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현대자동차가 그동안 일부 차명으로 사용하던 '제네시스'를 자사의 독자 글로벌 브랜드로 내세우고 세계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차명은 제네시스의 알파벳 이니셜인 'G'에 숫자를 붙이는 식이다.
현대자동차는 4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정의선 부회장, 양웅철 부회장, 피터 슈라이어 사장 등 회사 주요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브랜드 전략 관련 미디어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제네시스는 에쿠스, 그랜저, 소나타 등과 마찬가지로 그동안 현대차가 생산했던 차명 중 하나다. 그러나 이번 발표를 계기로 이를 도요타의 렉서스, 닛산의 인피니티처럼 자사의 별도 브랜드로 독립시켜 따로 차종들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최근 급성장하는 고급차 시장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 추가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차 브랜드를 육성해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하기 위한 조치라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브랜드명을 제네시스로 선택한 이유는 성능과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진보와 혁신을 지속해 고급차의 신기원을 열겠다는 점이 고려됐다.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인지도가 높다는 점도 염두에 뒀다.
정의선 부회장은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유는 오직 고객에게 있다"며 "제네시스 브랜드는 '인간 중심의 진보(Human-centered Luxury)'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제네시스 브랜드로 6종의 제품 라인업을 구성할 예정이다.
브랜드 초기에는 대형 럭셔리 세단인 기존 2세대 제네시스 차량과 다음 달 출시할 초대형 럭셔리 세단으로 라인업을 시작한다. 이어 향후 5년간 ▲중형 럭셔리 세단 ▲대형 럭셔리 SUV ▲고급 스포츠형 쿠페 ▲중형 럭셔리 SUV 등이다. 중형 럭셔리 세단은 후륜구동을 기반으로 해 2017년 하반기에 출시한다.
6종의 모델 외에도 고성능, 친환경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모델 등 파생모델을 생산하는 방안도 고려할 계획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차종마다 별도의 차명을 가진 현대차의 브랜드와 달리 별도 차명 체계도 도입하기로 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상징하는 알파벳 'G'와 차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숫자'가 조합된 방식을 활용하게 된다. 초대형 럭셔리 세단은 'G90'(지 나인티), 대형 럭셔리 세단인 기존 2세대 제네시스는 'G80'(지 에이티), 2017년 하반기에 출시할 중형 럭셔리 세단은 'G70'(지 세븐티) 등으로 이름이 붙게 된다.
다만 다음달 국내에 처음 출시하는 초대형 럭셔리 세단은 'EQ900'(이큐 나인헌드레드)라는 차명을 사용키로 했다. 에쿠스가 갖던 기존 초대형 플래그십 세단의 위상을 존중한다는 의미와 함께 제네시스 브랜드 최상위 라인업의 숫자 '9' 등을 고려해 국내시장에 한해 이같이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고 현대차는 밝혔다.
브랜드 엠블렘은 기존 2세대 제네시스 차량에 적용했던 '윙타입(날개 모양) 엠블렘'을 기반으로 다소 개선한 신규 '윙타입 엠블렘'을 적용한다.
양웅철 부회장은 "제네시스가 고급차의 특성을 새롭게 정립해나갈 것"이라며 "작고 섬세한 부분까지 정성을 기울여 항상 고객에게 기쁨과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