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경찰이 긴급 신고 대응을 위해 다음달 1일부터 112신고 대응 단계를 기존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한다.
경찰청은 기존 긴급, 비긴급, 비출동에 따라 각각 코드1, 코드2, 코드3으로 분류했던 것을 코드0·코드1(긴급), 코드2·코드3(비긴급), 코드4(비출동) 등 5가지로 개선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급증하는 신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외국의 '차별적 경찰대응' 체계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112신고 출동 건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늘고 있다. 2011년 711만6764건에서 지난해 1071만9174건으로 5년 새 50.6% 상당이 늘어났다.
지난해 112신고 총 건수는 1910만4883건, 이중 856만8946건(44.9%)이 긴급성이 떨어지는 출동신고였다. 또 838만5709건(43.9%)은 상담·민원성 신고였으며 긴급 출동이 필요한 신고는 215만228건(11.3%) 수준에 그쳤다.
경찰청이 이달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112신고 출동정책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1.8%가 112신고 경중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출동하는 정책을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면 112신고 유경험자들 중 가장 불편했던 사항으로 '현장 지연 도착(41.6%)'을 꼽았다. 이에 경찰은 정작 위험에 처한 국민이 제때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 신고 대응 세분화를 도입했다.
예컨대 남자가 여자를 강제로 차에 태워갔다거나 여자가 비명을 지른 후 끊긴 경우 등 이동범죄와 강력범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코드0으로 분류된다.
이어 모르는 사람이 현관문을 열려고 한다거나 주차된 차문을 열어보고 다니는 상황 등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이 임박했거나 진행 중인 상황, 직후인 경우나 현행범인인 경우 코드1에 해당한다.
경찰은 긴급 신고에 해당하는 코드0와 코드1에 대해서는 최단시간 내 출동을 목표로 할 계획이다. 또 생명·신체에 대한 잠재적 위험이 있는 경우, 범죄예방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비긴급 신고 중 코드2로 분류된다.
영업 시간이 끝났는데 손님이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다, 집에 와보니 도둑이 들었는지 집이 어지러져있다 등의 상황이다. 이 경우에는 긴급 신고에 지장이 안가는 범위 내에서 가급적 신속히 출동한다는 방침이다.
코드3은 즉각 현장 조치는 불필요하나 수사전문 상담 등이 필요한 경우를 말하며 경찰은 당일 근무시간 내로 출동을 목표로한다.
이밖에 긴급성이 없는 민원·상담신고는 코드4로 분류되며 타기관에 인계된다.
경찰 관계자는 “112신고를 했지만 비긴급으로 분류돼 경찰 출동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이는 긴급 신고를 우선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임을 양해바란다”며“출동 사건이 줄고 비긴급 신고에 대한 출동 부담이 덜어지는 만큼 '긴급신고 현장대응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