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아랍의 봄'의 진원지 튀니지에서 20대 노점상이 분신자살한지 5주년이 된 17일(현지시간),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튀니지 시민사회단체 ‘국민4자대화기구’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민주화 혁명 기념행사가 열렸다.
지난 2010년 이날 경찰 단속으로 청과물과 노점 운영설비를 모두 빼앗긴 무하마드 부아지지가 항의 표시로 분신자살하면서 반정부 시위에 불이 붙었고, 결국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의 독재정권이 무너졌다.
시디부지드의 부아지지 중앙광장에서 이날 열린 행사에는 수백 명이 참여했다. 국민4자대화기구는 이 행사를 비롯해 여러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그러나 민주화 혁명을 축하하는 분위기 속에는 불안 요소가 여전히 남아있다.
민주화 혁명 후 주변국 리비아부터 시리아까지 무법상태와 내전이 발생했고, 그 틈을 타 세력을 확대한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튀니지를 위협하고 있으며, 높은 실업률 등 경제상황은 5년 전에 비해 나아지지 않았다.
국민들은 해결되지 않은 실업과 부패 문제에 우려하고 있다.이날 기념식에 참여한 실업자 리아드흐 제랄리(30)는 “부아지지의 희생이 헛되게 됐다”며 “시디부지드에서 달려진 것이 없다”고 한탄했다.
특히 청소년들은 더 심난해 보였다. 고등학생인 자제르 구이자니는 “사회적 불평등이 만연해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됐다”며 “학교나 어디서나 청소년에게 미래가 없다‘고 밝혔다.
그래도 튀니지 지도부는 1956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후 이룬 적 없는 민주주의체제를 세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가 붕괴를 막기 위해 노력해온 국민4자대화기구가 올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지난 2013년 '튀니지 일반노동조합(UGTT)’,‘튀니지 산업ㆍ무역ㆍ수공업연맹(UTICA)’,‘튀니지 인권연맹(LTDH)’, ‘튀니지 변호사회’로 결성된 이 단체는 선거를 치르기 위해 과도 정부를 구성하도록 각 정당들의 지도자들을 압박했고 결국 정당들은 새 헌법을 완성하기 위한 협상 테이블로 돌아왔다.
아브사타르 벤 무사 LTDH 회장은 이날 AP통신과 인터뷰에서 혁명이 일어 난지 5년이 지났어도 주민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국민4자대화기구가 시디부지드 뿐 아니라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