다.

“부품가격 차이 때문이죠. 현대모비스와 장안평은 가격차이가 평균 40~50% 차이나요. 타임벨트 경우 현대모비스는 4만5000원이고, 장안평은 2만원에서 2만3000원인거죠. 좀더 예를 들면 현대차가 부품을 해체하면 부품값이 2500만원이다 치면 이를 수출할 때는 2000만원을 받아요. 500만원이 손해잖아요. 이것을 채우기 위해 소상공인들의 몫을 강탈해간다는 거죠. 결국 현대모비스는 소비자가 싼값으로 물건을 구매할 권리도 뺏은 겁니다.”

하지만 진짜 목적은 다른 곳에 있다고 한다. 2009년에는 장안평 부품상가에는 매출신고만 300억원을 하는 매장들이 흔했다고 한다. 현대모비스가 불공정 계약서를 대리점주들에게 강요하면서 현재는 평균 60억원으로 하락했다고 한다.

“한때 2조원에 달했던 장안평 자동차부품상가의 지역매출은 현재도 1조원 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가 이런 큰 시장에 눈독을 들이지 않을 리가 없잖아요.”

이런 추세 속에 해외바이어들은 중국의 중고차부품 시장으로 이전했다.

취재현장에서 만난 수입자동차 전문 부품상점을 운영하는 중소기업인은 “해외바이어들 사이에서 중국은 다 만들어준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중국 매장들마다 3개월에서 5개월치 일감이 몰려있다”고 전했다.

현대모비스가 중국을 도와주고 있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과연 대기업과 소상공인 진실은 누구의 편인지, <시사뉴스>는 다음편을 통해 양측의 주장을 집중 점검해본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배너

커버&이슈

더보기
‘2026 한국전자제조산업전·오토모티브월드코리아’ 개막 ... 기술 교류의 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6 한국전자제조산업전(EMK) x 오토모티브월드코리아’가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개막했다. 오는 10일까지 사흘간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자 제조 및 자동차 전장 기술 전문 전시회로서 급변하는 IT 및 모빌리티 산업의 패러다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통합 비즈니스의 장으로 마련되었다. 전 세계 25개국에서 온 3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AI 기반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부터 자율주행 핵심 부품까지 최첨단 기술력을 뽐낸다. Hall A에서 진행되는 ‘한국전자제조산업전’ 부문에서는 SMT(표면실장기술) 생산 기자재와 반도체 패키징 장비들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올해는 초정밀 검사 장비와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공정 솔루션이 대거 출품되어, 인력난 해소와 생산성 향상을 고민하는 제조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함께 개최된 ‘오토모티브월드코리아’ 섹션에서는 전동화(EV)와 자율주행(AD) 시대를 뒷받침하는 차세대 전장 부품들이 주를 이뤘다. 차량용 반도체, 센서 모듈, 그리고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구현을 위한 고성능 컴퓨팅 기술 등이 전시되어 미래 모빌리티의

정치

더보기
북한, 오전과 오후 탄도미사일 발사 이틀 연속 무력시위...이재명 대통령 긍정평가에도 찬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북한이 7일 평양 일대에서 미상의 발사체를 발사했지만 발사 초기 이상 징후를 보이며 소실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은 8일에도 오전과 오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하고 북한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총무부장이 긍정적으로 평가해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대남적대 정책이 달라지지 않았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8일 합동참모본부 등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원산 일대에서 오전 8시 50분께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 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8일 오후 2시 20분쯤에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한 발을 쐈다. 오전에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동북 방향으로 약 240km를 비행한 후 알섬 인근 해상에 낙하했다. 오후에 쏜 탄도미사일은 동북 방향으로 700㎞ 이상을 비행해 러시아 남쪽, 일본 왼쪽 공해상에 낙하했다. 이에 대해 일본 방위성은 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북한은 오늘 14시 23분경 적어도 1발의 탄도미사일을 동방향을 향해 발사했다”며 “자세한 내용은 현재 한·미·일에서 긴밀하게 연계해 분석 중이지만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최고 고도 약 60km 정도로 약 7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조직 내 문제에 대한 재해석 ‘세대 갈등은 구조의 문제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세대 갈등은 구조의 문제다’를 펴냈다. 최근 조직 내 갈등을 설명하는 대표적 키워드로 ‘세대’가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신장철 저자의 ‘세대 갈등은 구조의 문제다’는 이러한 통념에 정면으로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MZ세대와 기성세대라는 이분법적 구도가 갈등을 설명하기에는 지나치게 단순하며, 오히려 갈등을 고착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대신 저자는 갈등의 본질을 ‘사람’이나 ‘세대’가 아닌 ‘소통 구조’에서 찾으며, 조직 내 문제를 재해석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 신장철은 가온코칭센터와 가온커뮤니케이션을 이끄는 대표이자 사회복지학 박사로, 오랜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조직과 개인의 관계를 분석해 온 전문가다. 한국코치협회(KPC), 국제코칭연맹(PCC) 인증을 비롯해 다양한 코칭 및 리더십 교육 분야에서 활동해 온 그는 이론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조직에서 작동하는 변화의 메커니즘을 탐구해왔다. 이러한 배경은 이번 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설계 중심 접근’이다. 기존의 자기계발서들이 갈등을 개인의 태도나 인내의 문제로 환원했다면 이 책은 갈등을 예측 가능하고 조정 가능한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정치(政治)’를 잃은 시대, 지도자의 야욕이 부른 재앙
야욕이 낳은 비극, 명분 없는 전쟁의 참상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동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당초 단기전 예상을 깨고 4주째를 넘기고 있다. 이란의 저항이 거세어지며 장기전 돌입이 자명해진 상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사실상 전쟁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란의 반격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 정당성 없는 전쟁으로 인해 중동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까지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내상을 입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왜 총성을 울렸는가? 명분은 자국민 보호였으나, 실상은 트럼프의 11월 중간선거 승리와 네타냐후의 집권 연장이라는 '개인적 정치 야욕' 때문임을 천하가 다 알고 있다. 지도자의 광기에 가까운 무모함이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극단의 비극을 초래한 것이다. 국민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령(本領)이다 정치(政治)의 한자를 풀이하면 ‘구부러진 곳을 편편히 펴서 물이 흐르듯이 잘 흐르게 한다’는 뜻이다. 즉, 삶이 고단한 국민을 위해 올바른 정책을 펴서 모두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이를 위해 정당이 존재하고, 정권을 획득한 집권 여당은 행정·사법부와 협력하여 오직 국리민복(國利民福)을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