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3 (일)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사회

대통령 팬덤 시대

URL복사

‘문템’ 품귀 현상, 아이돌 맞먹는 ‘굿즈’ 열풍... ‘공감’ ‘일치’의 심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 팬덤 시대를 열고 있다. 취임 후 입거나 사용한 상품들이 ‘문템’이라 불리며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현상은 이례적이다. 아이돌을 비롯한 대중문화 특정 캐릭터나 장르 관련 상품을 가리키는 ‘굿즈’에 대한 팬들의 집착과 흡사한 수준이다. 이는 기존 정치인에 대한 대중의 열광과는 차이가 있는 새로운 정치 문화다.


‘철학과 사상’ 담긴 정치적 표현 수단


문 대통령이 착용한 등산복 안경 구두 넥타이를 비롯, 평소 즐기는 커피 등이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5월13일 기자들과 북악산에 오를 때 착용한 주황색 등산복은 4년 만에 재출시 됐으며,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단골 커피전문점은 방문자들이 줄을 잇는 상황이다. 이 같은 대통령 관련 아이템의 인기는 이전에도 없지 않았지만 양상이 전혀 다르다. 과거 ‘대통령의 넥타이’ ‘대통령의 가방’ 등의 인기는 귀족 문화의 서민 모방 심리처럼, ‘특별한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소유하고자하는 일시적 욕망에 그쳤다면, ‘문템’은 보다 정치적 아이덴티티에 대한 공유 욕구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한마디로 ‘문템’은 정치적 가치관을 집약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소유 욕구는 지지와 공감의 강력한 연대를 상징한다. 이를테면 문 대통령의 낡은 구두는 ‘구두 만드는 풍경’에서 출시한 ‘아지오(AGIO)’라는 수제화 브랜드다. ‘구두 만드는 풍경’은 청각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사회적 기업으로 2013년 폐업한 상태다. 구두는 소외된 자들을 위해 행동한다는 가치관을 드러내는 아이템인 것이다. 지난 5월19일 여야 원내대표 오찬 때 문 대통령이 착용한 독도강치 실크넥타이는 소기업 ‘두레샘’의 브랜드 ‘이응크레이션스’가 112주년 독도 주권 선포의 날을 기념해 만든 제품으로 역시 정치적 목소리가 직설적으로 담겨있다.


이처럼 ‘문템’은 오래 사용해 낡은 ‘소박함’과 중저가 중소기업 상품의 ‘친근함’, 그리고 무엇보다 ‘철학과 사상’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강렬한 정치적 표현의 수단이다. 이에 대한 열광은 지지를 넘어서 동참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지지자들에게 ‘우아한 권위’ ‘독재의 향수’를 상징했던 박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가 ‘선망’의 대상에 가까웠다면, ‘문템’은 가치관의 일치를 의미하는 ‘공감’에 가깝다.


서점가의 문 대통령 장악력


이른바 ‘문재인 굿즈’는 출판계에서 시작됐다. 문 대통령이 표지를 장식한 아시아판 타임지는 경이적인 판매고를 올리며 재판을 거듭했다. 알라딘은 5월10일 판매 재개 직후 분당 16.6권씩 팔리며 만 하루 만에 판매량이 7024권을 기록해 역대 도서들의 일간 판매량 1위 기록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예스24의 경우도 5월8일 2차 예약판매를 시작한지 4시간 만에 1만부가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타임지의 상품평에는 ‘소장용으로 구입했다’ ‘몇 권 더 사고 싶은데 다른 팬들을 위해 자제했다’는 등의 글이 게제되면서 지지자의 아이덴티티를 소유하고자하는 소비 심리를 잘 드러냈다.


이 외에도 문 대통령이 2011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해 기록한 ‘문재인의 운명’ 특별판은 5월9일 출간 직후 단숨에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올라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열풍은 어린이 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시대를 이끄는 인물의 이야기로 구성된 어린이책 ‘후? 스페셜(Who? Special)’ 시리즈의 문재인 편은 대선이 치러진 5월9일부터 11일까지 3일 동안의 판매량이 대선 직전 3일과 비교해 약 800% 가까이 증가해 6월초 현재까지 순위권을 지키고 있다.


이 같은 서점가의 문 대통령 장악력은 최근 뜨거운 지지율에 비례하는 것이다. 또한, ‘서적’ 자체가 좋아하는 캐릭터나 문화의 ‘기념품’으로 인식되는 출판계 트렌드와 맞물리며 신드롬이 되고 있다.


