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천세두 기자]자동차·통신기기·철강 등 국내 10대 수출품목이 전 세계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시장에서 안 팔리는 품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미국·일본·중국 등보다 두드러지게 높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4일 내놓은 '10대 수출품목 의존도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2011~2014년 각국의 10대 수출품목이 전 세계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은 48.3%에서 45.6%(2.7%포인트 감소)로 낮아졌다.
미국은 같은 기간 51.9%에서 49.7%, 일본은 37.9%에서 37.0%로 하락했으나 그 폭은 한국보다 낮았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39.6%에서 40.5%로 상승했다.
각국의 전체 수출에서 10대 수출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이후 미국이 2.6%포인트, 일본이 2.0%포인트, 중국이 0.9%포인트 증가했으나 한국은 0.5% 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10대 품목이 국가 전체 수출을 끌어올리는 효과에 있어 한국이 가장 제한적이었다는 의미다.
2014년 한국의 10대 수출품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7%나 됐다. 미국은 55.4%, 중국은 67.8%, 일본은 69.8%였다.
2015년 한국의 10대 수출품목 중 6개 품목의 수출단가는 떨어졌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의 전체 수출 단가는 9.7% 하락, 2009년 16.0% 하락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석유·석유제품(-41.1%), 유기화합물(-30.8%), 철강(-17.6%), 기타 수송장비(-6.9%) 등이 전체 단가하락을 주도했다.
한편 2004년부터 2014년까지 단가 변동성을 측정한 결과에서는 석유·석유제품 30.5%, 전기기계장치 29.5%, 플라스틱 25.7% 등 10대 품목의 가격변동성이 전체 가격변동성 평균인 9.3%보다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변동성이 큰 상위 3개 품목인 석유·석유제품, 전기기계장치, 플라스틱 제품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22.6%에서 2014년 31.0%로 8.4%포인트 증가했다. 국내 수출이 과거보다 단가변동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국제무역분류기준(SITC: Standard International Trade Classification) 2단위를 기준으로 2014년 국내 10대 수출품목을 선정해 진행됐다. 10대 수출 품목은 전기기계장치와 기기, 자동차, 석유 및 석유제품, 기타 수송장비, 통신 및 녹음기기, 전문·과학·통제기구, 철강, 플라스틱제품, 유기화합물, 산업용 일반기계와 장비 등이다.
국내 10대 수출품목 구성은 2008년 이후 사무용 기계·자동자료 처리장치가 10대 수출품목에서 제외되고 산업용 일반기계·장비가 신규로 진입한 것 외에 변화가 없었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연구실장은 "기존에는 수출 주력업종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성장을 견인해왔지만, 이제는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그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