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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통령 팬덤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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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템’ 품귀 현상, 아이돌 맞먹는 ‘굿즈’ 열풍... ‘공감’ ‘일치’의 심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 팬덤 시대를 열고 있다. 취임 후 입거나 사용한 상품들이 ‘문템’이라 불리며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현상은 이례적이다. 아이돌을 비롯한 대중문화 특정 캐릭터나 장르 관련 상품을 가리키는 ‘굿즈’에 대한 팬들의 집착과 흡사한 수준이다. 이는 기존 정치인에 대한 대중의 열광과는 차이가 있는 새로운 정치 문화다.


‘철학과 사상’ 담긴 정치적 표현 수단


문 대통령이 착용한 등산복 안경 구두 넥타이를 비롯, 평소 즐기는 커피 등이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5월13일 기자들과 북악산에 오를 때 착용한 주황색 등산복은 4년 만에 재출시 됐으며,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단골 커피전문점은 방문자들이 줄을 잇는 상황이다. 이 같은 대통령 관련 아이템의 인기는 이전에도 없지 않았지만 양상이 전혀 다르다. 과거 ‘대통령의 넥타이’ ‘대통령의 가방’ 등의 인기는 귀족 문화의 서민 모방 심리처럼, ‘특별한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소유하고자하는 일시적 욕망에 그쳤다면, ‘문템’은 보다 정치적 아이덴티티에 대한 공유 욕구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한마디로 ‘문템’은 정치적 가치관을 집약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소유 욕구는 지지와 공감의 강력한 연대를 상징한다. 이를테면 문 대통령의 낡은 구두는 ‘구두 만드는 풍경’에서 출시한 ‘아지오(AGIO)’라는 수제화 브랜드다. ‘구두 만드는 풍경’은 청각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사회적 기업으로 2013년 폐업한 상태다. 구두는 소외된 자들을 위해 행동한다는 가치관을 드러내는 아이템인 것이다. 지난 5월19일 여야 원내대표 오찬 때 문 대통령이 착용한 독도강치 실크넥타이는 소기업 ‘두레샘’의 브랜드 ‘이응크레이션스’가 112주년 독도 주권 선포의 날을 기념해 만든 제품으로 역시 정치적 목소리가 직설적으로 담겨있다.


이처럼 ‘문템’은 오래 사용해 낡은 ‘소박함’과 중저가 중소기업 상품의 ‘친근함’, 그리고 무엇보다 ‘철학과 사상’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강렬한 정치적 표현의 수단이다. 이에 대한 열광은 지지를 넘어서 동참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지지자들에게 ‘우아한 권위’ ‘독재의 향수’를 상징했던 박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가 ‘선망’의 대상에 가까웠다면, ‘문템’은 가치관의 일치를 의미하는 ‘공감’에 가깝다.


서점가의 문 대통령 장악력


이른바 ‘문재인 굿즈’는 출판계에서 시작됐다. 문 대통령이 표지를 장식한 아시아판 타임지는 경이적인 판매고를 올리며 재판을 거듭했다. 알라딘은 5월10일 판매 재개 직후 분당 16.6권씩 팔리며 만 하루 만에 판매량이 7024권을 기록해 역대 도서들의 일간 판매량 1위 기록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예스24의 경우도 5월8일 2차 예약판매를 시작한지 4시간 만에 1만부가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타임지의 상품평에는 ‘소장용으로 구입했다’ ‘몇 권 더 사고 싶은데 다른 팬들을 위해 자제했다’는 등의 글이 게제되면서 지지자의 아이덴티티를 소유하고자하는 소비 심리를 잘 드러냈다.


이 외에도 문 대통령이 2011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해 기록한 ‘문재인의 운명’ 특별판은 5월9일 출간 직후 단숨에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올라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열풍은 어린이 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시대를 이끄는 인물의 이야기로 구성된 어린이책 ‘후? 스페셜(Who? Special)’ 시리즈의 문재인 편은 대선이 치러진 5월9일부터 11일까지 3일 동안의 판매량이 대선 직전 3일과 비교해 약 800% 가까이 증가해 6월초 현재까지 순위권을 지키고 있다.


이 같은 서점가의 문 대통령 장악력은 최근 뜨거운 지지율에 비례하는 것이다. 또한, ‘서적’ 자체가 좋아하는 캐릭터나 문화의 ‘기념품’으로 인식되는 출판계 트렌드와 맞물리며 신드롬이 되고 있다.


대중 중심의 정치 문화로 변화


문 대통령 관련 서적의 구매자는 지지자 계층과 거의 일치한다. 알라딘의 구매자 분석에 따르면 문재인 표지의 타임지 구매자의 82.3%가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에서의 구매가 46.7%로 무척 높으며 여성의 구매율이 79.3%로 남성보다 3.8배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예스24에 의하면 ‘문재인의 운명’ 특별판은 전체 구매자 중 20~30대 여성 구매 비율이 66%에 이른다. 대선 이전에는 30대 남성과 40대 여성의 구매율이 높았던 것과는 다르게 20~30대 여성 사이에서 높은 호응을 얻으며 이례적인 팬덤 현상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의 운명’ 특별판의 판매량 비중을 통계청의 2015 인구총조사의 총인구와 비교해 지역별로 살펴본 결과, 세종특별자치시가 19.4%로 가장 높았으며 서울특별시가 8.2%, 광주광역시가 7.0%로 뒤를 이었고 6.2%의 부산광역시는 네 번째로 많이 팔린 도시로 나타났다. 타임 아시아판 구매는 서울특별시와 경기도에서 각각 34.7%와 25.4%로 뚜렷하게 많이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부산광역시가 6.3%로 뒤를 이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여성의 지지 비율이 높았는데, 이들이 ‘문템’의 구매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지역의 지지율도 책 구매 비율과 비슷하게 분포돼 있다. 뿐만 아니라, 20~40대 여성은 히트한 대중문화를 관련서적으로 소비하는데 익숙한 계층이다. 문 대통령 관련 서적의 소비 또한 대중문화 팬덤을 연상시키는 패턴인 것이다.


조선영 예스24 도서팀장은 “지금까지는 특정 정치인의 지지층을 단지 정치적 견해를 같이 하는 것으로 봤다면 이번 대선 후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하나의 팬덤 문화로 자리 잡으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선거가 하나의 국민적 축제로 여겨지는 미국과 같이 국내에서의 정치 및 정치인 중심의 인식이 점차 변화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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