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올해 여자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미국대표팀을 백악관에 초청, 격려의 시간을 가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 7월 열린 여자월드컵에서 일본을 5-2로 대파하고 통산 3회 우승의 위업을 일군 미국대표팀의 선전을 높이 치하했다.
행사장엔 여자도 스포츠에서 남자 이상으로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편지를 보낸 열세살 소녀도 초청해 눈길을 끌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자축구팀은 월드컵을 통해 미국의 어린이들에게 여자도 남성과 다름없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며 특히 일본과의 결승에서 16분동안 해트트릭을 기록한 미드필더 칼리 로이드는 정말 끝내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차기 대선주자들이 본격적인 캠페인을 벌이는 것에 빗대, "칼리의 활약이라면 위키피디아 프로필에 여자축구팀의 미드필더라는 직책을 미국의 대통령으로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기회에 대선 후보로 출마하면 어떠냐?"고 기분좋은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과 함께 13세 소녀가 편지를 읽으면서 시작됐다. 아일라라는 이름의 이 소녀는 여자월드컵 기간 중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대통령과 선수단 앞에서 낭독하는 영광을 누렸다.
아일라의 편지는 "저는 매사추세츠 펨브로크에 사는 열세살 아일라에요. 오늘 오빠와 함께 여자월드컵 경기를 보는데 오빠가 '남자들이 여자보다 축구를 훨씬 잘해'하고 여자를 무시했어요. 사람들이 여자를 남자와 동등하게 대접하지 않는게 화가 나요. 여자들도 남자보다 잘 하는 스포츠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대통령님 저 좀 도와주세요" 라는 내용이다.
백악관은 이날 홈페이지에 여자축구팀 방문 소식과 함께 아일라의 손편지 원본을 함께 소개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11분간의 연설에서 "운동하는 여자들은 '거칠다'라고 말을 하지 말고 운동하는 여자들은 최고라고 말을 했어야 했다"라고 말해 이스트룸의 선수단과 가족들의 환호를 자아내게 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백악관 이스트 룸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도 함께 했으며 선수들은 대통령과 셀카를 촬영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여자대표팀의 질 엘리스 감독과 선수들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44번(44대 대통령)과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선물하기도 했다. 선수단은 행사 후 백악관 정원으로 나가 자유롭게 사진 촬영을 하면서 가을의 정취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날 행사를 취재한 워싱턴의 한인언론인 윌리엄 문씨는 "오바마 대통령 임기 동안 챔피언 팀이 백악관을 방문하여 이렇게 환대를 받은 적이 드물다"면서 "솔직히 13세 소녀의 손편지 내용이 별것도 아닌데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여자축구팀과 함께 초청하여 멋진 감동의 순간을 연출하는 백악관의 혜안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