대중 중심의 정치 문화로 변화


문 대통령 관련 서적의 구매자는 지지자 계층과 거의 일치한다. 알라딘의 구매자 분석에 따르면 문재인 표지의 타임지 구매자의 82.3%가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에서의 구매가 46.7%로 무척 높으며 여성의 구매율이 79.3%로 남성보다 3.8배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예스24에 의하면 ‘문재인의 운명’ 특별판은 전체 구매자 중 20~30대 여성 구매 비율이 66%에 이른다. 대선 이전에는 30대 남성과 40대 여성의 구매율이 높았던 것과는 다르게 20~30대 여성 사이에서 높은 호응을 얻으며 이례적인 팬덤 현상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의 운명’ 특별판의 판매량 비중을 통계청의 2015 인구총조사의 총인구와 비교해 지역별로 살펴본 결과, 세종특별자치시가 19.4%로 가장 높았으며 서울특별시가 8.2%, 광주광역시가 7.0%로 뒤를 이었고 6.2%의 부산광역시는 네 번째로 많이 팔린 도시로 나타났다. 타임 아시아판 구매는 서울특별시와 경기도에서 각각 34.7%와 25.4%로 뚜렷하게 많이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부산광역시가 6.3%로 뒤를 이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여성의 지지 비율이 높았는데, 이들이 ‘문템’의 구매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지역의 지지율도 책 구매 비율과 비슷하게 분포돼 있다. 뿐만 아니라, 20~40대 여성은 히트한 대중문화를 관련서적으로 소비하는데 익숙한 계층이다. 문 대통령 관련 서적의 소비 또한 대중문화 팬덤을 연상시키는 패턴인 것이다.


조선영 예스24 도서팀장은 “지금까지는 특정 정치인의 지지층을 단지 정치적 견해를 같이 하는 것으로 봤다면 이번 대선 후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하나의 팬덤 문화로 자리 잡으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선거가 하나의 국민적 축제로 여겨지는 미국과 같이 국내에서의 정치 및 정치인 중심의 인식이 점차 변화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방송3법·노란봉투법, 여당 주도로 국회 법사위 통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법사위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3법과 노란봉투법을 여당 주도로 의결했다. 이춘석 법사위원장은 방송3법에 대한 질의응답이 진행되는 중 국회법에 따라 토론을 중단시키자는 민주당 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곧바로 방송3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쳤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무슨 토론 종료냐" "이렇게 진행하는 게 어디 있느냐"라며 항의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몇 시간을 준비한 토론 절차를 생략하면 국회랑 의회는 왜 있나. 헌법재판소 판결에도 소수의 의견 표명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상황에 대해 법사위원장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일방적인 법안 상정과 발언 기회 박탈을 놓고 지속적으로 항의하자, 이 법사위원장이 "회의장 질서를 어지럽혔다"며 한때 퇴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방송3법은 KBS·MBC·EBS 공영방송 이사 수를 확대하고 이사 추천 주체를 늘리는 내용이 골자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개념을 근로계약 체결 당사

경제

더보기
IBK기업은행, 창립 64주년 기념식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IBK기업은행은 1일 창립 64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임직원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6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김성태 은행장은 중소기업을 향한 사명감과 진심을 원동력으로 성장해 온 기업은행의 역사를 돌아보며 글로벌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과제를 밝혔다. 김 행장은 “특히 올해 전례 없는 각종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미국 발 관세위기 등 대내외 위기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중기대출 지원으로 중기금융 역대 최대 점유비를 달성하는 한편,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상생금융을 적극 실천한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하남데이터센터 이전’과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유치’ 등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자등록 원스톱 서비스’,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고객가치를 최우선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도 그간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이어 “불확실성의 위기가 심화할수록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객을 향한 진실 되고 선한 마음으로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혁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KNSO아카데미 ‘컬러풀’ 공연...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 협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는 오는 8월 20일(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KNSO아카데미 5기 청년 교육단원들의 성과를 담은 무대 ‘컬러풀’을 선보인다. KNSO아카데미는 클래식 음악의 다양한 무대 경험과 실무 교육을 통해 균형 잡힌 역량을 갖춘 차세대 음악가를 양성하는 실전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2020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올해 초 통합 공모를 통해 교육단원 60명이 선발됐다. 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단한 이들은 국립심포니뿐 아니라 파리 오케스트라와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등 내한한 세계 유수 교향악단의 단원들과 솔리스트들의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국제적인 수준의 밀도 높은 교육을 받았다. 또한 올해 총 14회의 실내악 및 지역 공연에 참여하며 무대 경험과 앙상블 역량을 실전에서 체득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이들이 상반기 동안 갈고닦은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현대음악, 협주곡, 교향곡을 아우르며 단원들의 음악적 스펙트럼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공연의 포문은 김은성 작곡가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만화경’이 연다. 2023년 ‘작곡가 아틀리에’ 우수작으로 선정된 이 작품은 국립심포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