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1~3월) 예상을 깨고 영업이익 6조원을 돌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올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5조원대로 전망했다. 실제 실적은 이런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삼성전자는 7일 올해 1분기(1~3월) 연결기준 매출 4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7.49%, 전년동기 대비 10.37% 증가했다.
어닝 서프라이즈의 배경은 휴대폰과 반도체 분야의 선전과 환율효과로 꼽을 수 있다. 뭐니 뭐니 해도 효자는 휴대폰이다.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7 시리즈는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의 갤럭시4 이후 히트작을 내지 못했다. 특히 스마트폰 분야의 매출 및 수익 기여도가 높기 때문에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는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올해 갤럭시S7의 약진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사양을 갖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갤럭시S7은 카메라·방수·배터리 기능을 크게 강화했다. 소비자들은 기꺼이 갤럭시S7을 선택했다.
실제로 갤럭시S7은 출시 직후 20일 만에 1000만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갤럭시S6가 출시 후 1000만대 판매를 달성할 때까지 약 25일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판매 호조'라고 볼 수 있다.
화면 양 측면이 휘어진 엣지 제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갤럭시S7 엣지는 삼성전자의 간판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판매가 늘어날 수록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도 크게 확대된다. 여기에 갤럭시A·J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업이 고루 팔리면서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의 기여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반도체 시장 상황은 좋지 않았다. 전반적 IT(정보기술) 시장 침체에 따른 가격 하락이 올해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D램 가격(DDR4 4Gb 기준) 현물가격은 지난해 10월 중순만 해도 2.7달러 선을 유지했지만 3월말에는 1.7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모바일용 프리미엄 제품은 가격 인하 압박을 덜 받았다. 삼성전자는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독보적으로 3D(입체) 낸드플래시 반도체와 10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급 반도체를 양산한다. 최근에는 세계 최소 크기의 10나노급(18나노) 8Gb DDR4 D램 양산에 성공했다.
시스템LSI 사업부도 D램의 부진을 만회했다. 퀄컴 파운드리 물량과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판매량이 증가하면서다.
디스플레이 분야 역시 TV용 LCD(액정표시장치)는 부진했지만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제품은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환율효과도 효자 노릇을 했다.
1분기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170원대에서 1240원대로 상승했다. 원화가치가 하락한 만큼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주요 제품을 달러 기반으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화가 약세(환율상승)를 보일수록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